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신화’ 김정수 부회장, 지주사 대표 발탁
'오너 3세' 전병우CSO, 첫 공식석상은 비전선포식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삼양식품 그룹이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사명 변경 후 새 비전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열린 비전선포식에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과 장남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이 나란히 등장해 핵심 사업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계는 사실상 모자 경영의 시작과 승계 본격화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전 회장의 부인으로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했다. 2017년 삼양식품 총괄 사장을 거쳐 2021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 및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전 전 회장과 함께 회사를 경영했으나 2020년 부부가 횡령 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취업이 제한됐다. 그러다 2021년 법무부의 특별 승인으로 회사 경영으로 돌아왔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개발하고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기업을 성장시킨 인물이다.
지금의 삼양을 있게 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김 부회장을 대표로 선임해 그룹 전반으로 리더십을 확대하고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모자경영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 부회장의 기조연설 이후 장남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가 등장했다. 전 본부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반응이다.
오너 3세인 전 본부장은 1994년생으로 2019년 삼양에 입사해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과 그룹의 e커머스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를 역임 중이다.
전 본부장은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의미와 새 CI 뜻부터 사업 방향성과 탄소 저감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전 본부장은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명칭은 음식과 문화를 상징하는 ‘동그라미(Round)’와 과학과 기술을 상징하는 ‘네모(Square)’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새 CI 역시 의미를 형상화한 동그라미와 네모를 결합한 모양이다. 전 본부장은 이번 CI 리뉴얼에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핵심 전략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을 제시했다.
삼양스퀘어랩(전 삼양중앙연구소)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를 실현한다. 동시에 삼양라운드힐(전 삼양목장)은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 예방적 해결법을 제시함으로써 삼양라운드힐을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전 본부장이 담당하는 삼양애니는 푸드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재화된 글로벌 DTC(소비자 직접판매) 역량을 토대로 새 ‘K컬처’를 창출하고 음식을 하나의 즐거운 놀이 문화로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또,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콩에 대한 기술연구를 강화한다. 이를 활용해 대체육뿐만 아니라 단백질을 강화한 라면, 밥, 과자, 두부나 팔라펠처럼 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백질 HMR 등 다양한 식품 개발에 집중한다.
전 본부장은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응용 제품 연구를 통해 원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더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60년 존재하지 않았던 라면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