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모바일 게임 접속 증가
게임 속에서 평화롭게 소통하는 20대들
“현실이 경쟁인데 게임에서까지 경쟁하기 싫어”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으로 거리 두기, 또는 격리 기간 동안, 게임은 스트레스 해소구가 되었다. 유니티의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소액 결제 구매가 전년 대비 최대 50% 이상 증가했으며, 광고매출도 8%이상 성장했다. 라이브 게임의 대규모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질 경우 최대 동시 이용자 수가 평균적으로 11%이상 증가했다. 5인 이상의 모임이 규제되는 동시에 게임 이용자는 증가했다. 이제 20대들은 현실세계가 아닌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 만난다. 코로나 19이후 20대는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내 마음대로 꾸밀래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가상공간을 꾸밀 수 있는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3월 20일 닌텐도 스위치를 기반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모여 봐요 동물의 숲’이 출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의 숲’을 사기 위해 용산 전자 상가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모여 봐요 동물의 숲’을 포함해 국내에 한글화 타이틀을 정식으로 출시한 대원미디어는 지난 한 해의 영업이익이 72억 8689만원을 기록했다.

기존의 동물의 숲 시리즈처럼 마을과 집을 꾸미고 확장한다는 점은 똑같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바로 DIY기능이다. 기존 동물의 숲에서 구매를 통해 삽, 낚싯대, 도끼 등의 기본 도구를 갖춰야 했다면, ‘모여 봐요 동물의 숲’ 에서는 재료와 DIY 레시피만 있다면 기본 가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집과 마을을 꾸밀 수 있는 가구들도 DIY 레시피를 통해 좋아하는 색깔과 소재로 리폼할 수 있다. 유저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셈이다.

집은 물론 마을에도 가구를 배치해 원하는 대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사진제공=조장훈)
집은 물론 마을에도 가구를 배치해 원하는 대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사진제공=조장훈)


‘쿠키런 킹덤’ 또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쿠키런 킹덤’은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지난 1월 23일에 50만 다운로드를, 25일에는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쿠키런 킹덤’의 특징은 바로 ‘쿠키런’을 통해 이미 익숙한 쿠키 캐릭터와 최신 인터넷 유행 코드를 가미한 캐릭터성과 소셜 요소이다. 쿠키 각각의 개성을 잘 살렸으며, 쿠키런 시리즈 최초로 성우를 기용해, 성우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유저가 왕국을 꾸미는 것은 물론 다양한 쿠키들의 활동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박양희)
유저가 왕국을 꾸미는 것은 물론 다양한 쿠키들의 활동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박양희)

건물들 또한 쿠키런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어 디자인했다. 쿠키를 끌어다 건물에 놓으면 연출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코 기능도 있어 유저가 왕국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또한 쿠키를 소유하고 있으면 굳이 사물이 없더라도 쿠키들끼리 대화를 하거나 빗자루로 바닥을 쓸기도 하고, 제각기 다른 행동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양희(23) 씨는 “친구의 킹덤을 구경 가보니 예쁘게 잘 꾸며, 킹덤의 왕이라면 왕국을 어떻게 꾸밀까 하는 마음으로 꾸미다 보니 쿠며들게(쿠킹덤 + 스며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현실 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공간

‘동물의 숲’은 자신만의 공간을 꾸리는 것에 더불어, 유저로 하여금 게임 속 시간도 현실처럼 흘러 더 이입하게 했다. 게임 속 시간 시스템이 현실과 동일하다 보니 매장운영시간에만 상점을 방문할 수 있고, 사계절도 존재했다.

현실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할 수 없었으나, 게임에서는 한자리에 모여 새해를 기원할 수 있었다. (사진=조장훈 제공)
현실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할 수 없었으나, 게임에서는 한자리에 모여 새해를 기원할 수 있었다. (사진=조장훈 제공)

게임 안에서는 코로나로 현실에서는 즐길 수 없는 각종 축제와 행사들도 느낄 수 있어, 이용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로 많은 축제들이 취소된 가운데, ‘동물의 숲’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축제가 가득했다. 12월 31일에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3월에는 꽃놀이 이벤트를, 여름에는 낚시대회를 개최하는 등 계절에 맞게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벤트뿐만 아니라, 이벤트에 어울리는 한정 소품을 제공하는 것도 큰 매력으로 와 닿는다. 꾸준히 동물의 숲을 가꾸고 있는 조장훈(23) 씨는 “코로나로 바깥활동을 할 수 없는 시기에 꿈같은 세계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대리만족으로 즐길 수 있다. 나만의 공간에서 그런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또한 혼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통신을 통해 같이 마을을 꾸미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가령, 마을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과일이 다르다 보니, 통신을 통해 친구 마을의 과일을 선물 받아 다시 기르는 것이다. 방문한 마을에 방명록을 남겨 시간이 지나도 볼 수 있는 것 또한 큰 매력이다. 게임 스트리머는 시청자의 마을에 방문에 방명록에 사인을 남기고 가기도 했다.

