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마주한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시니어 트렌드 9가지
“전세계 부의 절반 이상 소유한 시니어 세대가 시장 주도 할 것”
노인 40%, 평균 소득의 절반도 못 벌어...빈곤 고령층도 함께 살펴야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매년 연말 서점에 가면 그다음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을 볼 수 있다. 그 분야도 다양하다. 10여 년 넘게 나오기만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트렌트 전반을 예측하는 책부터 특정 산업 부문을 콕 집어 예측하는 책까지 서점 매대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내년 대선 이후나 코로나19 이후를 예측하는 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2022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은 주로 특정 분야를 주제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주 소비자층을 세분화하여 다룬 책들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한 책이 눈에 띄었다.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가 펴낸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가 그 책이다.

(2021. 12. 20) 서울 시내의 한 대형서점. 매대에 2022년 예측 서적들이 진열되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2021. 12. 20) 서울 시내의 한 대형서점. 매대에 2022년 예측 서적들이 진열되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이 책을 함께 쓴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의 여러 저자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영국과 미국, 프랑스 등의 사례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트렌드 조사 연구를 통해 고령사회를 마주해 한국 사회에 대안을 제시한다.

세상은 온통 MZ 세대에게 집중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3억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들 MZ 세대는 주력 소비자가 아니라고 본다. 이들이 미디어와 트렌드를 이끄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가난한 세대이자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이 책 저자들은 실제 경제력을 갖고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자를 5070 세대, 즉 시니어 세대라고 본다. 나아가 시니어 세대가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소비재, 서비스, 금웅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제껏 이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거나 성공한 사례를 정리한 책을 찾기 힘들었다고 본다. 이 책이 나온 배경이다.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서유럽 국가와 시니어가 살기 좋은 사회를 추구해온 북유럽, 초고령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 고령사회를 기민하게 준비하고 있는 중국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에이지 프렌들리 기업, 제품, 서비스의 최신 흐름을 소개한다.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사진: 비즈니스북스 제공)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사진: 비즈니스북스 제공)

2022년 주목해야 시니어 트렌드 9가지

이 책은 9장에 걸쳐 시니어 세대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주거환경, 문화생활, 자산 관리와 재테크, 건강과 취미, 삶과 죽음 등에 대해 학문적 관점과 산업 관점에서 분석하고 향후 트렌드를 제시했다.

“제1장 시니어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는 시니어를 위한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를 소개한다. 시니어 인터넷 서비스의 특징과 인기 요인을 분석해 고령자의 접근성을 높여 시장에서 성공한 최신 사례들을 담았다.

오늘날 키오스크 매장에서나 온라인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시니어 세대가 많은 것을 반영했다.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에이지 프렌들리’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제2장 부자 노인들은 전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원한다”에서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금융을 소개하고 제언한다. 

부자 노인을 겨냥한 금융서비스. 퇴직연금의 변신, 은행과 보험과 투자회사의 경계가 무너지는 까닭, 세계적 투자은행들의 시니어 공략 전략, 시니어 대상의 새로운 금융 상품들을 소개한다.

“제3장 나이가 들면서 운동과 취미에 빠져든다”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시니어 취미, 운동 시장을 소개한다. 또한, 자기관리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시니어들의 운동 시장과 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제4장 혼자도 좋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에서는 바뀌어 가는 가족 관계를 반영한다. 가장 큰 변화는 급증하는 시니어 1인 가구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주택 형태의 변화, 시니어 1인 가구를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제5장 시니어 팬덤 시대, 영향력 있는 팬이고 싶다”는 적극적 표현에 주저하지 않는 시니어 세대의 특성을 소개한다. 지난 몇 년 트로트 열풍을 이끈 것을 볼 수 있듯이 시니어 팬덤의 영향력도 분석했다. 또한, 유튜브와 SNS에서 활약하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가 리드하는 팬덤 시장의 열기와 시니어 팬덤과 협업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을 알려준다.

시니어 유튜버 '밀라논나'. 패션과 일상 등에서 팬덤을 형성한 유튜버. (사진: 밀라논나 SNS)
시니어 유튜버 '밀라논나'. 패션과 일상 등에서 팬덤을 형성한 유튜버. (사진: 밀라논나 SNS)

“제6장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시설이 아니라 내 집에서 늙고 싶다”에서는 주거 개념의 전환을 제언한다. 

시니어를 위한 홈 케어 서비스, 데이케어 서비스 등 일반적인 케어 솔루션의 진화부터 텔레프레즌스 로봇, 헬퍼 로봇, 간병 로봇, 로봇 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을 소개한다. 또한, 가상현실 추억여행, 다채로운 여가활동, 첨단의상 등으로 더 자유로워지는 미래의 시니어 라이프를 제시한다.

“제7장 더 젊어지고 오래 사는 시대, 에이징 테크의 미래”에서는 유망 산업인 ‘에이징 테크’를 소개한다. 미국의 첨단 바이오 제약사들의 에이징 테크 현황, 기적의 조합으로 생명 연장을 현실화하는 독일의 첨단 기술, 치매 한약과 같은 한국의 에이징 테크 현주소 등을 통해 120세, 150세 시대를 가능케 할 첨단 기술 시장의 흐름을 정리한다.

“제8장 웰빙보다 웰다잉, 남들처럼 죽고 싶지 않다”에서는 잘 사는 것 못지않게 잘 죽는 것을 고민하는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다. 엔딩 노트, 생전 장례식, 존엄사 시장 등이 커지는 이유를 다룬다. 또한, 살아 있을 때 유품을 정리하는 생전 정리 시장과 중고품 거래시장, 웰다잉을 위한 서비스와 금융 상품들을 소개한다.

“제9장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에이지 프렌들리가 비즈니스의 강점이 되는 이유와 에이지 프렌들리의 정착을 위해 사회와 기업이 해야 할 일들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만약 빈곤한 노인층 비중이 높다면?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2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853만7천명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6%가 넘는다.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3퍼센트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것이다. 

고령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36년 30퍼센트를 넘기고 2060년에는 43.9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략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령층 중 어느 정도가 이 책에서 예측한 트렌드의 주력 소비자가 될 수 있을까. 한편, 한국 노인 중 40% 이상이 우리나라 평균 소득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도 있다.

일찍이 2018년 〈포브스〉는 인구의 고령화가 '기업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나이든 소비자들이 경영의 지평을 바꿀 것'이라는 예언 섞인 주장을 내놓았다. 단언컨대 시장과 기업의 기회는 60세 이상 세대에게 있다. (본문 중)

인구 구조로만 보면 위 예언처럼 고령층이 주요 소비자가 되겠지만 만약 경제력 없는 노인층이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우리나라에서 시니어 세대를 주 소비자층으로 하여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빈곤층이 두꺼워질 것을 예측한 대비도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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