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력자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 집중할 계획"

▲ 지난 22일 오후 4시50분께 경북 구미에서 붙잡힌 배상혁(44)이 오후 7시께 대구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배씨는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58)의 4조원대 사기 범행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대구경찰이 인터폴에 적색수배(Red Notice)를 요청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 일당 2인자 강태용(54)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배상혁(44)이 수배 7년 만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22일 오후 4시50분께 경북 구미시에서 조희팔 사건의 주요 인물로 인터폴에게 적색수배를 요청했던 배 씨를 검거했다.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의 처남인 배 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3만여명으로부터 2조5000억원 상당을 가로 챈 인물이다.

또 배 씨는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이 운영하던 유사수신 업체의 총괄실장 직함을 갖고, 전산업무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조희팔 사건의 주요 핵심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 씨는 2008년 경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고, 이후 국내에서 생존 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같은 해 11월 지명수배가 내렸다.

특히 배 씨는 이날 오전 8시51분께 자신의 아파트에서 1㎞ 떨어진 공중전화를 이용해 대구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오후 3시에 대구경찰청으로 자수하러 가겠다”며 자수 의사를 보였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배 씨의 자수 전화를 받은 뒤 전화발신지를 추적,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수사팀 8명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또 경찰은 발신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배씨가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차량의 동선을 추적해 구미시 공단동 한 아파트에 있는 배 씨의 은신처를 확인했으며, 오후 4시30분께 119의 협조로 배 씨의 아파트의 문을 열고 들어가 배 씨를 검거했다.

아파트 안에는 취사 흔적도 많아 배 씨가 이곳에서 오랜 기간 은신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검거 당시 배 씨는 수배전단과는 달리 살이 조금 찐 모습이었으며, 특별한 저항 없이 순순히 경찰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 씨의 아파트에서 노트북 1대와 컴퓨터 2대, 메모리카드 1개 등을 압수했다. 배씨의 휴대폰과 신용카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검거된 후 이날 오후 7시께 대구경찰청에 도착한 배 씨는 “지난 7년간 어디 있었느냐”, “조희팔과 연락하느냐”, “조희팔의 외조카로 지난 20일 숨진 유모(46)씨와 연락해 왔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희팔 사기극의 설계자였던 배 씨가 검거됨에 따라 수배에도 그동안 도피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가 도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력자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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