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입시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윤석열 정부의 탄생 근거인 ‘공정’ 가치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 후보자에 미묘하게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호영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로, 언론에서도 ‘윤석열의 40년 지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19일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40년 지기’ 표현에 대해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며 “두 분은 서울과 대구에서 각자 학창시절을 보냈고,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아주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온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통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정 후보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안 할 것”이라며 기류 변화를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리 국민의힘도 역시 무소불위,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안 할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도 똑같이 검증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서 거기서 공방을 벌이고 거기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에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부정의 팩트가 없지 않느냐”며 옹호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또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정 후보자가) 조작을 하거냐 위조를 했느냐”며 “조국 문제와 비슷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강하게 감쌌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최근 정 후보자에 대한 자녀 입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국민의힘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미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들에 제기된 입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정 후보자 아들의 의대 입학 전형이 18일 만에 ‘초고속’으로 신설된 경위나 딸이 정 후보자 지인인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구술면접 ‘만점’을 받은 것 등은 명확하게 설명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정 후보자가 청문회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지켜보자’는 추세가 강하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저는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 단 한 건도 불법이거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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