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본격적인 나들이 철이 다가오면서 벚꽃이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 봄을 대표하는 벚꽃은 화려하게 꽃을 피었다가 불과 며칠 새 눈발처럼 진다. 아름답지만 오래 감상할 수 없다는 특징 때문에 상춘객들은 해마다 벚꽃 개화 소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만개한 벚꽃. (사진=뉴스포스트 DB)
만개한 벚꽃. (사진=뉴스포스트 DB)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영상 15도까지 올랐다. 이는 평년 기온보다 5도 정도 높은 비교적 따듯한 날씨다. 따사로운 봄 날씨에 벚꽃도 좀 더 일찍 나들이객들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민간기상기업 웨더아이는 지난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벚꽃 개화가 평년보다 1~7일 정도 빠를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은 비교적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북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역시 벚꽃은 남부 지방에서 먼저 개화했다. <뉴스포스트>는 봄을 맞아 올해 2024년 벚꽃 개화가 얼마나 빠른지,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봤다.

벚꽃 개화, 어디서 확인하나

기상청은 해마다 계절을 대표하는 여러 생물들의 상태를 관측하면서 계절과 지역 별로 기상 차이를 파악한다. 이를 '생물계절 관측'이라고 하는데, '동물계절 관측'과 '식물계절 관측'으로 나뉜다. 벚나무는 봄철을 대표하는 식물로, 기상청의 식물계절 관측 대상에 포함된다. 식물계절 관측을 통해 벚꽃이 어디에서 언제 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식물계절 관측 시 식물의 상태는 '발아'와 '개화', '만발'로 나뉜다. '발아'는 잎이나 꽃잎이 보이는 상태를, '개화'는 꽃봉오리가 피었을 때를 의미한다.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은 1그루에 몇 송이 이상 피어나면 개화했다고 본다. 벚나무의 경우 기준이 되는 표준목(木) 1그루에서 3송이 이상 완전하게 피어날 시 개화했다고 판단한다.

기상청은 벚나무 계절 관측을 1973년부터 시작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벚나무 개화를 관측하는 지역은 북강릉, 북춘천, 수원, 창원, 안동, 울릉도, 포항,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울산, 백령도, 인천, 목포, 여수, 흑산도, 전주, 서귀포, 제주, 홍성, 청주 등 총 23곳이다.

아울러 전국의 주요 벚꽃 군락지의 개화 현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관측 장소는 ▲ 춘천 소양강댐 ▲ 여의도 윤중로 ▲ 인천 자유공원 ▲ 강릉 경포대 ▲ 수원 경기도청 ▲ 청주 무심천변 ▲ 공주 계룡산 ▲ 전주-군산간 번영로 ▲ 경주 보문관광단지 ▲ 하동 쌍계사 ▲ 부산 남천동 ▲ 진해 여좌천 ▲ 영암 100리 등 13곳이다.

지난 24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사진=기상청 제공)
지난 24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사진=기상청 제공)

올해 벚꽃 개화, 얼마나 빠른가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기준 벚꽃이 개화한 지역은 창원과 제주, 부산, 여수, 전주, 광주, 대구, 울산이다. 이들 지역 중 가장 빨리 벚꽃이 개화한 지역은 창원과 제주로, 지난 23일이 개화일로 기록됐다. 부산은 이달 25일, 여수와 전주는 26일, 광주와 대구는 27일, 울산은 28일 벚꽃이 개화했다.

전국 주요 벚꽃 군락지에서는 진해 여좌천과 하동 쌍계사, 부산 남천동에서 벚꽃이 개화했다. 군항제 벚꽃 축제로 유명한 진해 여좌천에서 가장 빨리 개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달 24일이다. 부산 남천동에서는 25일, 하동 쌍계사에서는 26일에 벚꽃이 개화했다. 나머지 군락지에서는 현재까지 벚꽃이 개화하지 않았다.

기상청 자료를 정리하면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벚꽃이 개화한 지역은 제주와 경상남도 창원이고, 개화일은 3월 23일이다. 이달 23일 제주와 창원에서 시작한 벚꽃 개화는 얼마나 빠른 것일까. 벚나무의 식물계절 관측을 시작한 이래 올해가 가장 빠른 벚꽃 개화 시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이 제공한 지역별 벚나무 식물계절 관측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빨리 개화한 년도는 1990년이다. 서귀포에서는 그해 3월 6일 벚꽃이 개화했는데, 2024년보다 보름 이상 빠르다. 두 번째로 빨리 개화한 지역도 서귀포다. 1992년 3월 7일에 서귀포에서 벚꽃이 개화했다.

서귀포와 같은 도서지역을 제외한 내륙 지역은 어떨까. 식물계절 관측 이래 벚꽃이 가장 빨리 개화한 지역은 전라남도 해남군이다. 개화일은 1989년 3월 14일로, 올해보다 9일이 빠르다. 다만 해남에서 식물계절 관측은 2008년까지만 진행돼 2009년부터는 정확한 개화일을 알 수 없다.

한편 제주시와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역대 가장 빠른 개화 시기는 언제일까. 제주에서는 1992년 3월 9일에 벚꽃이 개화한 게 가장 빠른 날짜로 기록됐다. 창원에서는 2002년과 2009년, 2019년, 2023년에 3월 21일 벚꽃이 개화한 게 가장 빠른 기록이다. 다만 창원에서는 1987년부터 벚나무 계절관측을 시작해 이전 기록은 알 수 없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빨리 개화한 해는 1990년이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그해 3월 6일 벚꽃이 개화했다. 도서지역을 제외하면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벚꽃이 가장 빨리 피었다. 개화일은 1989년 3월 14일이다. 2024년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벚꽃이 핀 지역은 경상남도 창원과 제주시다. 이달 23일 개화해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것은 아니다.

[참고 자료] 

정책브리핑 기상청 보도자료

기상청 기상자료개발포털 계절관측 자료

기상청 실시간 봄꽃 개화 상황

웨더아이: 2024년 벚꽃 개화 예상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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