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후 PBR 하락
SK그룹주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발표로 주가 상승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6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6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그룹주가 자사주 소각과 SK온 IPO와 연계한 주주환원 정책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한 사례와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주주가치 훼손 우려 파장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CI. (자료=각사)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CI. (자료=각사)

LG화학은 지난 2020년 9월 17일 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 결의를 공식화했다. LG화학 배터리사업부는 오늘날의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날 LG화학은 “이사회를 개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분할안을 결의했다”며 “LG화학이 세계 1위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설법인을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계획 발표 이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LG화학 주주라고 밝힌 청원인은 “세계 1등 2차전지 회사인 LG화학의 기업가치와 배터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며 “배터리가 빠진 화학 회사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액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 후 상장하면 신주를 배분받지 못한다”며 “방탄소년단의 성장성을 보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는데 방탄소년단이 탈퇴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네이버 국내증시 종목토론실에서도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놓고 일부 주주들은 “투자한 개미들만 죽는다”는 등 소액투자자를 외면한 분할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논란에 대해 금융소비자원(금소원)도 “LG화학이 소액투자자를 고려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실상 주주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금소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며, LG화학은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현재 지주사는 PBR 0.6 전후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LG화학 주주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LG화학의 PBR은 3배이나 최대 1/5토막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LG화학과 LG그룹이 향후 시장발전과 소액투자자를 위한 조치를 외면하고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LG 불매운동 전개 등 조치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금소원의 지적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LG화학의 주가는 70만 원대에서 40만 원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현재 주가는 회복되고 있지만, LG화학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020년 3.55 △2021년 2.21 △2022년 1.49 등으로 여전히 하락 중이다. 


SK이노베이션-SK온, IPO 앞두고 자사주 대거 매입 계획 발표


SK그룹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곳은 SK이노베이션과 IPO를 앞둔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이다.  

업계는 SK온의 IPO 추진 시기를 사업성이 개선되는 2025년 이후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SK온이 영업손실 1조 원을 기록한 만큼 사업성 개선 전까지 IPO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상장 추진 2-3년 전에 앞서 선제적 주주가치 제고 조치에 나선 것이다. SK온 상장을 앞두고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주식 교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주식 교환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상장 시점에 주주들을 상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한 대가로 SK온의 주식을 교부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자회사와의 주식 교환 계획을 밝힌 데에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사업부문이나 자회사의 물적분할 이후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반발이 컸던 전례가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모회사의 사업부문이나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 주가와 PBR이 하락한 사례들이 많은 까닭이다. 

SK도 지난달 29일 자사주 95만1000주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해당 자사주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취득했던 물량이다. 주당 가액은 200원, 소각 예정금액은 1006억 원이다.

SK스퀘어도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과 수익창출 성과 일부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주주환원 규모는 올해에만 3100억 원 규모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2.34%, SK는 4.42%, SK스퀘어는 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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