[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지난해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국내 5대 제약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기술수출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독감 백신 등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5대 제약사 (사진=뉴스포스트DB)
국내 5대 제약사 (사진=뉴스포스트DB)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제약사 중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조를 보였고,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 ‘웃고’

유한양행은 3분기(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도 4,1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다. 누적 매출도 1조1,2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특히 기술 수출을 통한 수입이 반영되면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후보물질을 기술수출, 전임상시험 성과금으로 약 130억 원을 수령한 바 있다. 올해 4분기 역시 대규모 기술료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기술수출했고, 얀센은 최근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밥을 병용하는 폐암 치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3,900만 달러를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5% 증가한 50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14.5% 증가한 4,196억 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코로나19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사업이 크게 선전한 덕분이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3분기에만 백신 사업 1,270억 원, 혈액제제 1,034억 원, 일반제제 737억 원, 소비자헬스케어 391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누적 매출은 1조 8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1% 증가했다. 4분기 역시 이연된 백신 수출 실적이 더해져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종근당은 올해 3분기 매출이 3,5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4% 올라 5대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98.1%, 103.9% 올랐다. 3분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9,635억 원, 영업이익은 1,109억 원으로, 누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와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등 전문의약품의 판매 호조 영향이 컸다. 특히 프리베나는 코로나19과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면서 매출이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의 연구개발(R&D)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상 중인 신약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대웅제약 ‘울고’

반면 한미약품은 기술해지 영향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2,669억 원, 영업손실 32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의 기술 수출을 해지한 데 따른 것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연구개발 비용을 분담하기로 하고 매 분기마다 60억 원씩 분할해 지출했다. 그러다 계약을 종료하면서 공동 연구개발 비용 분담금 490억 원이 3분기에 일시 반영,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 분할 인식했던 부분을 한 번에 해소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그마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2,489억 원, 영업이익은 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2.7%, 영업이익은 151% 증가했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은 7,033억 원, 영업이익은 35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5.5% 88.3% 줄었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발암물질 파동으로 인한 항궤양제 ‘알비스’의 판매 중지와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으로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한 바 있다. 그럼에도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국내에서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보였고 새로 진출한 국가들에서도 성과를 거두면서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