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서울방송과 한국기자협회 공동 개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대선 후보 첫 TV토론 자리에서 4당 후보들의 4각 구도의 설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진행된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열띤 설전을 벌였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간 정체성 공방을 벌이는 사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보수 대표 자리를 둘러싼 설전도 치열했다. 하지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안보 공방에서는 보수 진영 두 후보가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집중 검증하는 구도가 펼쳐지기도 했다.

문-안, 홍-유의 좌우 정체성 설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설전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개혁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공략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옛날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시절 정당강령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6·15남북공동선언 등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고 공세에 나섰다. 호남의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인데다가 최근 보수 층 지지를 얻고 있는 안 후보의 정체성을 겨냥한 질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안 후보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자 문 후보는 “5·18정신을 헌법에 넣자는데 동의하냐”고 다시 공세에 나섰다. 이에 안 후보는 “물론 동의한다. 지난해 11월 비폭력 평화혁명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안 후보는 ‘적폐세력지지 논란’을 꺼내들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제가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했는데, 그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죄가 있냐. (안 후보를 지지하는) 박근혜 정권에 함께 했던 구여권 정당들은 적폐세력이 아니냐”고 받아쳤다.

또 안 후보는 “문 후보와 지금 캠프에서 함께하는 정치인 중 박근혜 정권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문 후보가 손 잡으면 전부 죄가 사해지고, 지지 받으면 적폐세력이 되는 거냐”라고 추궁하자 문 후보는 “그런 식으로 덮어씌우면 안 된다”고 발끈했다.

두 후보만큼이나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정체성 설전도 치열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의 정책과 정체성에 대해 좌편향성을 지적하며 본인이 보수 적자임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유 후보 공약이 심 후보 공약과 비슷하다. 그렇게 말하면서 우파라고 하는 건 유감스럽다”며 “시중에서는 유 후보가 정책적으로 배신하고 강남 좌파란 얘기를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유 후보는 “좌파가 아니라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저는 홍 후보처럼 재벌, 대기업 이익을 대변해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고 본다”고 받아쳤다.

이어 유 후보는 “홍 후보님이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들을 고수한다”며 “그런 보수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고 역공을 펼쳤다.

안보는 홍-유, '문-안' 검증 공세 

후보 구도별 신경전 만큼이나 최근 급부상한 안보위기에 대한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보수 진영의 홍 후보와 유 후보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안보관을 집중 공략하는 구도로 전개됐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안 후보에게는 ‘햇볕정책 계승론’, ‘사드 입장 번복’을 타킷으로 집중 추궁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유엔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에 물어보자고 했다고 송민순 전 장관이 밝혔다”라며 선제 공세를 폈다.

이에 문 후보는 “참석자 기억이 다를 수 있지만 다른 모든 참석자들은 아니라고 한다. 그 부분은 회의록에 남아있다”고 부인했다. 또 홍 후보의 “또 집권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는데 취소할 것이냐”질문에 “북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냐”라고 응수했다.

또 문 후보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안보위기)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홍 후보는 “그 정권 책임이 아니고 지금 안보위기는 DJ-노무현 10년간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퍼준 것 때문에 이런 것”이라고 맞섰다.

문 후보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해결 위해 뭐 했느냐”고 묻자 “DJ-노무현 때 북핵 해결한 것이 있냐. 지금 와서 20년간 외교 못한 것을 가져다가 자기가 올라가면 하겠다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 후보는 “북한의 5차 핵실험 때는 (사드배치를) 반대했다가 6차 핵실험을 하면 찬성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문 후보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변화를 지적했다.

이어 유 후보는 안 후보에게도 “사드를 당론으로 반대해 왔는데 아무말이 없다가 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바꾼 것은 호남에서 이기고, 보수표를 얻기 위한 전략 아니냐”며 공세를 폈다.

이에 안 후보는 “모든 정책에 공과 과가 있다. 과는 고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저는 대화를 통해 평화를 만드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사드에 대해서는 상황이 바뀌면 대응도 바뀌는게 옳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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