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 오미크론 등 美 증시 악재로 동반하락
위기 속 신규 대표이사 선임한 LG·삼성·SK...투자금 확보 관건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발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것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CI. (자료=뉴스포스트DB)

오미크론 확산 등 美 증시 급락, 국내증시까지 이어져 


LG화학은 21일 장중 한때 63만 6,000원까지 내려가며 전날 52주 만에 신저가 64만 8,000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날 종가 대비 삼성SDI는 1.38%, SK이노베이션은 1.15% 내리며 급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더해 미국발 금리 상승 리스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게 원인이었다. 또 최근 뉴욕증시에서 미국 전기차 관련주들의 약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19일 뉴욕증시에서 리비안과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GM은 자율주행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사임 소식에 주가가 5.53% 내렸고, 리비안은 실적 부진으로 부정적인 단기 전망에 전일 대비 10.26% 빠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뉴시스)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에도 △테슬라 3.50% △루시드 5.05% △리비안 7.90% 등으로 각각 주가가 한 차례 또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1월부터 테슬라 주식을 140억 달러 이상을 매각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내렸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 하락한 3만 4932.16을 기록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1.24% 내린 1만 4980.94로, S&P500지수는 1.14% 내린 4568.02로 각각 하락 마감했다.

국내외 투자은행은 당분간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산업 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美 사회지출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국내외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새롭게 떠오른 까닭이다. 

조 만친 美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의 사회지출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 만친 의원은 사회지출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美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조 만친 의원의 발언 이후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전망치는 3.5%에서 3%로, 3분기는 3%에서 2.75%로 내렸다. 


LG화학·삼성SDI·SK이노, 신규 대표이사 선임으로 새판 짠다


2차전지 산업을 덮친 국내외 악재 속에서, LG와 삼성, SK는 최근 배터리 계열사에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그룹은 내년 1월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새 대표이사로 권영수 부회장을 발탁했다. 그룹 COO를 역임한 권 부회장은 LG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등을 맡은 바 있는 핵심 인재다. 지난달 LG그룹 배터리 산업을 총괄하게 된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IPO 흥행을 위해 전사의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획대로 IPO를 성공시키면, 확보한 12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권영수 부회장의 행보에 따라 글로벌 2차전지 산업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는 평가다.

                                                                   지동섭 SK온 신임 대표이사.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지동섭 SK온 신임 대표이사.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는 지난 10월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을 SK온의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동섭 신규 대표이사는 그동안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을 이끌며 SK의 배터리 사업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동섭 신임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이후,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과 전략기획부문 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로 선임돼 SK그룹 배터리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사장으로 SK그룹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사장에 오른 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진행된 배터리 기술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성공적으로 풀어낸 바 있다.

지동섭 신임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배터리 부문 투자에 힘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출범한 SK온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사 순위 세계 3위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7일 SK온의 공동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SK온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사진=삼성SDI 제공)
                                                   최윤호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이달 신임 대표이사로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내정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사업지원 TF 담당 임원, 전사 경영지원실장 등 역임했다. 

특유의 위기관리능력과 재무적 감각으로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을 받는 측근인 최 대표 발탁으로, 2차전지 사업에 그룹사 차원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현재 울산과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추후 1조 원 이상 규모로 美 신규 투자와 헝가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최윤호 신임 사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임직원 간담회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는 배터리와 소재 산업에서는 질적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안전성을 확보한 혁신 공법으로 기술 초격차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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