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매출 4169억 원·영업이익 418억 원 ‘역대급 성적’
“남반구 독감백신과 국내 독감백신으로 2분기 이후 실적 기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GC셀 ‘검체검사사업’ 매출 216% 증가
‘검체검사사업’ 매출감소와 기약 없는 혁신신약 성과는 숙제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GC녹십자가 오는 2분기와 3분기 성적표가 더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17일 밝혔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남반구 독감백신과 국내 독감백신이 다음 분기 실적부터 반영되는 만큼,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1분기를 넘는 성적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736% 증가


지난 2일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18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736% 증가한 수준이다. GC녹십자는 같은 기간 매출액도 47.7% 늘어난 4169억 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도 8.2%p 개선됐다.

국내외 처방의약품 실적 성장이 GC녹십자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공시에 따르면, 헌터라제는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이상 커졌고, 자체 개발 제품인 다비듀오와 뉴라펙 등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또 △혈액제제 사업 매출 947억 원 △처방의약품 매출 958억 원 △백신 174억 원 △소비자헬스케어 등 기타 부문 565억 원 등 모든 사업 부문이 고루 성장한 것도 GC녹십자 역대 최대 실적의 배경이 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자체 품목들의 매출 성장이 지속돼 올해 실적 개선세가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GC셀 등 자회사, GC녹십자 전체 실적 견인


GC녹십자 CI. (자료=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의 역대급 실적 결과는 GC셀 등 앞서 실적을 발표한 자회사 실적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업계에서는 GC녹십자 전체 실적을 자회사가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 호조로 매출 439억 원을 기록하며 93.4%의 성장세를 보였다. GC녹십자웰빙도 주사제 및 건기식 사업 호조로 2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실적을 공시한 GC셀은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날 GC셀은 1분기 잠정 연결기준 매출액이 8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61억 원으로 876% 늘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향으로 ‘검체검사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16% 증가한 게 실적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물류 사업도 23% 증가했다. 꾸준히 유입되는 기술이전료 매출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11월 GC녹십자가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을 합병해 출범시킨 자회사 GC셀이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미래성장동력의 교두보로 출범시킨 GC셀이 불과 출범 7개월 만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올해 GC녹십자의 실적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앤데믹으로 GC셀 매출감소 전망...GC녹십자 “세포치료제 부문 성장 중”


GC셀은 합병을 통한 단기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중장기적 미래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GC(녹십자홀딩스)와 美세포∙유전자 CDMO ‘BioCentriq(바이오센트릭)’을 공동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GC셀은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 기반을 확보했다. 

현재 GC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NK와 T세포 파이프라인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다.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성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CDMO 세계 최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시국으로 접어들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매출이 증가한 검체검사사업과 바이오물류 사업 부문 실적이 2분기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또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등 혁신 신약의 연구개발 성과는 임상을 거쳐 실제 상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GC녹십자의 미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혁신 신약은 상용화된 이후에도 당장 가시적인 영업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SK그룹 계열사 SK바이오팜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01년부터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 연구개발에 착수해 2019년 11월 미 FDA 승인받았다. 이후 해당 신약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71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매출과 파트너링 수익은 증가했지만, 기술수출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제외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를 본 것이다.

이에 대해 GC녹십자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GC녹십자가 이달 초 PAHO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661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 독감백신을 수주했다”며 “이번 남반구 독감백신 수주 성과는 올해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되는 만큼, GC녹십자 2분기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통상 GC녹십자의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북반구와 국내 독감백신 수주로 1, 2분기 실적보다 좋은 까닭에 올해 전체 성적표가 분기가 지날수록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GC셀의 검체검사사업과 바이오물류 사업부문 매출이 줄어들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등 임상을 진행 중인 건들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등 GC셀 세포치료제 부문에서 탄탄하게 성장 중인 제품들이 있어 매출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사진=GC녹십자 제공)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사진=GC녹십자 제공)

한편, GC녹십자에 따르면 GC셀 1분기 매출 가운데 세포치료제 비중은 11% 정도로, 이 가운데 대부분을 ‘이뮨셀엘씨’ 판매가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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