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여론조사가 아니고 여론조작이다”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의 지지율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야당 측 정치인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눈치다.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특수’에 힘입어 여당 후보들의 약진을 이어가고 있기 상황.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찍부터 ‘엉터리 여론조사’라며 믿지 않고 있고,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낮은 응답률과 지방선거 관심도가 저조한 것을 들어 여론조사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반응은 현실도피일까 아닐까. 불신에 팽배한 이들을 위해 <뉴스포스트>는 구글과 네이버의 트렌드 서비스를 이용, 대중 관심도를 나타내는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트렌드는 특정한 검색어가 일정 기간동안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대중의 관심도가 어디로 쏠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여론 풍향계’인 셈인데, 가장 많이 검색된 수치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상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낸다. 특히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구글이 제공하는 트렌드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정확히 맞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서울, 安풍은 죽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는 23년만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뛰어드는 3파전으로 펼쳐진다. 특히 안철수 후보에 대한 대중 관심도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그래픽=김혜선 기자)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그래픽=김혜선 기자)

 

18일 기준 지난 한달간(4월18일~5월14일) 구글 트렌드 상에서 검색어 ‘안철수’의 전국 평균 검색은 50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박원순’은 19, ‘김문수’는 11로 그 뒤를 이었다.

검색량이 가장 많은 수치인 100은 안철수 후보가 가져갔다. 지난달 20일 안철수 후보는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돼 가장 많은 검색량을 보였다. 지난 5일~9일 사이에도 안 후보 관련 검색어가 올랐는데, 당시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되고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후보간 공천 갈등이 있었다.

박원순 후보의 경우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공식적으로 밝힌 13일 가장 많은 검색량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같은당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확정된 5일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됐다. 당시 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 삶을 챙기는 행정으로 지지를 얻었듯 안정적인 서울교육으로 시민과 하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검색량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5월3일에도 안 후보와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김 후보는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진단하는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 사상을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유권자 지역인 서울시로 한정했을 경우에도 평균 검색량은 안철수(39)>박원순(18)>김문수(12)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구 검색량에 비해 안 후보와 박 후보 간의 대중 관심도 격차는 다소 줄었다.

국내 검색포털 1위인 네이버 트렌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특정일을 제외하고 안철수 후보의 검색 그래프가 두 후보를 상회했다.

(사진=네이버 트렌드 캡쳐)
(사진=네이버 트렌드 캡쳐)

다만 최대 검색량 수치인 100은 박원순 후보가 가져갔다. 박 후보의 검색어 수가 최대치였던 날은 지난달 20일로, 박 후보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 확정된 날이었다. 다음으로는 5월3일 ‘김일성 사상’ 발언 논란이 일었던 김문수 후보가 검색수치 83으로 뒤를 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5월17일 검색수치 82를 보였는데, 이날은 김 후보가 안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트렌드, 지지율로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 여론조사 방식은 유·무선 조사방식 비율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거나, 일명 ‘샤이 지지자’들까지 반영하지 못한다는 등 한계점이 계속해서 지적돼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렌드 분석이 샤이 지지자들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한다.

특히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구글 트렌드는 비교적 정확하게 대선 결과를 예측한 바 있다. 구글 트렌드 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대부분 검색량 선두를 달리고, 4월 중순 이후부터는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넘어섰다. 반면 당시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는 대선 직전까지 문재인>안철수>홍준표 순이었다. 대선 결과는 문 후보 41.1%, 홍 후보 24.0%, 안 후보 21.4%였다.

그러나 트렌드 서비스는 단순한 검색어 빅데이터이기 때문에 실제 지지율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권자가 한 정치인을 지지하려면 관심→호감→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빅데이터 상으로는 특정 후보에 대한 1차적 관심만을 잡아내기 때문.

그럼에도 검색엔진을 통해 나타나는 대중 관심도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권에서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인식이 통용되는 것처럼 개인 인지도가 선거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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