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 전 국민에게 슬픔과 비극을 안겨준 세월호가 바다 속으로 모습을 감춘 지 1073일만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목포신항까지 세월호를 안전하게 옮기고 인양을 마무리하려면 앞으로도 보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니 다음달 5일쯤이면 세월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까다로운 작업이므로 세월호를 안전하게 목포신항으로 옮길 때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무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를 마주하면서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일은 미수습자 9명의 유해와 유품을 수습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남은 유족과 국민들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해야 한다. 차후 5월 대선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는 세월호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을 치유하는데 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우리 사회는 세월호를 인양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이 같은 갈등은 세대갈등으로 까지 번졌다.
국가란 사회통합을 목표로 그러한 갈등요소를 해소시켜야 하지만 정작 분열된 국론을 방치하다시피 했으며 뭐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때문에 신 정부는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한국사회가 통합된 과정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바로 세월호의 지난 3년간의 기록이다. 먼저 이틀 만에 가능한 인양작업에 왜 3년씩이나 걸렸는지 분명히 파헤쳐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2015년 8월 중국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세월호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하며 1년 안에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인양경험이 부족한 중국 업체를 선정했다. 때문에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기술력과 인양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선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논란이 많은 인양방법을 고수했다.
유가족과 해양 전문가들이 인양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이를 묵살했으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하자 특조위 활동시한 연장 거부로 대응했다. 이번에 세월호 인양에 성공한 것도 중국 업체가 아닌 인양용역 입찰에 응모했다가 중국 업체에 밀려 탈락한 업체의 인양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침몰 원인에 대한 규명도 낱낱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에 제주 해군기지로 가던 철근 270여 톤이 실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국정원 개입설, 잠수한 충돌과 같은 외부 충격설 등 한 점 의혹없는 분명한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에 대한 정비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당시 사고는 단순한 해상사고가 아니다. 476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가라앉는 모습을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은 침몰과정을 그대로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좌절해야만했다.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했는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냉정히 분석하고 다시는 이처럼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주었다. 그러한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