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서 글로벌사업 담당했던 김경호 본부장 영입
BTS 진 기용했지만…글로벌 인지도 제고 성과 미미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오뚜기가 해외사업을 강화한다. 내수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사업 전문가를 영입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오뚜기)
(사진=오뚜기)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9087억원, 영업이익은 87.6% 늘어난 829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영업이익 증가다. 해외법인 매출 증가에 원가율 개선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876억원이다.

현재 오뚜기가 진출해 있는 국가는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이다. 주요 국가 매출을 살펴보면 3분기 미국 매출은 18.13%가 증가한 813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7% 증가한 104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4% 하락한 508억원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0.7% 증가한 13억원이었다. 뉴잘랜드 매출액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9% 증가했고, 순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24% 올랐다.

미국에서는 식품 주요 유통망에 대한 상품 공급 확대로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생산법인까지 설립하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편의점 및 실수요 공장, 외식업체 등을 공략 중으로 라면 현지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성장시키고 있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뉴질랜드 법인은 초기 엑기스 원료 생산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2008년부터 수입상품 판매를 시작해 라면과 만두 등을 뉴질랜드 전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다만 3분기 해외 법인 호실적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뚜기는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에 비해 해외 실적이 턱없이 낮다. 농심 해외법인의 3분기 매출액은 2300억원 규모에 영업이익은 200억원대다. 삼양식품도 2300억원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오뚜기가 국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쟁사와 해외 매출이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이유는 내수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3분기 오뚜기의 내수 매출 비중은 90%를 웃돌았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9%대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이 대세로 떠오르자 오뚜기도 해외 소비자 공략을 강화했다.  경쟁사의 ‘신라면’, ‘불닭볶음면’에 비해 해외 인지도가 낮은 진라면을 알리기 위해 BTS의 진을 모델로 기용한 것. 그럼에도 해외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감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사진=오뚜기)
감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사진=오뚜기)

이에 오뚜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통’ 외부인사를 수혈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오뚜기는 전 LG전자 김경호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2009년 LG전자에 입사해 CIO 정보전략팀장(전무), BS유럽사업담당(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부사장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체계적인 사업 인프라 구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뚜기 관계자는 “전문적인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김 부사장이 오뚜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가전과 식품에 사업영역 차이가 있지만 오뚜기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비즈니스 역량을 보유한 김 부사장을 영입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김 부사장의 약력에 유럽 경력이 있는 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김 부사장이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함연지씨의 시아버지라는 점이다. 연지씨는 오뚜기 창업주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장손녀이자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의 1남1녀 중 장녀다. 김 부사장의 아들이자 함씨의 배우자인 김재우씨는 2018년 오뚜기에 입사, 미국 유학으로 휴직했다가 현재 글로벌사업본부에 재직 중이다.

업계에서는 장녀인 연지 씨가 경영에 등판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연지씨는 지난 9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것에 대한 큰 소명 의식이 생겼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 한국 식품의 중심지인 LA에서 현장을 배워보려 한다” 밝힌 바 있다.

오뚜기는 올해 8월 미국 법인인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 산하에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연지 씨가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해당 법인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오뚜기 관계자는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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