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받으면 좋고, 못 받으면 어쩔 수 없지”
“건강보험료 선정 기준 의문, 사각지대 개선 필요”
“5차 재난지원금은 필요한 것과 취미 생활에 쓸 것”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지난 6일부터 5차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5차 재난지원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신청하고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경기도의 한 편의점이 재난 지원금 사용 가능매장임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뉴스포스트 조유라 기자)
경기도의 한 편의점이 재난 지원금 사용 가능매장임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뉴스포스트 조유라 기자)

지난 1차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 대상 세대별 최대 100만원 지원이었다면, 이번 상생 국민지원금은 지난 6월분 건강보험료 합산액이 하위 80% 이하에 해당하는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저소득층에게는 추가 10만원이 더 지급된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가구원 수에 1명을 추가한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이 적용된다. 즉, 맞벌이 4인 가구라면 5인 가구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적용해 산정된다. 건강보험료에는 연봉 외 이자, 배당, 사업으로 인한 기타 수익도 반영해 집계되었다.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20대의 생각은 어떨까? 본지는 재난지원금을 지원받은 직장인A(29), 대학생 두 명 B(23), C(23) 그리고 재난지원금 대상이 아닌 직장인 D(24), 대학생E(23)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20대의 생각을 물어봤다. 경제활동을 하는 20대도, 코로나 속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20대에게도 재난지원금은 ‘용돈’과 같았다.

A(29): 사실 첫 지원금 받았을 때는 이렇게까지 기쁘지는 않았는데, 코로나가 정말 피부로 느껴지는 삶이 오래가니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받기 전엔 별다른 생각 없다가 막상 입금이 되고 필요한 것을 사니까 행복했다.

B(23): 재난지원금은 소소하게 들어오는 용돈 같은 느낌이다. 아직 학생이라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재난지원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준다는 걸 안 받을 순 없다. 받으면 좋고 못 받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C(23): 일차적으로만 생각하면 25만원이 생기는 거니까 좋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그냥 받아도 되나 싶은 마음도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지원금이 필요한 것 같지만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계급을 나누고 있다는 의견도 많은 것 같다.

D(24): 세금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지역경제를 살리는 좋은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E(23): 아직 학생이라 코로나로 입은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 그러나 각자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고,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지원금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재난 지원금, 어떻게 썼을까?

이번 재난 지원금은 1차 때처럼 세대주 명의로 100만원을 받는 게 아니라 개인 신청이 가능해졌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가족 외식과 생활비로 소비하는 경향이 컸다.

A(29): 1차 때는 가족끼리 함께 썼다. 카드가 연동 되어 있어서 긁으면 지원금으로 먼저 결제가 되었다. 지원금을 개인 필요로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가족끼리 맛있는 것도 먹고 함께 신발을 사러 가고 일정 부분 용돈도 받았다.

B(23): 가족 생활비로 같이 썼다. 배달 음식 먹을 때 많이 사용했다. 사이드 메뉴도 거침없이 주문하는 풍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C(23): 1차 지원금을 받았을 땐 간식을 마음 놓고 사 먹었다. 하겐다즈 소비가 올랐다는 기사를 봤는데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E(23): 돈 쓸 일이 많지 않아서 지금까지 받은 건 사용 안하고 부모님께 드렸었다.

“선별지급은 동의하지만, 왜 기준이 건보료인지는 의문이에요”


이번 국민 지원금은 21년 6월 부과 본인부담 건강보험료 가구별 합산액이 선정 기준으로, 건강보험료에는 연봉 외 이자, 배당, 사업도 일부 반영된다. 이번 선별지급기준이 건강보험료인 점에 대해 지원대상인 20대도, 대상이 아닌 20대도 의문을 표했다.

A(29): 아버지 사업이 힘들어져 수입이 줄어들어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는데, 아버지가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신다. 그 이유 하나로 이번 재난지원금은 물론이고 서울 청년 수당 제도에서도 서류에서부터 탈락됐다. 친구는 항상 탈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의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건보료 산정이 많이 되셔서 어쩔 수 없다’더라. 다른 친구는 부모님께서 은퇴하셨지만 차를 턱턱 사주실 정도로 풍족하게 지내는데 이번 재난금과 청년수당 모두 받았다더라. 이런 틈 들은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B(23): 선별 지급을 할 거라면 차라리 지급액도 달랐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별 지급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C(23): 현실적으로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지급하는 건 어려우니 선별지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유해 보이는 친구가 오히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고, 건강보험료 납부를 많이 한다는 이유로 대상이 아닌 모호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은 없으니까 이의신청 창구를 최대한 열어두는 게 맞는 것 같다.

