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본부장 최송욱 상임이사
21세기 한국판 대동여지도 ‘디지털 트윈국토’구축 시급
공간정보는 제철 식재료, ‘민간 레시피’ 서비스 기대
‘LX공사법’ 민간 업역 침해는 오해...상생 모델 만들 것

최송욱 LX공사 공간정보본부장.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
최송욱 LX공사 공간정보본부장.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LX플랫폼’이면 이번 기록적 폭우로 인한 수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아쉬움이 큽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최송욱 공간정보본부장은 17일 LX공사 전주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폭우로 발생한 피해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LX공사의 디지털트윈 기술을 집약한 ‘LX플랫폼’이 전국 자치단체에 구축되면, 수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세계와 동일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예측하는 플랫폼이다. 2017년 美 정보기술연구 회사 가트너가 디지털트윈을 미래를 이끌어나갈 10대 전략기술로 소개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의사결정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고 도시계획과 관리, 각종 재난재해 예방, 탄소중립 등에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LX공사는 지적·공간정보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국토’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최 본부장은 “디지털트윈은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부동산 개발 등 당면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와 같다”며 “디지털트윈 기술이 접목된 ‘LX플랫폼’을 통해 대국민 행정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X공사, 2015년 사명 변경 후 ‘공간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


인터뷰 진행하는 뉴스포스트 이상진 팀장(왼쪽)과 최 본부장.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인터뷰 진행하는 뉴스포스트 이상진 팀장(왼쪽)과 최 본부장.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 LX공사가 디지털트윈 기술력 확보에 나서는 이유가 궁금했다.
“LX공사의 전신은 1977년 설립된 대한지적공사다. 당시는 지적측량을 주로 수행했다. 하지만 2015년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지하와 지상, 공중을 아우르는 ‘공간정보’로 업역을 확대했다. 지금은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시대를 맞아 국가경쟁력의 핵심 기술로 디지털트윈이 떠오름에 따라, LX공사는 공간정보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을 집약한 ‘LX플랫폼’을 구축했다.”

- 디지털 트윈, 왜 주목하나?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 효율화를 목적으로 하는 제조·건설부터 의료분야 초미세 수술, 재난재해·안전·에너지 등 생활밀착형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지형, 지물, 건물 등 ‘형상’과 교통, 인구, 사고, 날씨 등 ‘현상’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분석·시뮬레이션하고 시각화한다. 이로써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시행착오를 줄인다.”

- 어떻게 구현하나?
“데이터 취득, 플랫폼 구축, 서비스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데이터 수집은 행정정보, 도면정도 등 정적인 데이터와 IoT 센서와 모빌리티에서 나오는 동적인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이다. 플랫폼 구축에선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시뮬레이션을 위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다. 마지막 서비스 단계에서는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이를 가시화하고 활용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런 모든 기술이 어우러져 최종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 실제 사례가 있는지.
“대표적 해외 사례로 ‘버추얼 싱가포르’가 있다. 2018년 싱가포르 정부는 1000억 원을 들여 디지털트윈 기반 ‘버추얼 싱가포르’라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국가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다양한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체계적인 도시 계획·관리를 한 것이다. 실제 싱가포르 정부는 북부에 위치한 펀골(Punggol) 타운을 설계할 때 ‘버추얼 싱가포르’를 활용해 도시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펀골 타운은 싱가포르의 미니 실리콘 밸리로 불린다. 
LX공사는 이를 벤치마킹해 ‘버추얼 전주’를 구현했다. 2018년부터 전주시 전체를 3차원 모델로 구현하고 10가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열섬 해소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심숲 입지 조성, 하천 수위와 오염도 모니터링, 건물 노후화 진단, 불법 주정차 해소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시뮬레이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기록적 폭우로 발생한 수해...‘LX플랫폼’이면 최소화했을 것


최 본부장은 LX플랫폼으로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최 본부장은 LX플랫폼으로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LX공사 문병희 과장)

- 기록적 폭우로 전 국민적 피해가 컸다. ‘LX플랫폼’ 구축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까.
“당연히 그렇다고 본다.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했을 것이다. ‘LX플랫폼’이 구현된 전주시는 ‘하천 오염·수위 모니터링 서비스’가 제공된다. IoT 센서를 통해 하천 수위를 측정하고 징검다리와 언더패스, 도로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또 IoT 센서로 수온과 수심, 용존산소량 등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하천의 수질을 파악하고, 누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오염원을 관리하고 있다. 
만약 ‘LX플랫폼’이 서울시에 구현됐다면 실시간으로 강우량과 오염도를 측정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침수 지역 예측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면 침수 위험지역 주민들을 사전에 대피시키고 복구 장비와 인력, 행정력 등을 적재적소에 동원할 수 있었을 텐데, 상당히 안타깝다.”

- ‘LX플랫폼’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나?
“‘LX플랫폼’은 국내 최초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이다. 글로벌 기준으로 봐도 굉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K-한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LX공사의 공간정보 시스템과 기술력도 전 세계적으로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다. 과거엔 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해외 사업을 했는데, 향후 미주 지역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디지털트윈 구축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토부와 함께 디지털트윈 구축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국내 15개 지자체에 디지털트윈을 확대하고 있다.”

- 일부 정치권과 공간정보업계에서는 LX공사가 민간 업역을 침해할 것을 우려한다.
“LX공사법은 공간정보 산업 생태계 지원과 시장 확대를 위한 재원조달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LX공사가 선투자로 기반 제공과 데이터 표준화·품질관리를 담당하겠다는 거다. 공간정보를 음식에 비유하면, LX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제철 식재료인 공간정보 데이터를 매일 신선하게 민간에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공간정보 민간사업자들은 공공이 제공하는 식재료를 가지고 자신의 레시피에 따라 맘껏 다양한 요리를 만들면 된다. LX공사가 민간 업역을 잠식한다는 오해를 불식하고 싶다.”

- LX공사의 최종적인 디지털트윈 청사진은.
“21세기 한국판 대동여지도인 ‘디지털 트윈국토’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민간 영역에서도 유사한 지도 제작이 가능하지만,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또 데이터 표준화와 지속적인 데이터 갱신과 유지 보수에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LX공사가 디지털 트윈국토 등 국가적 차원의 공공 인프라를 제공해 민간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 다양한 민간 영역이 공동 활용하면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의 안전과 편익 향상을 도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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