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의 지지율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야당 측 정치인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눈치다. 이들의 반응은 현실도피일까 아닐까. 불신에 팽배한 이들을 위해 <뉴스포스트>는 구글과 네이버의 트렌드 서비스를 이용, 대중 관심도를 나타내는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트렌드는 특정한 검색어가 일정 기간동안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대중의 관심도가 어디로 쏠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여론 풍향계’인 셈인데, 가장 많이 검색된 수치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상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낸다. 특히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구글이 제공하는 트렌드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정확히 맞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경기, 이재명 독주

경기도지사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중 관심도를 한몸에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의 경우, 지난 한달간(4월18일~5월14일) 이 후보의 평균 검색량은 21,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3,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1로 야당 후보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사진=구글트렌드, 그래픽=김혜선 기자)
(사진=구글트렌드, 그래픽=김혜선 기자)

 특히 이 후보 관련 검색어는 ‘형수 욕설’ 녹취록이 재점화된 13일부터 검색량이 치솟아 14일 정점을 찍었다. 이날은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후보가 “친형과 형수에게 차마 옮기기도 힘든 욕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네거티브전’에 돌입한 날이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이 후보 관련 검색어가 최대치로 치솟았다.

이에 이 후보는 “욕설을 한 것은 제 잘못”이라면서도 “형님 부부가 어머니에 대한 패륜 폭언을 해서 이를 인용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욕설 녹취록은 이미 지난해 10월 ‘나의 슬픈 가족사’라는 글에서 이 후보가 직접 해명한 바 있다. 이 시장의 형과 형수가 어머니를 찾아가 행패를 부려 어머니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이 일로 이 후보가 형수와 통화하던 중 격분해 욕설 통화를 했다는 것. 이 시장은 당시 친형이 어머니를 폭행한 일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명령을 받았고, 그 이전에도 친인척을 이유로 시정에 이권개입을 시도하는 등 갈등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시장의 친형은 악의적으로 녹음된 파일을 언론사에 제보했고 이 후보는 어머니와 함께 친형을 상대로 녹취파일 공개금지 및 유포금지가처분 신청을 내 유포 시 1회당 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받아낸 바 있다.

한편, 대중 관심도에서 멀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던 남경필 후보는 이 후보의 녹취록을 문제삼으며 반짝 검색량이 늘었다. 합리적 보수, 젊은 보수 이미지를 가진 남 후보가 네거티브에 뛰어든 것은 제자리걸음 중인 지지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1일 하루 동안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와 남 후보는 각각 54.1%과 15.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경우 검색량 수치가 산출되지 않을 만큼 적은 대중 관심도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지역으로 한정했을 경우에도 평균 검색량은 전국구와 비슷하게 이재명(29)>남경필(6)>김영환(1) 순이다. 남 후보는 지난 5월4일을 제외하고 검색량에서 이 후보에 밀렸다. 한달 중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4월24일은 남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혜경궁 김씨’ 논란에 문제제기 한 날이다. ‘혜경궁 김씨’는 한 트위터 계정의 이름으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 참여했던 전해철 의원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을 자주 게시했다. 그런데 일각에서 계정 주인이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네이버 트렌드 결과는 ‘이재명 독주’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구글 트렌드와 같이 이 후보의 ‘녹취록 파문’이 불거진 즈음을 기점으로 그의 검색량이 급등해 최고치를 찍었다. 남 후보의 검색량도 바닥을 보이다가 이 시점에서 증가했다.

(사진=네이버 트렌드)
(사진=네이버 트렌드)

두 번째로 검색량 수치가 많은 날은 지난달 20일. 이날은 이 후보가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 확정된 날이다. 이 후보는 당원 및 일반 여론조사에서 총 59.96%의 지지를 받아 전해철·양기대 두 후보를 압도하며 민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이 후보 관련 검색어는 후보 확정 다음날인 4월21에도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트렌드, 지지율로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 여론조사 방식은 유·무선 조사방식 비율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거나, 일명 ‘샤이 지지자’들까지 반영하지 못한다는 등 한계점이 계속해서 지적돼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렌드 분석이 샤이 지지자들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한다.

특히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구글 트렌드는 비교적 정확하게 대선 결과를 예측한 바 있다. 구글 트렌드 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대부분 검색량 선두를 달리고, 4월 중순 이후부터는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넘어섰다. 반면 당시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는 대선 직전까지 문재인>안철수>홍준표 순이었다. 대선 결과는 문 후보 41.1%, 홍 후보 24.0%, 안 후보 2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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