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18일 이틀간 국내외 수요예측...23일~24일 공모
- 7월 초 코스피 상장 예상...공모예정 최고가 9,593억원
- 최태원 SK 회장 뚝심 지원 있었기에 美 FDA 공략 가능
- 임상시험서 유의미한 효과 입증...시가총액 3조8000억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SK바이오팜은 상반기 국내 IPO 최대 대어로 손꼽혔다. 혁신 신약의 개발과 생산에 더해 미국 현지 시장 공급까지 도맡아 진행하는 것은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인 까닭이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제공)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SK바이오팜의 상장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코로나19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SK바이오팜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다.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뉴스포스트>가 SK바이오팜의 역사와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의의, 그리고 향후 SK바이오팜의 상장 일정을 짚어봤다.
 


최태원 SK 회장 뚝심 지원, 미국서 통했다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바이오 분야 지원이 SK바이오팜 신약개발로 성과를 거뒀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바이오 분야 지원이 SK바이오팜 신약개발로 성과를 거뒀다. (사진=SK그룹 제공)

SK바이오팜의 혁신 신약 개발 도전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뚝심 지원이 있었다. SK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지난 1993년부터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며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200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SK그룹은 신약 개발을 위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2011년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을 출범해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갔다.

실패도 있었다. 2008년 존슨앤존슨에 기술 수출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출시 문턱에서 좌절됐다. 하지만 최 회장의 뚝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해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했다. 또 글로벌 전문가들을 채용해 독자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최태원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 소재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1993년 신약 개발에 도전한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으니,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의 이런 ‘바이오 뚝심’은 지난해 11월 22일 결실을 거뒀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현지명 엑스코프리)가 美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것이다. 1993년 설립으로부터 27년이 걸린 대장정의 마침표였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해 11월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약 개발은 적게는 10년에서 최대 15년이 소요되고 비용도 조 단위가 투입되는 큰 도전”이라면서 “용비어천가를 부르자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최태원 SK그룹 회장님의 지원이 커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노바메이트, 뇌전증 발작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이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DB)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이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DB)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알려진 뇌전증은 사실 흔한 질환에 속한다. 소크라테스와 에디슨, 나폴레옹 등 유명 인사도 뇌전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뇌전증은 1000명 가운데 5~15명 정도가 겪는 질환이다. 마땅한 치료약이 없다가, 1990년 이후에야 뇌전증 치료제가 등장했다.

문제는 뇌전증 약물을 복용해도 발작 조절 효과가 미흡한 환자가 39%에 달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약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 균일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건 서울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을 유발하는 이상 전기신호의 전달을 막는 억제성 신경전달을 활발하게 하고 부족하면 보충해주는 두 가지 역할을 해 기존 뇌전증 약 대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은 “기존 뇌전증 치료제를 하나 이상 복합적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멈추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평가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여러 임상시험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췄다”고 강조했다.

박정신 임상개발실장에 따르면 222명의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Study013)에서는 엑스코프리를 복용한 환자의 55%가 발작 증상이 감소했다.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환자도 28%였다.

임상시험에서 약물치료 유지 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의 환자들이 ‘완전발작소실’을 보였다. 약물 투약 기간 중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은 환자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SK바이오팜 시가총액, 최대 3조 8,000억원 이른다


SK바이오팜이 금융위원회에 밝힌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이번 상장을 위해 19,578,310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3만 6,000원에서 4만 9,000원이다. 이에 따르면 공모예정금액은 최대 9,593억 원에 이른다.

오는 17일부터 18일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하고, 이달 23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SK바이오팜은 6월 내에 신규 상장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2조 8,000억 원에서 3조 8,000억 원 사이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는 SK바이오팜이 7월 초 코스피에 상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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