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용퇴 당일 GS건설 사장된 아들 허윤홍 사장
허창수 명예회장, 막냇동생 허태수에 회장 넘겨...허 사장 승계 노렸나
지분 확보 뒷전 허 사장, 신사업으로 허씨 일가에 추대받는 행보 간다
신사업 매출실적 GS건설 전체 3.2% 불과...‘신사업 파이 키우기’ 관건
GS그룹 오너4세 승계 구도에 변수들이 더해지고 있다. 유력한 차기 오너 후보자들 외에 승계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였던 오너4세들이 GS 지분을 늘리면서다. GS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집단경영체제로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보유 지분과 경영실적에 따라 차기 오너가 결정되는 만큼 오너4세들은 지분 확보와 경영실적 달성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뉴스포스트가 승계가 유력한 GS그룹 차기 오너4세들의 행보를 짚어본다. -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사업 부문 실적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실적으로 차기 오너를 결정하는 GS그룹 집단경영체제 내에서 허 사장은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모듈러주택과 수처리운영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허 사장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신사업 부문이 GS건설의 전체 매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3% 수준으로 답보상태인 만큼, 재계 일각에서는 신사업 매출의 소폭 상승이 허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허 사장, 아버지 허창수 명예회장 용퇴 당일 사장 승진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9년생인 허 사장은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2013년 상무, 2016년 전무, 2019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허 사장은 2019년 12월 3일 GS건설 사장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허 사장의 나이는 만 40세였다.
이날 허 사장의 승진 인사와 함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공식 사임을 표명하며 막냇동생인 허태수 당시 GS홈쇼핑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허 명예회장은 용퇴 전 GS그룹 초대회장으로 취임해 15년 장기집권한 바 있다. 허 명예회장은 슬하에 장녀 허윤영씨와 장남 허윤홍 사장을 뒀는데, 허윤영씨는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허 명예회장이 허태수 당시 부회장에게 잠시 자리를 맡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이 경영수업을 마칠 때까지 동생에게 그룹 회장직을 잠시 맡겼다는 분석이다. 허태수 현 GS그룹 회장의 외동딸인 허정현씨가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허 명예회장이 허윤홍 사장의 승계 포석을 깔았다는 설명이다.
허창수·허윤홍 부자, 허정구계·허준구계 갈등 속 정중동(靜中動)
현재 허윤홍 사장은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경주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유력한 GS그룹 차기 오너 후보자들이 잇따라 지주사 지분을 매입할 때도 허 사장은 지주사 지분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27일 기준 허 사장의 GS 지분율은 0.53%(49만4888주)다. 이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3.15%(292만7327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2.37%(220만주), 허서홍 GS 부사장 2.12%(197만914주) 등 경쟁 오너4세들과 비교해 상당히 적은 지분이다.
대신 허 사장은 GS건설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허 사장이 본격적으로 GS건설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은 사장에 취임한 지난 2020년이다. 그해 허 사장은 GS건설 보통주를 20억 원에 사들여 지분율을 0.33%에서 0.43%까지 확대했다. 이후로도 지분을 늘렸고, 올해 1분기 기준 허 사장의 GS건설 지분율은 1.56%(133만1162주)다.
허 사장이 지주사 지분 대신 GS건설 지분을 늘리는 배경에는 경영실적을 내야 하는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아버지 허창수 명예회장의 그림자도 엿보인다. 허 사장이 당장 지분을 늘리지 않더라도 차후 허 명예회장으로부터의 증여 등 방식으로 지분 확보가 가능한 것이다.
현재 허 명예회장은 지주사 GS 지분 4.75%(441만7695주), GS건설 개인지분 8.28%를 확보하고 있다. 허 명예회장이 2006년 사재로 출연한 재단법인 남촌재단도 GS건설 지분 1.4%를 차지하는 만큼 GS건설 지배력은 확보했다.
문제는 허 명예회장의 지주사 지배력이다. 허 명예회장이 속한 허준구계만으로는 그룹 전체 지배력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허남각 회장 일가가 속한 허정구계의 GS 지분이 더 큰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허 사장이 차기 오너가 되기 위해선 GS그룹 집단경영체제를 이루는 허씨 일가로부터의 인정이 필수다. 허정구계와 허준구계로 나뉜 차기 오너 경쟁 상황에서 지주사 GS 최대주주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일가들이 어느 계파에 손을 보태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사장직 올라도 ‘미등기임원 신분’ 허 사장, 신사업 파이 키워야
2019년 12월 허 사장의 승진 인사가 났을 당시부터 허 사장이 GS건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지만, 그때마다 허 사장은 번번이 미등기임원으로 남았다. 재계에서는 허 사장이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신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배경에 허정구계·허준구계 갈등 구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79년생인 허 사장이 GS건설 등기임원이 되거나, 지주사 지분을 늘리거나, 허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기 전 경영능력부터 입증해야 나머지 허씨 일가의 추대를 이끌 수 있다는 해석이다.
허 사장이 그간 거둔 실적은 나쁘지 않다. 허 사장이 주도하는 GS건설 신사업 부문 실적이 소폭 우상향 중이어서다. 28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S건설 매출실적에서 신사업 부문은 △국내 도급공사 57억 원 △해외 도급공사 1048억 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6%, 38.6% 올랐다.
다만 신사업 부문이 GS건설의 1분기 전체 매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0.2%)와 해외(3%)를 합해 3.2%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보다 0.2%p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GS건설의 건축·주택 도급공사가 전체 매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70.9%(2조4446억 원)를 차지해 전년 동기 60.8% 대비 10.1%p 늘었다.
건설업계와 증권가는 향후 GS건설의 신사업 부문 주력인 모듈러주택과 수처리사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허 사장이 주도하는 신사업 부문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문제는 신사업이 GS건설 전체 매출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바닷물 염도인 3.5% 안팎의 비중으로는 허 사장의 경영성과가 GS건설의 다른 분야 성과에 희석돼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 사장도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 지난 2020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입찰 참여가 불발되면서, HD현대(옛 현대중공업)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최종 인수한 바 있다.
최근 정부의 모듈러산업 지원 의지는 허 사장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28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관계자들을 국내 모듈러 산업 활성화와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관계 부처와 함께 논의해 중소 건설업계의 모듈러 시장 진입장벽을 낮출 방안을 찾겠다”며 “모듈러주택 정책협의체 주관으로 산·학·연·관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모듈러 산업 활성화와 건설산업 혁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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