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금융기관 17곳 시범 서비스 시작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내년 1월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금융사들이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은행, 카드 등 기업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토대로 맞춤형 자산관리와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던 ‘개인 자산관리’를 자산 보유액과 상관없이 개인 맞춤형으로 컨설팅 받을 수 있게 된 것. 

지난 1일 오후 4시 은행, 증권, 빅테크 등 17개 금융기관이 각각의 특색을 살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취재진이 시범서비스 중 일부를 직접 이용해봤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사의 기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업데이트 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아이폰 기종은 아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개인 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자산연결 화면. 일부는 아직 연동되지 않는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인증서가 준비돼 있다면 개인 자산을 연동하는 과정은 1~2분 안에 끝난다. 다만, 금융 업체 등이 제공하는 인증서는 제공 정보에 한계가 있는 경우도 있어 취재진은 금융결제원에서 발급받은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를 이용했다. 

시중은행들이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크게 ▲자산 ▲지출 ▲목표 등 3가지로 나뉜다. 자산 연결이 완료되면 입출금 계좌부터 예적금, 대출, 주식, 포인트까지 전 금융권에 흩어져 있는 내 자산을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시범 기간인 만큼 자산 연결을 하는 도중 서버 오류가 발생하거나 응답이 없어 정보가 전송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일부 정보제공기관은 금융사 별로 연동이 아직 되지 않는 곳도 있어 여러 마이데이터에 가입했다면 서비스별로 자산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나의 자산을 또래와 비교·분석해 상품을 추천하고, 카드 결제 내역 등을 포함해 나의 소비가 어디에 치중돼 있는지 카테고리화해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소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여행, 자동차 구입 등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자금과 어떤 포트폴리오로 자금을 모을 수 있을지 등 금융 솔루션도 제안해 눈길을 끈다. KB국민은행의 ‘맞춤형 목표 관리 서비스’, 신한은행의 ‘버킷리스트’ 등이다. 

은행권 마이데이터 서비스 화면.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증권사들은 투자에 중점을 둔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투자 진단 콘텐츠를 제공한다. 보유 종목 진단(AI 스코어), 투자 성과 분석, 고수와의 투자 비교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연금·절세 등에 특화된 어드바이저(자문)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이 이용하는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별 자산을 열람을 할 수 있으며, 자산을 유형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 1월부터는 투자자산 관리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은 보유한 펀드에 관한 NH투자증권의 하우스 뷰와 자체 평가 모델로 투자상품의 성과 분석 내용을 받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추천 펀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고객의 투자 스타일, 패턴, 타이밍 등을 진단해 초개인화 투자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유휴자금이나 저수익 금융자산을 탐지해 수익 개선 방법을 제안하고, 초보 투자자를 위해 적은 금액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심플투자도 제공한다. 또한 대출금리를 비교· 분석해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와 함께 미청구 보험금이 없도록 병원비 내역을 조회해 간편하게 청구하는 기능 등의 솔루션도 선보였다. 

빅테크의 경우 특색 있는 서비스들이 눈길을 끈다. 뱅크샐러드는 가계부 연동 시간을 크게 단축했으며, 핀크는 자산통합 서비스에 보유 암호화폐를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최초로 넣었다. 암호화폐 현황을 한 번만 입력하면 실시간 시세 변동에 따라 현황을 보여준다.

자산관리 대중화의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범적으로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막바지 작업을 끝낸 후 내년 1월 50여 곳의 회사가 본격 참여하게 되면,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로 금융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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