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용률, 농협·우리·KB·하나·신한 순
인터넷은행 평균 19.9%...신청 건수 많은 탓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의 ‘금리 인하 요구권’ 운영 실적이 지난 30일 공시됐다. 은행에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한 차주 10명 중 2명, 보험사와 카드사는 각각 10명 중 4명이 실제로 금리를 낮출 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은 전날 각 홈페이지를 통해 상반기 금리 인하 요구권 실적을 공시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이란 취업, 승진 등으로 소득이 늘거나 빚을 성실하게 갚아 신용도가 개선된 대출자가 이자 감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면 과징금,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들의 수용률이 가장 낮았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은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 88만 8619건 중 24.8%인 22만 797건을 받아들여 728억 2900만 원의 이자를 깎아줬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NH농협은행(59.5%), 우리은행(46.5%), KB국민은행(37.9%), 하나은행(33.1%), 신한은행(30.4%) 순으로 금리 인하 요구권 수용률(신청 대비 수용 건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한은행은 신청 건수(13만 1935건)나 수용 건수(4만 70건)가 타 은행보다 월등히 많아 감면해준 이자액이 47억 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5대 은행이 감면한 이자 95억 3300만 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지방은행 중에선 전북은행이 38.7%, BNK경남은행이 37.9%, DGB대구은행이 37.2%의 수용률을 기록해 ‘톱 3’에 꼽혔다.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 전체 중에서는 KDB산업은행의 수용률이 92.6%로 가장 높고, 토스뱅크가 17.9%로 가장 낮았다.

카카오뱅크(19%), 케이뱅크(24.6%) 등 인터넷 은행들의 수용률은 평균 19.9%로 전반적으로 전통 시중은행들을 크게 밑돌았다.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으로 쉽게 금리 인하 요구를 할 수 있어, 중복 신청으로 인해 수용률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신청 건수는 45만 8890건으로 전체 신청 건수 88만 8619건의 51.6%를 차지한다. 케이뱅크(11만 2523건)와 토스뱅크(6만4760건)도 각각 전체 신청 건수의 12.7%, 7.3%를 차지한다.

저축은행은 금리 인하 요구권을 통해 총 31억 7000만 원의 고객 이자를 낮춰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 접수된 금리 인하 요구권 신청 건수는 3만 8568건을 기록했으며, 이중 1만 3410건 대출에 대한 금리를 깎아줘 업계의 금리 인하 요구권 수용률은 34.8%로 집계됐다.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의 수용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에 접수된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수는 23만 5527건으로, 이 중 39.1%인 9만 2152건이 수용됐다. 이를 통한 이자 감면액은 40억 6000만 원이었다. 

카드사 중에선 신한카드의 수용률이 71.9%로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에는 금리 인하 요구 6542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4705건이 수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비씨카드는 접수된 급리인하 신청 1678건 중 116건(11.9%)만 금리를 깎아줘 8개 카드사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에만 총 14억 2700만 원의 이자 감면 혜택을 줘 감면액이 가장 많았다. 

캐피탈사의 경우 현대캐피탈의 감면액이 4억 2000만 원(수용률 44.8%)으로 가장 많았으며, BNK캐피탈이 1억 7400만 원(수용률 30.48%), 현대커머스가 1억 6100만 원(수용률 34.24%)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은 1만 3240건의 인하 요구 중 5014건을 수용해 37.9%의 수용률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권 수용으로 이자는 6억 3000만 원이 감면됐다. 

생보업권의 금리 인하 요구권 신청 건수는 1만 1503건으로, 4217건이 수용돼 36.7%의 수용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 감면액은 4억 300만 원이다.  
 
금리 인하 요구권 신청 건수는 삼성생명 2883건, 한화생명 2581건, 교보생명 2423건 등 빅3 생보사와 미래에셋생명 1239건, 흥국생명 1684건 등 5곳이 1000건을 넘겼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46.38%, 한화생명이 36.30%, 교보생명이 32.73%, 미래에셋생명이 56.74%, 흥국생명이 13.30%의 수용률을 보였다. 

손보업권 금리 인하 요구권 신청 건수는 1737건으로 수용 건수는 797건을 기록했다. 수용률은 45.9%며 이자 감면액은 2억 2400만 원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71.8%, 현대해상이 45.8%, DB손해보험이 26.3%, KB손해보험이 45.8%의 수용률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생손보사를 통틀어 금리 인하 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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