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그룹 비틀스 음원서비스 해외 이어 국내 개시

[뉴스포스트=안옥희 인턴기자] 이제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나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예스터데이(Yesterday)’, ‘렛 잇 비(Let It Be)’, ‘헤이 주드(Hey Jude)’ 등 시대를 초월하는 비틀스의 명곡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명실상부한 20세기 팝의 전설이 된 비틀스의 국내 음원 서비스가 최근 시작됐다.이번 디지털 런칭은 13개의 정규 앨범과 4개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포함한 17개 앨범으로 멜론, 네이버 뮤직, 지니, 벅스, 엠넷, 소리바다 등 국내 10개 온라인 및 모바일 음원 서비스 업체를 통해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 유명 음원 유통 업체에서 스트리밍 등 다운로드 서비스 개시 이후 국내에서는 첫 디지털 런칭이다.

임진모 “비틀스 신화의 지속성 획득, 중요한 전환점”
음악을 듣는 또다른 방식 스트리밍 서비스 대세 정착

▲ 임진모 음악평론가(뉴시스)

비틀스 음원은 공개되자마자 국내 온라인 및 모바일 음원 서비스 업체의 해외차트에 진입해 상위권을 휩쓰는 중이다. 이렇듯 갑자기 수요가 몰리는 현상에 대해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비틀스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요즘 국내외 음악 시장이 저조한 상황을 지적하며 “20세기 대중음악에서 가장 빛나는 전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과거 인물인 모차르트, 브람스, 베토벤을 여전히 듣듯이 비틀스도 앞으로 계속 소환될 것”이라면서 비틀스 열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씨는 “비틀스는 베이비붐 세대와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의 전설이었는데 이번 음원 서비스 개시로 뉴밀레니엄 세대라 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와의 공식적인 접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비틀스 신화의 지속성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국내 비틀즈 팬클럽 대표이자 영국 비틀즈 스토리 홍보대사로 잘 알려진 서강석 씨는 비틀스의 국내 음원 서비스 개시와 함께 이벤트가 쏟아지고 차트 상위권 진입 등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에 대해 “비틀스 해산 이래 지금까지 언론이나 팬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비틀스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다운로드 서비스는 2010년 애플 아이튠스에서 독점적으로 시작됐고 이후 2015년에야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 9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늦게 시작된 이유를 서 씨는 “비틀스를 관리하는 레코드사 정책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968년 비틀스 멤버들은 앨범 발매를 위해 레코드사 애플을 런칭했다.

서 씨는 이에대해 “아티스트의 작품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회사 정책에 따라 바이닐(LP, Single, EP), 카세트테이프 이후 등장하는 음향 매개체를 신중하게 지켜보다가 그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을 확신하고 비틀스 음원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틀스의 레코드사 애플은 1982년부터 최초로 판매된 CD를 1987년에 처음 내놨고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튠스에 2010년에야 음원 판매를 시작, 마지막으로 2006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에서 2015년에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렇듯 음악을 담고 듣는 매체가 변화할 때마다 신중을 기했던 비틀스가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은 음악을 듣는 방식으로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가 완전히 정착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 서강석 비틀스 국내 팬클럽 회장

서 씨는 일부 팬 중 LP를 고집하는 청취자들이 ‘비틀스가 CD 판매를 시작하면서 CD로는 제대로 된 비틀스 사운드를 들을 수 없다’고 개탄한 점을 들며 “일부 보수적 팬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틀스 음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LP든 CD든 디지털이든 매개체는 달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비틀스 음악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생존해 있는 멤버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도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발표한 점을 들어 “비틀스 팬층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저 역시도 이번 디지털 음원 서비스 국내 개시를 환영하고 싶다”고 팬으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음원 서비스 개시로 비틀스 음악 더욱 대중화 계기
영국이 낳은 세계적 그룹 비틀스 빌보드 1위곡만 20곡

서 씨는 이번 국내 음원 서비스 개시 의미를 피아노의 대중화에 빗댔다.
“디지털 음원 서비스는 과거 귀족들이 음악가들을 집에 초청해 음악회를 여는 식의 소수 독점이 아니라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LP와 CD보다 접근하기 편하다는 점에서 음악의 보편화, 평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서 씨는 지난해 12월 스포티파이에서 비틀스의 디지털 음원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시행한 청취자 연령대 조사 결과를 거론했다. 17세 이하가 5%, 18~14세 25%, 25~34세 32%, 35~44세가 16%로 비틀즈 음악을 새롭게 듣는 세대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된 것과 이미 국내 음악 교과서와 위인전에도 비틀스가 등장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초등학생 이상은 이미 비틀스의 이름을 단 한번이라도 접해봤으며, 그 세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이제 비틀스의 ‘이름’이 아니라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측면에서 비틀스 팬클럽 운영자로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60년 영국 리버풀에서 결성한 비틀스는 20곡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음반 판매량은 6억 장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멤버들은 ‘타임(Time)’지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위’, ‘롤링 스톤(Rolling Stone)’지 선정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로 꼽힌 바 있다.

1964년에는 미국 시장을 접수하며 일군의 영국 밴드들이 미국을 초토화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주도했다. 발라드에서부터 사이키델릭, 하드 록, 심지어 클래식을 도입하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였고 비틀스는 ‘팝 음악’ 그 자체와 동의어가 되고 있으며 아직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