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회로 DT 꼽아
-카카오·네이버까지.. 뜨거운 감자 ‘디지털 보험시장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DT) 혁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영업이 제한되는 등 경영환경 악화로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를 이용한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4일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보면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부수업무는 25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총 6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의 부수업무란 본업은 아니지만 본업과 관련성이 높은 업무를 말한다. 본업 이외의 부수 업무를 하려면 7일 전까지 금감원에 신고해야 한다. 

눈여겨볼 것은 기존에는 광고 대행이나 대출 주선, 상표권 제공 등이 주된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헬스케어 등으로 디지털화하고 있는 것.

실제로 보험사 CEO들은 ‘디지털 금융 전환’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기회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7월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에서 23개 생명보험회사와 16개 손해보험회사의 CEO(회장 및 사장)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험사 CEO들은 주요 기회 요인으로 디지털 금융 전환 가속화(48%)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 확대(25%)를 선택했다. 

▲핀테크 선진국에서 성과...시장성 입증

보험업의 디지털 전환에 있어 인슈어테크(Insurtech)는 대표 먹거리다. 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존 보험 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다. 중국과 미국 등 핀테크 선진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 2013년 텐센트와 알리바바, 핑안보험이 공동으로 설립한 중안보험은 중국 최초의 온라인 전문 보험사다. 전자상거래 분야에 특화된 손해보험상품을 선보이며, 96%의 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반송비를 보장하는 상품인 ‘쇼핑상품 반송보험’과 비행기 출발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이에 대한 위로금을 보장하는 ‘항공지연보험’ 등이 대표 상품이다. 
 
최근에는 원격 진료와 약배송 가능한 건강보험, 만 보 이상 걸으면 심혈관 질병 할인 등 기술 결합 건강상품 판매 테크놀로지라는 자회사를 통해 인슈어테크 기술을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레모네이드(Lemonade)’는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시간은 90초, 보험금이 지급되는 시간은 3분 남짓이다. 맞춤형 보험 상품 추천부터 가입, 보험금 책정, 지급까지 모든 과정을 AI가 빠르게 처리한다. 

레모네이드는 지난해 21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ICT 기업의 진출...디지털 손해보험사 시대 열린다

레모네이드가 성공적으로 주식시장에 등장하면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화생명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한 인터넷 전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영업을 개시했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후불로 월납할 수 있는 ‘퍼마일 자동차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짧은 고객을 사로잡으며, 11월 초를 기준으로 가입 계약 수는 5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온·오프(On-Off) 방식의 펫산책보험, 해외여행보험, 레저상해보험 등 온디맨드 상품(on-demand)을 판매하고 있다. 온디맨드 보험이란 소비자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리츠화재와의 협업을 통해 휴대폰 보험, 해외여행자 보험을 출시하며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제휴를 통한 보험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5월을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 수는 26만 명에 달한다. 생활 밀착형 보험과 미니 보험 위주의 판매가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NF보험서비스’ 상호의 보험 판매회사를 설립하며 보험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 고객층이 확보돼 있어 배상책임보험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미래에셋캐피탈과 결제금액 선정산하는 퀵에스크로, SME(중소기업)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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