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안 등 대선 주자 마포서 둥지 틀어...19대 대선 최고 볼거리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귀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력 대권 주자들의 대선캠프가 마포에 결집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사무실은 마포구 용강동 광산회관에 위치해있다. 여기서 500m 떨어진 곳에는 반 전 총장의 '마포 실무팀'은 마포역 1번 출구 옆 대로변에 있는 트라팰리스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이들과 벽 하나를 맞대고 있는 곳에 둥지를 틀어 이웃이 됐다.

이들이 마포지역에 사실상의 대선캠프를 차린 건 여의도 국회의사당과의 접근성 때문이다. 마포대교 하나만 건너면 바로 국회로 통할 수 있어 유력 정치인들과의 접선장소로 적합한 지역이다.

 

◆ 문재인의 '정책공간 국민성장' 대규모 인사 집결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는 지난해에만 800명이 넘어서는 학계 인사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에 따른 결집효과라는 분석이다.

전병헌, 노영민, 최재성, 한병도 전 의원 등 참여정부 당시 핵심 인사들이 주축을 담당하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윤건영 전 청와대 정부기획비서관이 문 전 대표의 대권을 돕고 있다.

문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보좌관이었던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일한 이력의 소유자인 경제학자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맡았다. 또 최정표 건국대 교수는 경제분과위원장으로서 문 전 대표가 주장한 개별 개혁 공약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교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외에도 부소장은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연구위원장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상임고문에는 교육·통일부총리를 지낸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이, 자문위원장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맡고 있다.

문 전 대표 마포 캠프에는 대부분의 석학들이 포진해 대열을 갖추고 싱크탱크로서 브레인 역할을 맡는 한편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의 대선 행보 지원을 전담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꾸준히 대권 주자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자 삼자 대결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그에 대한 대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신인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대선 캠프를 꾸려 핵심 지지기반이 나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반기문 전격 귀국길, 마포대첩 시작되나

이날 귀국이 예정된 반 전 총장은 하루 앞서 11일 이도운 대변인을 통해 우선 민심행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포 사무실에서 가진 첫 브리핑으로 언론에 캠프를 공개하며 대권행보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의 대선캠프팀에는 이도운 대변인을 비롯해 김숙 전 유엔대사, 김봉현 전 호주대사 등 외교관 출시과 이상일 전 의원, 곽승준 전 청와대 수석 등 MB계 정치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으로는 새누리당 정진석·나경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마포 실무팀’에는 김 전 유엔대사를 포함한 11명이 상주해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또 다른 캠프로는 현역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여의도팀'과 다른 실무를 담당하는 ‘광화문팀’이 추가적으로 구성됐다.

'마포 실무팀'의 정무 담당인 이상일 전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특정 정당을 지금 선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초 새누리당 친박계의 대권 주자로 불리던 반 전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대 피해자로 분석되기 했다. 집권여당의 지지를 받고 있었지만 이들이 둘로 분당되면서 반 전 총장의 셈법이 난해해졌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당분간은 민심행보에 주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족 대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과도한 정치행보는 다소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의 연대 가능성을 내다보는 전망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친박계와 친문계를 제외한 비박계와 호남계의 연대전략인 것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비박계에게 끊임 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정치권 지형도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안철수의 강단행보...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안 전 대표 역시 마포에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반 전 총장의 마포 사무실과 불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신경전이 다소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지도부가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고 있음에도 거부 의사를 확실히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공동 시국토론회'를 개최해 대권형 연대는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호남계의 당 장악은 시간문제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질 거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이후 당내 뜻을 함꼐하는 의원들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대표적인 안철수계로는 김성식·박선숙·이태규 의원들로 안 전 대표 캠프에서 활약을 시작했다. 또 손금주, 신용현, 오세정, 채이배 의원 역시 안 전 대표의 측근들로 분류돼 이들의 활동도 점차 활발해질 거란 전망이다. 또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속인 박인복 전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과 박왕규 부소장도 안 전 대표의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특히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1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효과를 보게 될지 주목된다.

책임사퇴한 안 전 대표가 최근까지도 하락한 지지율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겁게 치고 올라 온 이재명 성남시장에 뒤진 채 입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 참여하면서 가장 먼저 잡아야 하는 건 당내 호남계다. 38명 중 비례(13명)을 제외한 안철수계는 서울 관악갑의 김성식 의원뿐이다. 23명 모두 호남출신 의원인 것이다.

국민의당 창당은 안 전 대표가 담당했지만 당 운영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도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내외적으로 호남계 대부인 박 전 원내대표가 굵직한 역할을 한 반면 대권을 준비하는 안 전 대표는 독자적인 행보를 주로 보였다.

일단 3명의 유력 대권 주자가 마포로 둥지를 틀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각자 거취나 내부 사정에 따라 본격적으로 출격하는 시기는 조금씩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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