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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활명수·후시딘’ 동화약품...CEO ‘토사구팽史’
‘까스활명수·후시딘’ 동화약품...CEO ‘토사구팽史’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9.02.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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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지난해 12월 임시대표직에 선임된 동화약품의 이설 대표가 지난달부터 사의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화약품은 대중에게 ‘까스활명수’와 ‘후시딘’ 등으로 친숙한 제약사다.
 

이설 대표는 같은달 21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유광렬 전 동화약품 대표이사를 대행해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설 대표가 사임한다면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또다시 중도하차하는 셈이다.

 

전문경영인, 동화약품 매출고 올린 뒤 토사구팽 당해

동화약품은 지난 2008년부터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경영을 맡겨 왔다. 하지만 동화약품의 12대 사장이자 초대 전문경영인이었던 조창수 사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낙마한 이후, 박제화, 이숭래, 오희수, 손지훈, 유광렬 사장 등 동화약품이 애써 초빙한 전문경영인들 모두가 임기 도중 사임했다.

전문경영인을 도입한 이후 동화약품의 매출액은 큰 폭으로 치솟았다. 동화약품이 윤도준·윤길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2000년-2007년의 매출액은 각각 △1,264억원 △1,341억원 △1,344억원 △1,230억원 △1,380억원 △1,528억원 △1,487억원 △1,751억원 등으로 2천억원을 한참 밑돌았다.
 

(자료=뉴스포스트)
(자료=뉴스포스트)

동화약품의 매출이 2천억원이라는 유리천정을 깬 시기는 전문경영인이 도입된 이후부터다. 동화약품의 초대 전문경영인이었던 조창수 사장이 회사 경영을 이끌었던 2008년-2012년 사이 동화약품은 매출 2천억원을 넘겼다. 동화약품의 매출액은 전문경영인이 취임한 지 2년만인 2010년에 2,152억원을 기록한 뒤로 매년 작은 부침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2천억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고,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2018년도에는 3분기까지 공개된 매출액이 2,312억원에 달해, 동화약품 역사상 최초로 연매출 3,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창수 사장이 사임한 뒤 동화약품은 대만과 홍콩 얀센 총괄사장이었던 박제화 사장을 초빙했다. 박제화 사장은 동화약품 역사상 최악의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2012-2013년에 동화약품을 이끌며 매출액 2천억원 선을 수성했다. 동화약품의 2012년의 매출액은 2,233억원이었고, 2013년의 매출액은 2,202억원 등이었다. 하지만 박제화 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만 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영업마케팅의 이숭래 총괄이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됐지만, 이숭래 사장 역시 중도사임했다. 이숭래 사장의 뒤를 이어 동화약품에서 22년 동안 근무해 ‘동화맨’이라고 불린 오희수 동화약품 OTC사업부 상무이사가 사장에 임명됐으나, 경영일선에 선 지 채 1년도 안 돼 손지훈 사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2016년 3월 동화약품 CEO에 취임한 박스터코리아 출신인 손지훈 사장은 리베이트 등 연이은 악재로 바닥을 쳤던 동화약품의 영업이익을 다시 100억원대로 진입시키는 공훈을 세웠다. 동화약품의 2013년-2015년 영업이익은 각각 △20억6,000만원 △77억9,426만원 △48억1,297만원 등이었으나, 손지훈 사장이 취임한 2016년과 2017년의 영업이익은 △112억5,933만원 △109억8,730만원 등으로 100억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손 사장도 임기만료 1년을 앞두고 동화약품 CEO자리에서 물러났고, 지오영 영업총괄 사장이었던 유광렬 사장이 동화약품 사장으로 영입됐으나, 임기 10개월만에 사임했다. 유광렬 사장은 지오영 영업총괄사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 전문경영인들의 평균임기는 1년 6개월 정도다. 이에 업계일각에서는 동화약품이 전문경영인을 도입해 매출고를 올린 뒤, 문제가 생기면 대표를 바꾸는 등 토사구팽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제약사의 텃세? 오너와의 마찰?

업계관계자들은 이 같은 전문경영인 수난사의 이유로, 동화약품이 전문경영인들을 방패막이로 삼는다는 지적에 더불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제약사인 동화약품이라는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임원들과 타사 출신 전문경영인이 동화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4대 전문경영인이었던 오희수 사장이 동화약품에서 22년 이상 근무한 ‘동화맨’임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해당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 동화약품 전문경영인의 짧은 임기의 배경에 대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과 전문경영인 사이의 불화설을 주장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회사의 경영방향을 놓고 전문경영인들과 오너인 윤도준 회장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전문경영인들이 사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며, “해당 전문경영인들은 모두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받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이설 대표의 사임의 배경에 대해선 “이설 대표는 지난번 전문경영인의 부재 당시에도 임시로 대표직을 맡았다가 물러난 전례가 있다”며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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