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 매출 비중 큰 LX...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
중국발 글로벌 위기 속 LX하우시스 중국법인 적자 가속
부동산 호황기 건설자재 자산 늘린 LX, 부동산 한파 직격
SM그룹도 포기한 ‘HMM’ 인수전...구본준 회장 참전 변수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일부 계열사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편에 나선 LX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발 글로벌 부동산 시장 리스크와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다. LX그룹 주요 계열사인 LX하우시스의 건축자재 중국법인들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중국발 리스크 유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HMM 인수전에 나서면서 그룹의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發 글로벌 부동산 시장 침체 위기감 커져
중국발 글로벌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유명 부동산 개발회사 소호차이나가 36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세도 내지 못할 상황에 놓이면서다. 소호차이나는 부동산 등을 처분한 비용으로 세금과 연체료를 납부한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상반기 소호차이나의 순이익이 93% 급감했다는 사실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건설사인 헝다그룹 사태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7일 헝다그룹은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자들로부터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4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은 지난 2021년 30조 3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 확산에 한국 정부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시로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국제금융센터 등 기관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해 24시간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기재부 TF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별도로 중국 부동산 리스크 점검반도 가동한 상태다.
부동산 리스크 커지는데...자동차·고기능 소재 줄이고 ‘건축자재 올인’
그간 LX그룹 주요 계열사인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부문의 자산과 매출 확대에 힘써왔다. LX하우시스가 본격적으로 건축자재 부문 매출 확대에 나선 시점은 2014년이다. 당시 국내외 부동산시장은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다시 회복세로 접어드는 상황이었다.
LX하우시스는 2012년 1조 4233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8.1%를 차지했던 건축자재 부문 매출을 2014년 이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LX하우시스의 건축자재 매출은 2조 647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3.3%에 달한다. LX하우시스의 건축자재 자산 비중도 2014년 1조 1971억 원(58.2%)에서 지난해 1조 7441억 원(70.2%)까지 늘었다.
반면 2013년 전체 매출에서 41.3%를 차지했던 자동차·고기능 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2014년 이후 점차 줄어 지난해 26.7%까지 내려앉았다. 10여 년에 걸쳐 LX하우시스가 모빌리티로 재편되는 미래 성장사업인 자동차·고기능 소재 부문 매출과 관련 자산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편승한 ‘건축자재 올인’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것이다.
2014년은 LX하우시스가 중국법인 투자에 활발하게 나섰던 분기점이 된 해이기도 하다. LX하우시스는 2014년 2월 중국 내 생산 및 판매 거점 확대, 제품 현지화 등을 위해 중국 우시(Wuxi)시에 제2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하기도 했다. 현재 LX하우시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중국 내 법인은 톈진과 우시 등에 모두 4곳이 있다. 이 가운데 3곳이 지난해 적자를 봤다.
건축자재를 제조하는 톈진 소재 법인은 2014년 자본금 842억 6100만 원, 당기순이익 26억 5600만 원 등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자본금 –33억 2800만 원, 당기순손실 938억 7000만 원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4년 신공장을 증축한 우시법인도 지난해 20억 82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건축자재를 시공하는 톈진 소재 또 다른 법인도 2억 26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향후 중국발 부동산 시장 리스크 확산에 따라 LX하우시스의 당기순손실 규모도 커질 우려가 크다. 이와 함께 부실시공 이슈까지 겹친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도 LX하우시스 입장에선 녹록지 않다. 시장 자체 침체 우려와 함께,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시공사로 지탄받은 GS건설이 LX하우시스의 주요 고객사인 까닭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HMM 인수전 출전...‘승자의 저주’ 피할까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두 번째 그룹의 인수합병 대상으로 HMM을 낙점한 점도 LX그룹 유동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X그룹은 7년 만에 매각 매물로 나온 시총 8조 8000억 원의 해운사 HMM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 주간사 삼성증권은 전날인 21일 HMM 매각 예비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예비입찰에는 LX그룹과 하림, 동원, 하파그로이드 등이 나섰다. 문제는 HMM의 자산총액이 22조 원으로, LX그룹 자산총액의 2배를 넘는다는 점이다. LX그룹 단독으로는 총알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실제 그간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SM그룹도 해당 이유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영구채 전환을 전제로 한 입찰금액 부담이 문제였다. 자체적인 조달 여력을 초과하는 무리한 인수를 피한 것이다. IB업계는 인수를 검토했던 글로벌세아도 같은 이유로 최종적으로 불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자로 거론되는 그룹들 모두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맺어도 6조 원대에 달하는 인수 금액을 마련하기에는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LX그룹이 최종적으로 HMM을 인수하더라도 시중은행과 증권사들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빚잔치’를 벌인다면 ‘승자의 저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LX그룹은 LX판토스와 LX인터내셔널 등 기존 육상과 창고사업 계열사와 HMM의 해운업을 더해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지만, 다운사이클로 접어드는 글로벌 해운업도 변수다. 지난해 5000p 상승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현재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해상 운임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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