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469억 영업손실 ‘첫 연간 적자’
건설 실적 부진 및 할인점 수익성 악화
신세계, 백화점 최대 매출에도 매출‧영업익 감소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지난해 만족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할인점 부문 부진과 신세계건설 등 주요 자회사의 영업손실로 인해 2011년 이마트 법인 설립 이후 첫 적자를 냈다.

반면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 부문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22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357억원이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신세계그룹에서 대형마트 부문 인적분할로 법인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7조3561억원을 기록했으며, 분기 영업손실은 855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영업 손실의 주요인은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공사 원가 상승 등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과 미래 손실이 선반영된 결과다. 신세계건설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120억4000만원보다 1757억원 이상 늘었다.

다만 본업인 이마트도 실적 하락폭이 컸다. 별도 기준 이마트의 연간 매출은 16조550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880억원이었다. 각각 전년대비 2.1%, 27.4% 줄었다. 4분기 별도 매출은 3조6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 영업이익은 393억원으로 전년보다 420억원 축소됐다.

할인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등 사업부별 총매출액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할인점 총매출액은 12조871억원, 트레이더스 3조9727억원, 전문점 1조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0.4%, 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할인점 929억원, 트레이더스 581억원으로 각각 48%, 9.8% 감소했다. 전문점 영업이익은 377억원으로 141.7% 증가했다.

이마트가 3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G마켓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32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655억원이던 적자 규모를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8개 분기 만에 G마켓이 분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스타벅스를 운영사 SCK컴퍼니는 지속적인 신규점 출점 효과에 힘입어 매출 2조9295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9%, 영업이익은 14.2%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사업 수요 증가와 사업 효율성 향상으로 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영업이익 403억원,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영업이익 160억원을 올렸다.

이마트24 지난해 매출은 2조2251억원으로 같은 기간 5.1% 늘었고, 영업적자는 230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에브리데이 매출은 1조4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전년 보다 19.3% 감소했다.

올해 이마트는 온라인 계열사인 SSG닷컴과 지마켓 연간 EBITDA BEP 전환, 오프라인 3사인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본업 경쟁력 회복과 시너지를 통해 연 매출 30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반면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 6조3571억원, 영업익은 63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18.6%, 0.9%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3025억 원으로 44.8%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백화점 부문이 선방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광주·대구·대전 별도법인을 포함한 백화점 매출은 전년 보다 2.8% 증가한 2조5570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을 비롯해 서울 외 지역 점포 중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센텀시티 등 주력 점포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물가 상승 여파로 관리비 · 판촉비가 동반 상승하며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144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디에프의 동 기간 매출은 44.3% 감소한 3조438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보따리상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4% 급증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이 2351억원으로 12.3% 줄었고, 영업손실은 169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쉽지 않은 내수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 역대 최대 매출과 더불어, 연결 회사들의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백화점 오프라인 콘텐츠 혁신과 자회사들의 핵심 경쟁력을 높여 올해 더욱 호전된 실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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