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6일 계열사별 이사회 뒤 인사 발표
내년 3월 임기 만료 대표 거취 주목
신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역할 커질까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롯데그룹의 2024년 정기 임원 인사 발표가 임박했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핵심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선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인사 포인트는 실적 부진 계열사 대표의 거취 및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진 여부다.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사진=롯데 제공)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사진=롯데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빠르면 오는 6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롯데그룹은 11월 말 정기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의 경우 신 회장이 ‘2023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에 뛰어들며 발표일인 29일까지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인사에서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부사장), 나영호 롯데온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최총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올해 롯데그룹은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롯데건설 발(發) 유동성 위기 여파로 계열사 지원이 이어지며 재무 부담이 가중되자 신용평가기관에서는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등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지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도 뼈아프다.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8% 줄어든 3조739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했다.

부진했던 마트·슈퍼 사업부의 통합 소싱 전략으로 선방했지만 주축 사업부였던 백화점이 시장 침체로 영업익이 30% 이상 줄었고, 홈쇼핑은 적자전환, 컬처웍스의 적자 지속이 이어지며 전체 실적이 주춤했다.

이에 롯데 유통 사업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김상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말 신 회장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다. 지난해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 개선을 이뤄냈지만 올해는 다소 주춤하다. 아울러 같은 외부 인사인 정준호 대표와 나영호 대표의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경쟁사인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발빠르게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통해 향후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이에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 부문에도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하며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끊었다. 다만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9% 가량 줄었고, 누적 적자는 750억원 규모다.

계열사 부진과 더불어 롯데는 지난해 말 자산 기준 재계 순위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5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정기 인사에서 롯데건설, 롯데제과, 롯데하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 10곳의 대표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다시 한번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진 및 유통 계열사 진출 여부도 관심사다.

신 상무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 대표로 선임됐고 올해 2분기에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20년 일본 롯데 부장으로 입사한 뒤 고속 승진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 신 상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된 사장된 회의에 모두 참석했고, 신 회장의 유럽 출장길에도 동행하며 경영 수업 중이다. 신 회장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의 현지 유통 채널을 둘러보고, 영국의 글로벌 유통 기업 오카도를 방문하는 일정도 함께 했다.

또한 지난 9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행사에도 신 회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신 회장은 신 상무의 유통 부문 계획과 관련해 “우리 아들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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