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 대한 40~60대 4인 인터뷰
똑같은 교복이어도 ‘멋’ 내기는 있어
“소중한 학창시절의 추억 떠올리게 해”
교복은 학창시절에만 입을 수 있는 ‘추억’이다. 10대들에게는 유대감을 기성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어른들의 시각에서 정한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율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왔다.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더해지며 규제와 불편함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뉴스포스트>는 네 차례의 기획 시리즈를 통해 교복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학생들에게 교복은 일상의 옷이다. 매일 입다보면 지겹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애증의 존재로 여겨질 때도 있다.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교복이 그리워진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이들에게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담긴 ‘추억’이다.
교복은 향수
1960~7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박진규 씨(68세)는 “우리 때도 교복에 멋을 부리고 다녔어요. 동복 상의 목 부분 후크와 단추를 한 두개씩 풀고 교복 안에 입은 목이 긴 흰 티로 멋을 한껏 부리고 다녔죠”라고 말했다.
신영숙 씨(63세)는 “세라복에 후레아 스커트, 학생화가 교복이었어요. 귀 밑 3cm의 단발머리를 유지하고 다녀야 했죠. 목 부분에 흰색 카라가 흐물흐물하면 안 이쁘다고 생각해서 풀 먹이고 빳빳하게 다림질해서 입고 다녔어요”라고 회상했다.
이영미 씨(60)는 “우리는 귀 밑 1cm 단발머리를 하고 다녀야 했어요. 선생님이 자로 재고 다니셨죠. 멋을 좀 부리는 친구들은 상의는 기장을 짧고 허리라인이 들어가게 해서 입고, 스커트는 무릎 아래까지 길게 해서 입고 다녔어요. 흰색 카라도 빳빳하게 하고 다녔는데 그 강도가 너무 심해서 목 뒤가 쓸리는 애들도 있었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은지 씨(41) “98년도에 고등학교 졸업 했어요. 우리 때는 잭니, 아놀드파마 등 양말로 멋을 내기도 했고 잔스포츠 가방이 대 유행하기도 했어요. 교복 치마도 크게 입다가 길이가 짧아지고 신발 크게 신고 다니기도 했었네요. 등굣길에 허리부분 돌돌 말아서 치마 길이를 짧게 했다가 교문 앞에서 내렸던 기억도 있어요”라고 전했다.
예나 지금이나 교복값은 비싸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종일 입어야 하는 교복이지만 비싼 가격 탓에 여유있게 교복을 구매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이 씨는 “우리 때는 돈이 아까우니 무조건 하나씩 사 입었어요. 여름 블라우스만 딱 2개사고요. 교복 안 입으면 큰일 나니까 기를 쓰고 빨아서 입었죠. 학교 갔다 돌아오면 밤에 빨아 놓고요”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식당에서 라면 한그릇에 20원 하던 시절 교복 한 벌이 약 1천원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남학생 교복보다는 여학생 교복 질이 좋았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학창시절을 지나 자녀를 둔 부모가 됐지만 교복은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교복을 생각하면 소년시절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깨끗함이 떠올라요. 그 당시 찍은 사진들도 자주 들여다보게 되고요”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금도 나이를 먹었지만 교복 입고 사진 찍고 싶고 그래요.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이죠. 돌아가고 싶은 기억입니다”라고 전했다.
지금의 교복을 보면 드는 생각은
학창시절을 지나 부모가 된 어른들. 지금 아이들의 교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신 씨는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교복 기장도 많이 짧아지고 하는 것을 보면 불편한 옷을 불편하게 입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단정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고 말했다.
유 씨는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인데 요새는 트레이닝복 형식으로 바뀌기도 하더라. 물론 자유도 좋지만 깔끔하게 교복 착용하는 게 더 예뻐보이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 씨는 “사실 교복은 참 불편한 옷이에요. 특히 동복이 팔을 움직일 때 불편하죠. 우리 애들도 동복을 많이 불편해했어요. 그런 점을 우리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입었지만 요새는 아니에요. 작년에 막내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학교 내 교복위원회 회의에 참여해봤는데 거기서 활동하기 편한 가디건 교복으로 동복이 바뀌었어요. 그런 변화는 참 좋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박 씨는 “요즘 학생 교복은 더 자유롭죠.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는 보기 괜찮은 것 같아요. 다만 조금 보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학생들의 행동들이 성인들과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해요. 학생은 학생다울 때가 가장 보기 좋더라고요”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