한정 쿠키데코에서 그네를 타는 쿠키의 모습 (사진제공=인앱캡쳐)
한정 쿠키데코에서 그네를 타는 쿠키의 모습 (사진제공=인앱캡쳐)

쿠키런 킹덤 또한 명절맞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동물의 숲’처럼 설맞이 한정 쿠키와 이벤트를 제공했다. 한과와 약과 등의 전통 과자를 모티브로 한 꾸미기 아이템을 제공했고, 설맞이로 출시한 한정 쿠키만 탈 수 있는 그네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건물마다 생산성을 두어, 정해진 생산시간을 채워 운영게임처럼 접속을 유도하기도 했다. 생산품 또한 쿠키를 레벨업할 때 쓸 수 있는 별사탕을 만드는 쿠키하우스, 납품을 통해 건물을 짓고 왕국을 확장하는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곰젤리 열차, 일정시간 탐사를 떠나 토핑쿠키, 경험치 등을 얻을 수 있는 곰젤리 열기구 등 다양한 옵션을 두었다. 현재까지도 쿠키런 킹덤을 즐겨 하는 김예은(25) 씨는 “초창기에는 별사탕을 얻기 위해 2시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추고 접속해서 수확하러 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달 가량의 시즌을 갖고 아레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플레이어에게는 특별보상을 주기도 했다. 아레나는 다른 유저가 조합한 쿠키팀과 경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상위 티어로 갈수록 보다 많은 메달과 크리스탈을 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명이 모여야 하는 축제는 무산되었지만, 게임 속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많은 이벤트와 축제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현실이 경쟁사회인데 게임에서도 또 싸우라고?

20대가 10대 시절 주로 했던 게임은 서든 어택, 테일즈런너, 카트라이더 등 경쟁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적을 죽이거나, 빠른 시간 안에 미션을 수행해서 이기는 것이 그 시절의 게임이었다면, 이제는 협동이 주목받고 있다. 팀을 꾸려 자신의 역할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협동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RPG 게임에서 조차 캐릭터들이 힐러와 탱커 등의 포지션을 갖춘 팀을 꾸려 협동으로 게임을 이끈다.

‘동물의 숲’에서는 싸움이 없다. 대신 통신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마을에 방문해 방명록을 남기고, 다른 주민들과 친해질 수 있다. 통신이 끝난 후에도 NPC인 마을 주민이 통신했었던 친구의 안부를 묻는 등 소소한 재미를 준다. 조 씨는 “다른 게임들은 싸우고 장비를 파밍하고 레벨을 올리며 엔딩을 보는데, 동물의 숲은 싸움이나 컨트롤이 없는 것이 큰 매력”이라 전했다.

‘쿠키런 킹덤’이 최근 업데이트로 선보인 길드 시스템은 길드마스터를 포함한 최대 30명의 길드원들이 함께 새로운 모험과 전투를 펼치는 협동 콘텐츠다. 더욱 강력한 적이 등장하는 길드 토벌전에서 승리하면, 개별 전투 보상을 비롯해 토벌 완료 보상, 시즌 종료 후 주어지는 시즌 보상까지 획득할 수 있다. 길드 출석, 토벌전 참여 등 길드 경험치가 일정량 축적되면 길드 레벨 업이 가능하다. 길드 레벨이 오를수록 길드원에게 적용되는 공격력, 방어력, 체력 향상 등 길드 효과 혜택도 증가한다. 또한 길드채팅도 존재해 길드 안에서 친밀감을 느끼며 함께 즐길 수 있다.

이나희(24) 씨는 “개인적으로 요즘 경쟁게임을 못하겠다”며 “현실이 경쟁인데 게임을 하면서까지 경쟁하고 나눠진 순위를 눈으로 봐야하는게 싫다”고 전했다. ‘배틀 그라운드’조차 팀을 꾸려 몰려다니며 다른 팀이나 사람을 죽이고, 아이템도 많이 주운 사람이 적게 주운 사람에게 나눠주면서 서로 협동하며 즐겼다.

개인의 선호차이도 있겠지만, 자신의 공간을 꾸미고, 그 안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추세였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와 보상이 있는 편한 게임들을 주로 찾았다. 게임 개발자들은 여전히 플레이어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신규 콘텐츠의 제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코로나로 비대면 활동이 더 증가한 만큼, 게임이 또 다른 모임의 장이 되고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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