D(24): 대체 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5만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당장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나보다 더 부유한 사람들이 받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E(23): 선별 지급과 산정 방식은 나라에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선정된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청대상자가 아니라서 이번 지원금은 못 받았지만 그전에는 지원금을 받았었다. 재난지원금 신청대상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거나 억울한 부분은 없다.

“자주 사용하는 주거래 카드로 받았어요”

이번 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하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개인 카드 신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발 빠르게 재난지원금 신청 안내 메시지를 보낸 은행의 역할도 한몫했다.

카드 회사들은 앞 다투어 재난지원금 신청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 알림톡 캡처)
카드 회사들은 앞 다투어 재난지원금 신청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 알림톡 캡처)

A(29): 별다른 안내가 없는 와중에 메신저에 계좌보유 은행들이 톡을 보냈다. 마치 “여기로 신청해”하는 것 같아 주거래 은행으로 고민 없이 신청 했다.‍

B(23): 체크카드로 신청했다. 은행에서 메신저로 알림이 와 버튼만 누르면 뚝딱 되는데 굳이 지역상품권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지역상품권보다 자주 쓰는 카드로 신청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사용하는 은행에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어서 지역상품권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C(23): 일부러 지역상품권으로 신청했다. 체크카드에 신청하면 25만원 있다는 것만 믿고 평소보다 더 돈을 허투루 쓰게 될까 봐 일부러 실물카드 들고 다녀야만 쓸 수 있도록 지역화폐로 받았다.

“5차 재난지원금, 신중히 고려해 소비할 것”

1차 재난지원금은 가족 공동 생활비로 소비를 했다면 개인 단위로 지급받는 이번 재난지원금은 더 고려해서 소비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반려 고양이와 자신의 간식으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했다. (사진제공 = C씨)
반려 고양이와 자신의 간식으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했다. (사진제공 = C씨)

A(29): 대기업 계열사 편의점에서는 스마트워치도 판매하고, 재난지원금으로 살 수 있다고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조금 흔들렸지만 큰돈을 한 번에 쓸 것 같지는 않다. 방금 콘택트렌즈랑 생필품을 사고 왔다. 이렇게 조금씩 필요한 것을 사거나 요즘 취미생활인 헬스 회원권에 보태지 않을까 싶다. 첫 구매가 필요한 것에 잘 쓰인 것 같아 만족한다.

B(23): 먹는 것 말고는 쓸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것 같다. 아버지는 안경을 바꾸신다고 하셨다. 재난지원금 시즌이 되면 안경점 장사가 잘 된다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도 안경이나 바꿀까 고민 중이다. 서울에 갈 일이 많은데 주민등록 소재지는 서울이 아니라서 쓸 일이 많지 않다. 아마 가끔 배달 음식 시켜 먹을 때 쓰지 않을까 싶다.


C(23): 주로 식비지출 매우는 데에 쓰고 좀 여유가 되면 가을 옷을 장만하고 싶다. 최근에 돈 아끼려고 옷을 안 샀는데 재난지원금을 받았으니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재난지원금 신청대상이 아닌 D씨와 E씨는 이의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D(25): 제출할 서류도 많고 이의신청을 한다고 해도 못 받을 것 같아서,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포기했다. 그 시간에 25만원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하려한다.

E(23): 이의 신청할 생각은 없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쓰는 데에 익숙해졌고 지금은 단계별로 활동 제한까지 나오면서 자영업자분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걸 볼 수 있다. 정말 상황이 안 좋아져 가게 문을 닫는 경우까지 온 분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기도 한다. 바이러스 때문에 '평소' 라는 표현이 어색해질 따름이다. 개인의 차원에서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건 접촉의 최소화, 마스크의 올바른 착용뿐인 것이 속상하다. 코로나가 앞으로 얼마나 더 길게 갈진 모르겠지만 그에 따른 방안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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