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혁신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 성과 바탕 대표 선임
부회장 승진 전망 나왔던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유임
허윤홍 사장, 오너4세 맏형 허세홍과 실적 경쟁 나설듯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GS그룹의 오너4세 승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일가 등 대표이사 4인을 포함해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다. 대부분 그룹이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불황 등 요인으로 올해 큰 폭의 인사를 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정기인사 기조다. 삼성과 LG가 대표적으로, 두 그룹 모두 연말 인사에서 사장단과 임원 승진 인사를 줄이면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바 있다.


GS건설 ‘10년 호황’ 이끈 임병용의 퇴진과 오너4세 허윤홍 사장 등판


지난달 29일 GS그룹은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등 50여 명의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로, 이번 인사로 GS칼텍스 각자대표와 GS파워, GS엔텍 등 대표이사가 새롭게 선임됐다.

이번 정기인사에 대해 GS그룹은 “그동안 임원 인사 규모가 매년 30~40명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창립 이후 최대 규모”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과 사업혁신 의지를 드러내고, 연구개발, 디지털 전환, 미래사업 조직 인력을 전진 배치해 신산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GS건설 '10년 호황'을 이끈 임병용 부회장(왼쪽)과 GS건설 CEO로 선임된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진=뉴스포스트DB)
GS건설 '10년 호황'을 이끈 임병용 부회장(왼쪽)과 GS건설 CEO로 선임된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진=뉴스포스트DB)

연말 GS그룹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선임이다. 허윤홍 사장의 대표이사 인사는 그룹 연말 정기인사 발표보다 한 달 이상 앞선 지난 10월 20일 이뤄졌다.

허 사장의 대표 선임에 따라 지난 10년간 GS건설을 이끈 임병용 부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재계에서는 허 사장의 GS건설 대표 선임 배경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한 가지 시각은 임병용 부회장이 올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에 책임을 지고 퇴진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임 부회장이 지난 10년간 GS건설의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자이(Xi)’를 이른바 ‘1군 아파트 브랜드’로 올려놓은 공로로 본다면, 인천 검단아파트 사건만으로 경질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 부회장이 지난 2013년 GS건설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GS건설은 주가가 40% 빠지며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었다. GS건설이 UAE 등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9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보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 부회장은 취임 후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공격적인 주택 사업 수주에 나섰다. 1년 만인 2014년 GS건설은 영업이익 510억 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고, 매년 영업이익이 상승해 지난해 영업이익 554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허윤홍 사장의 승진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은 GS그룹이 본격적인 오너4세 승계 구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허윤홍,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어깨 나란히...본격 ‘실적 경쟁’ 예고


허윤홍 사장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등과 함께 GS그룹 차기 오너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9년생인 허 사장은 LG칼텍스정유(現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3년마다 승진했다. 2013년 상무, 2016년 전무, 2019년 부사장을 역임한 허 사장은 2019년 연말인사에서 GS건설 사장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허 사장의 나이는 만 40세였다.

그간 허윤홍 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남아있었다. 지난 2019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허 사장은 승진 인사가 났을 당시부터 GS건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매년 인사철마다 나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허 사장은 번번이 미등기임원으로 남았다. 

재계에서는 허 사장이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신사업에 몰두했던 배경에 허정구계·허준구계 갈등 구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오너4세 가운데 젊은 축에 속하는 허 사장이 GS건설 등기임원이 되기 전에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나머지 허씨 일가의 추대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GS건설의 미래 사업 부문을 맡았던 허 사장은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허 사장이 주도했던 GS건설 신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GS건설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허 사장이 신사업 부문에서 실적을 증명한 만큼, 대표이사로 사업 전체를 이끌며 본격적인 승계 경쟁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부회장 승진 전망이 있었지만 유임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부회장 승진 전망이 있었지만 유임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허윤홍 사장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GS건설 대표직에 이름을 올림에 따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부회장 승진설이 돌았던 허세홍 사장은 유임돼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그간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GS그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오너 후보로 꼽혔다. 미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네트워킹과 GS칼텍스 대표로 보여준 경영 능력이 입증된 까닭이다. 1969년생인 허 사장은 차기 GS그룹 오너로 거론되는 오너4세 가운데 가장 맏형이기도 하다.

재계는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올해 대표로 선임됨에 따라, 차기 오너직에서 허씨 일가의 추대를 받기 위한 두 대표의 본격적인 실적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GS그룹 승계가 유력한 오너4세들의 지주사 GS 지분율은 지난 11월 24일 기준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3.16%,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2.32%, 허서홍 GS 부사장 2.11%, 허윤홍 GS건설 사장 0.52% 등으로 유력 주자들 모두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선 나머지 허씨 일가의 추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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