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갑철수냐, 안철수냐?", "MB아바타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진행된 대선주자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갑철수’, ‘MB아바타’ 등을 거론하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한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 참석해 문 후보에게 쌓인 앙금을 토로하며 여전히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라는 걸 내비쳤다.
안 후보는 먼저 문 후보를 지목해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묻자 문 후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재차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묻고 “이게 민주당 네거티브 문건”이라면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방을 문제 삼았다.
그리고 문건 내용을 지적하며 “이것 자체를 지역위원장에게 배포했다”면서 “카이스트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이직한 것이 특혜입니까? 권력실세 아버지를 둔 아들이 5급 직원으로 채용된 게 특혜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또 안 후보는 ‘MB아바타’라는 소문 출처가 민주당이라고 판단한 듯 “제가 MB의 아바타인가”라고 문 후보를 지목해 질문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생각을 묻는다”고 거듭 질문했다.
이에 문 후보는 “그게 제 생각”이라면서 “방금 그런 이야기를 제 입에 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 떠도는 이야기를 갖고 질문하니까 제가 달리 답할 방법이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안 후보는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가며 “제가 지난 대선 때 후보를 양보했다”면서 “그 이유는 더 이상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면 안 된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문 후보도 당시 그런 취지로 제게 말했다. 그런데도 제가 MB아바타인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사모님에 관한 의혹도 상임위 열어서 해명하고 싶으면 하시라”며 “저 문재인을 바라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하라. 저를 반대하려고 정치하나”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2012년 때도 그랬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독대한 적이 있다”라며 “‘지금 민주당에서 저를 MB아바타라고 소문을 내는데 그걸 막아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 그게 5년 후에도…”라고 민주당을 사실상 소문 출처로 규정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저는 2012년도에 MB 아바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안 후보가 이번 선거를 할 때 배후에 MB측 지원을 받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게 2012년도 쟁점으로 기억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안 후보는 '성범죄 모의'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토론 내내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