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진행된 것” 美 배달사고 거짓해명…총 17차례

▲ 지난 17일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에서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왼쪽)과 헤드룬드 주한미군사 기획참모부장이 탄저균 관련 한미 합동 실무단 운영결과를 발표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탄저균, 지난 5월 발생한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사고를 조사해온 한미 합동실무단이 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은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탄저균 샘플을 국내로 들여왔으며 안전하게 이를 폐기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 관련 한미 합동실무단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미 합동실무단은 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에 대해 “미국 내 실험실에서의 불완전한 사균화(死菌化) 처리로 인해 극소량의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포자가 한국으로 배송돼 발생한 사고”라고 규정하면서도 “주한미군은 샘플의 반입, 취급, 처리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준수했고 안전하게 제독·폐기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미 국방부의 샘플 폐기 명령에 따라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즉각 폐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즉, 오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 샘플이 실제로 살아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샘플 반입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고 결과적으로 안전하게 폐기됐다는 게 한미 합동실무단의 결론인 셈이다.

또한 이번 한미 합동실무단 조사 결과, 주한미군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을 반입해 분석·식별 장비의 성능 시험과 사용자 교육훈련에 사용하고 폐기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앞서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지난 5월 두 차례 이뤄진 오산기지 시험까지 주한미군은 국내에서 총 17차례 탄저균 시험을 한 것으로 결국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으로 반입되는 생물학 검사용 샘플의 한국 내 반입 절차와 관련한 합의권고안을 마련했다.

합의권고안에는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우리 정부에 발송·수송기관, 샘플 종류·용도·양, 운송방법 등을 통보 ▲한 쪽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에 공동 평가 실시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 검사를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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