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의 지지율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야당 측 정치인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눈치다. 이들의 반응은 현실도피일까 아닐까. 불신에 팽배한 이들을 위해 <뉴스포스트>는 구글과 네이버의 트렌드 서비스를 이용, 대중 관심도를 나타내는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트렌드는 특정한 검색어가 일정 기간동안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대중의 관심도가 어디로 쏠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여론 풍향계’인 셈인데, 가장 많이 검색된 수치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상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낸다. 특히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구글이 제공하는 트렌드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정확히 맞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경남, ‘드루킹 특검’에 김경수 훨훨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야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PK지역은 이른바 ‘보수 텃밭’으로 통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민주당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 결국 한국당이 PK를 사수하느냐, 민주당이 탈환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가 갈리게 된다.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경남도지사 선거다. 한국당은 일명 ‘드루킹 특검’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연루의혹을 제기하며 여론몰이에 나선 상황.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 분석 결과도 드루킹 논란을 힘입어 김경수 후보가 여론의 집중을 한 몸에 받았다.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4월14일. 의혹 제기 이전까지는 김경수 후보의 트렌드 수치는 경쟁자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비슷하거나 적었다. 그러나 드루킹 논란이 불거진 이후 김경수 후보의 트렌드 수치는 급상승해 김태호 후보와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경남 트렌드(그래픽=김혜선 기자)
구글 경남 트렌드(그래픽=김혜선 기자)

지난 5월1일~30일 구글트렌드에서 김경수 후보의 평균 트렌스 수치는 52로 선두를 달렸다. 김태호 후보는 11으로 나타났고, 김유근 후보는 검색량이 적어 수치화되지 않았다. 경남 지역에서 세 후보의 검색량은 김경수 90%, 김태호 10%, 김유근 0%로 집계됐다.

김 후보의 여론주목도는 드루킹 관련한 사건이 나올 때마다 치솟았다. 가장 높은 여론주목도(100)를 보인 건 지난달 5일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마친 날이다. 다음으로 트렌드 수치가 높았던 18일은 국회에서 ‘드루킹 특검’이 통과한 날이었다.

김태호 후보는 지난 1일을 제외하고 모두 김경수 후보보다 트렌드 수치가 낮았다. 당시 김 후보는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자세가 훌륭하다”며 치켜세우고 당 지도부인 홍준표 대표를 향해서 “너무 나갔다”고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난 1일은 김태호 후보와 동명이인인 김태호 PD가 예능부장에서 차장으로 강등돼 이 수치가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검색 수치가 높은 8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날이다.

김유근 후보는 트렌스 수치 0으로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다.

(사진=네이버 트렌드)
(사진=네이버 트렌드)

네이버 트렌드(4월30~5월31일) 검색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후보 간 검색량 편차가 매우 벌어졌다. ‘드루킹 특검’이 통과된 18일 김경수 후보의 트렌드 수치가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 김경수 후보가 최초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난 4~5일에도 트렌드 수치가 14~10에 불과해 특검 통과 당시 김 후보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오거돈 이슈선점

(사진=구글 트렌드)
(사진=구글 트렌드)

부산의 경우 오거돈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트렌드 수치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이성권 바른미래당 후보를 대부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트렌드(5월1일~30일)에서 평균 트렌드 수치는 오거돈(25)>서병수(10)>이성권(2) 순이다. 다만 일별 트렌드 수치는 특정 후보가 꾸준히 주목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부산 지역에서 검색된 비율은 오거돈 43% 서병수 57%로 서 후보가 더 많아 주목된다.

 

네이버 부산 트렌드 (그래픽=김혜선 기자)
네이버 부산 트렌드 (그래픽=김혜선 기자)

네이버 트렌드(4월30~5월31일)에서도 오거돈 후보의 트렌드 그래프가 대부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31일 세 후보의 여론 집중도가 모두 올랐다. 이날 오거돈 후보의 트렌드 수치는 100으로 가장 높았고 서병수 후보와 이성권 후보는 각 59, 19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세 후보의 트렌드 수치가 올랐던 날은 지난달 28일로, 당시 오병돈 후보는 서병수 후보와 예정됐던 1:1 토론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성권, 박주미, 이종혁 후보 등이 양자토론을 비판한 것을 수용해 다자토론회를 제안하고 다자토론회가 무산될 경우 불참하겠다고 한 것. 이에 서병수 후보 측은 “어렵사리 만든 토론회 일정을 자기 편한 대로 취소해 버린 유아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오거돈 후보의 트렌드 수치 상승이 두드러진 지난 8일은 그가 서병수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 시작한 날이다. 오 후보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 후보의 국회의원, 부산시장 시절 측근들의 비위 혐의를 제기했다. 이에 서 후보 측은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 선거로 치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오 후보는 이 같은 분위기에 흙탕물을 끼얹고 있다”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한편, 서병수 후보의 여론 집중도가 오거돈 후보를 넘어선 날은 지난달 16, 17일이다. 16일은 서 후보가 부산 서면에서 선거캠프 개소식을 열었고, 그 다음날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영화 ‘다이빙 벨’과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 후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

이성권 후보는 두드러진 트렌드 수치를 보이지 않았다.

 

울산, 송철호-김기현 막상막하

울산시장의 경우, 송철호 민주당 후보와 김기현 한국당 후보의 여론집중도가 사이트별로 갈렸다. 구글 트렌드(5월1일~30일)에서는 김기현 후보(10)가 평균 검색량에서 송철호 후보(5)보다 많았지만, 네이버 트렌드에서는 두 후보의 여론집중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인 것.

(사진=구글 트렌드)
(사진=구글 트렌드)

 구글 트렌드에서 김기현 후보는 지난달 4일 트렌드 수치 100을 보였다. 이날은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후보가 울산시장 시절 비서실장에 아파트 건설현장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그러나 검찰은 당일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울산 지역 검색량에서는 송철호 후보의 검색비중이 김기현 후보를 앞질렀다. 울산광역시 내 검색 비중은 송철호 67%, 김기현 33%를 나타냈다.

네이버 트렌드에서는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31일 송철호 후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송 후보에 대한 여론 관심도는 지난 이틀간(5월30~31일) 급등했는데, 당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은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울산시 경기침체는 송철호 후보가 극복할 수 있다”고 송 후보를 지지했다. 다음으로 검색 수치가 뛰어오른 지난달 11일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울산에 출격해 송 후보를 지원사격한 날이다.

(사진=김혜선 기자)
네이버 울산 트렌드 (사진=김혜선 기자)

김기현 후보의 경우, 지난달 28일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이날은 울산지방경찰청이 그의 친인척 A씨에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이슈가 됐다. 검색량이 치솟은 같은달 14일은 경찰 조사를 받던 김 후보의 전 비서실장의 건설현장 외압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 이날은 김 후보가 “청년 3천명에 6개월간 30만원 씩 지급하겠다”며 청년 공약을 내건 날이기도 하다.

한편, 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의 경우, 동명이인인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가 별세한 지난달 17일 통계가 포함돼 의미 있는 수치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일주일(5월25일~6월1일) 구글 트렌드 평균 수치에서는 김기현(10)>송철호(5)=이영희(5) 순이었고, 울산 지역 검색량 비율은 송철호 48%, 김기현 46%, 이영희 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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