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최태원 회장 주재 ‘글로벌 AI CEO 서밋’ 개최
SKT·e&·싱텔 등 글로벌 10억 가입자 통신사 손 잡아
네이버·삼성전자, 외부경제 효과로 주가 일제히 상승
2차전지 이끌었던 에코프로·포스코인터는 20% 하락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시장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AI 사업 전면에 나서면서다. 기존 AI 사업에 활발했던 삼성전자와 네이버, KT 등 주요 기업들이 다져놓은 국내 AI 사업영토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AI 관련주 주가가 오르고 2차전지 관련주 주가는 하락하는 등 2차전지의 열기가 AI로 옮겨갔다.  


최태원 회장 주재 ‘글로벌 AI CEO 서밋’ 개최


국내 AI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최태원 회장의 참전 소식이다. 최태원 회장을 주축으로 SK와 글로벌 통신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AI 산업 지형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원팀’으로 뭉쳤다.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워커힐에서 개최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워커힐에서 개최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워커힐에서 최태원 회장과 유영상 SKT 사장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글로벌 통신사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SKT와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이번 서밋에는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의 부회장, 하템 도비다 e&그룹 CEO,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등 최고 경영진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동맹 통신사별 가입자 규모는 △SKT 3100만 명 △도이치텔레콤 2억4500만 명 △e& 1억6400만 명 △싱텔 7억7000만 명 등 10억 명이 넘는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명실상부 글로벌 최대 통신기업 중 하나다. 이앤(e&)그룹 역시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쳐 16개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ICT 기업이다. 싱텔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21개국에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 대표 통신사다.

이번 서밋에서 SKT, 도이치텔레콤, e&, 싱텔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 통신사는 핵심 AI 역량을 기반으로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텔코 AI 플랫폼’은 향후 통신사별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공동 구축을 포함해 새로운 AI 서비스 기획에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각 통신사는 거대 플랫폼 개발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은 대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유연하게 현지화·고도화해 고객의 사용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지금이 AI를 통해 전통적 통신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적기(適期)로 판단하고 있다. 전통적인 통신업을 AI로 재정의해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등 기존 핵심 사업(Core Biz.)들을 AI로 대전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서밋에 직접 참석해 얼라이언스의 출범을 축하하고 글로벌 텔코 기업 리더들을 만나 새롭고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업으로 변모할 것을 제안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사업 박차 ‘네이버·삼성전자’ 주가 오르고, 2차전지 주가 내리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태원 SK 회장. (사진=뉴스포스트DB)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태원 SK 회장. (사진=뉴스포스트DB)

최태원 SK 회장의 참전으로 기존 AI 사업에 박차를 가했던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외부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AI 사업 생태계 자체가 커지는 데다, SK가 AI 사업을 추진하면서 네이버와 삼성전자 등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7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깜짝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경기도 판교 소재 네이버 신사옥 ‘1784’를 방문해 최수연 대표를 만났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최 회장과 최 대표는 메타버스 등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또 이날 최 회장은 네이버 신사옥 ‘1784’를 꼼꼼히 둘러보기도 했다. ‘1784’는 5G 특화망이 깔린 첨단 건물로,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네이버가 연구 중인 기술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도 활용되는 공간이다.

최근 삼성과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설도 국내 굴지 기업들의 AI 사업분야 협력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9일 전경련은 4대 그룹에 8월 말 출범 예정인 통합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재가입을 공식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4대 그룹은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재가입 여부를 공식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태원 회장 주재 ‘글로벌 AI CEO 서밋’ 개최된 27일 SKT와 네이버 삼성전자 등 AI·반도체 관련주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네이버는 전일종가 19만 7700원에서 6.98% 상승해 21만 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T와 삼성전자도 각각 전일종가 대비 3.12%, 2.72%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반면 27일 그간 2차전지 열기를 이끌었던 에코프로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각각 전일종가 대비 19.79%, 21.74%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에코프로의 종가는 100만 원 선이 무너진 98만 5000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종가는 7만 원 선이 무너진 6만 66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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