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 대한 중·고등학생 5인 인터뷰
학교 별로 교복 구성 다르지만 등교 할때는 정복
“꼭 불편한 셔츠 입어야 하나…자율 변화 생기길”

교복은 학창시절에만 입을 수 있는 ‘추억’이다. 10대들에게는 유대감을 기성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어른들의 시각에서 정한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율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왔다.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더해지며 규제와 불편함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뉴스포스트>는 네 차례의 기획 시리즈를 통해 교복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불편한 교복을 개선해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교복 자율화를 시행하거나 캐주얼 교복을 선정하는 학교도 등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여전히 학생들이 ‘불편하다’라고 꼬집는 정장형 교복을 선호하고 있다.

매일 8시간 이상 교복을 입고 생활하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뉴스포스트>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인에게 교복의 장‧단점과 교복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대학생 김 모씨(가운데)가 지난해 학교 친구들과 찍은 사진. 김 모씨의 교복은 블라우스와 조끼, 가디건, 치마로 구성돼있다.  (사진=김 모씨 제공)
대학생 김 모씨(가운데)가 지난해 학교 친구들과 찍은 사진. 김 모씨의 교복은 블라우스와 조끼, 가디건, 치마로 구성돼있다.  (사진=김 모씨 제공)

“복장 고민 안해 좋은데...불편해”

우선 현재 재학 중인 학교의 교복의 구성과 교복에 관한 교칙이 있는지 물었다.

중학교 2학년 A양은 “현재 동복과 하복, 여름용과 겨울용 체육복이 있다. 등교할 때 교복 외에 다른 옷은 입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B양은 “교복은 후리스, 조끼, 와이셔츠, 치마로 되어 있다. 따로 외투 착용이 안된다거나 하는 교칙은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C양은 “정복은 셔츠, 조끼, 마이, 그리고 치마와 바지가 있다. 생활복은 체육복 바지와 카라 혹은 라운드 반팔티, 춘추복 및 동복용 후드집업이 있다. 월, 화, 목요일은 등교할 때 교복 정복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수요일과 금요일, 그리고 정기고사 기간엔 체육복(생활복)을 입고 등교가 가능하다. 등교 후에는 생활복으로 갈아입고 수업을 듣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 D군은 “동복의 경우 바지, 셔츠, 조끼, 넥타이, 마이로 하복은 셔츠, 바지로 구성돼있다. 생활복은 없다. 바지와 셔츠만 입고 등교해도 괜찮다. 등교 후에 다른 사복으로 환복해도 상관없다. 물론 교칙에는 어긋나지만 선생님들이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E양은 “상의가 맨투맨으로 구성된 교복을 입고 다닌다"라고 전했다.

이들 5인은 교복의 장‧단점에 대해 비슷한 의견이었다. 장점으로는 △옷을 많이 안사도 된다 △옷차림이 단정하고 이미지가 깔끔해 보인다 △아침에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소속감 등을 꼽았고 단점으로는 5인 모두 ‘불편하다’라고 답했다.

C양은 “정복의 경우 셔츠나 마이가 불편하고, 겨울에는 치마를 입어야 하기 때문에 춥다”고 답했고 D군은 “바지의 신축성이 없어 불편하다”라고 지적했다.

교복 바지의 통이나 치마 기장을 줄이는 등 학생들은 나름대로 학교 교복을 예쁘게 입기 위해 수선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교복 제작 회사에서 아예 라인이 잡히고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 판매한다는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B양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타이트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C양은 “교복을 살 때 입어보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사이즈가 적게 나와도 적당히 잘 조절해서 살 수 있어서 큰 불편함은 없다”고 말했고 D군은 “타이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애들이 줄여서 입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양은 “중학교 때 하복이 사이즈에 비해 작고 짧아서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맨투맨이 교복이라 편하다”라고 답했다.

‘핏을 살린’, ‘슬림한’, ‘다리가 길어보이는’ 등의 라인을 부각하는 교복 광고나 미디어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스타일을 추구하는 친구들이 있긴 하나 특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작년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벚꽃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 (사진=김 모씨 제공)
작년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벚꽃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 (사진=김 모씨 제공)

교복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한복 교복’을 선보인바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편안한 교복’ 공론화를 통해 캐주얼 교복 도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학생들는 취지는 공감하나 섣부른 도입이 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개선 방향성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주길 바라는 것이다.

B양과 E양은 “착용할 때 편안한 교복은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매우 좋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A양은 “예쁘지 않아 별로라고 생각한다”, D군은 “한복 교복은 너무 섣부른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학생의 본분은 지키면서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이니 취지는 매우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C양은 “취지는 정말 좋지만 사실 아무 생각이 없다. 어짜피 학교에서 하라는대로 해야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활동에 제약이 있는 교복이지만 학생들은 ‘교복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양은 “교복만의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유지돼야 한다”, C양은 “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에 교복에 대한 규칙이 보다 자유로워지는 등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럼 이들이 원하는 교복은 어떤 교복일까. B양은 “세탁 후 다림질 등이 필요없는 편안한 차림의 교복으로 개선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E양은 “핏을 살려가며 예쁘게 입고 싶은 생각도 있긴 하지만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편한게 좋다. 활동하기 편한 교복으로 나오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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