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사장 “코레일, 안전과 재정건전화 최우선 가치로 운영”
“부산교통공사 사장 임기 채울 것” 공언한 한 사장 ‘중도사직’
한 사장 사직 불과 11일 전 부산도시철도 탈선사고로 현안 산적
부산교통공사·의왕IDC 기관장 역임한 한 사장, 경영실적 ‘흐림’

한문희 사장(가장 왼쪽)이 지난 3일 KTX 등 차량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부산철도차량정비단을 방문해 차바퀴와 전기공급장치 정비 과정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한문희 사장(가장 왼쪽)이 지난 3일 KTX 등 차량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부산철도차량정비단을 방문해 차바퀴와 전기공급장치 정비 과정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임사장에 대한 철도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문희 사장이 ‘철도경력 40년의 철도통’으로 통하는 까닭이다. 반면, 누적적자가 20조 원을 넘어선 코레일의 만성적자를 마주한 한 사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사장이 부산교통공사 사장 재임 시절 적자를 키워놓고 중도 사직한 전례가 있어서다.


‘9급 역무원’에서 ‘코레일 사장까지’...한 사장의 금의환향


한문희 사장은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해 학위를 받았다. 한 사장은 1984년 철도청 역무원(9급)을 시작으로 이후 40년간 철도계에 몸을 담았다. 한 사장은 1993년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한 뒤 총무처 사무관으로 임용됐지만, 다시 철도청 근무를 희망해 철도청으로 돌아갔다.

한 사장은 2005년 1월 1일 중앙행정기관이었던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전환된 후에도 잔류해 △한국철도공사 비전경영실장 △한국철도공사 기획조정실장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장 △한국철도공사 경영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한 뒤 2018년 2월 코레일을 떠났다. 

한 사장은 코레일 퇴직 후 의왕ICD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부산교통공사 사장에 임명돼 1년 6개월간 기관장을 맡다가, 11대 코레일 사장직에 지원하기 위해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돌연 사직했다.


한문희 사장 “안전·재정건전화 최우선” 위기의 코레일 구원투수될까


지난달 24일 코레일 대전사옥에서 열린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신임사장 취임식 현장. (사진=한국철도공사)
지난달 24일 코레일 대전사옥에서 열린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신임사장 취임식 현장. (사진=한국철도공사)

한문희 사장은 지난달 24일 코레일 대전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또 한 사장은 “최근의 철도 사고는 국민이 코레일의 실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신기술 도입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철도 현장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의 직분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에서 한 사장이 밝힌 주요 경영방향은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조직 역량 총력 집중 △강도높은 경영개선을 통한 재정건전화 및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 등으로, ‘안전’과 ‘재정건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철도업계는 한 사장이 밝힌 코레일 경영 방향의 실현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간 한 사장이 기관장을 맡아 운영했던 기관들의 적자 폭이 늘거나 영업실적이 하락해서다. 


‘부산교통공사, 적자 늘고’ ‘의왕IDC, 철도수송량 줄고’...코레일은 다를까


‘철도통’으로 불리는 한문희 사장이 누적적자가 20조 원을 넘어선 코레일의 재정건전화를 이루기 위해선 그간 보여줬던 기관장으로서의 모습과는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이 기관장을 맡았던 기관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못해서다.

한문희 사장이 2021년 1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사장을 역임했던 부산교통공사의 적자는 한 사장 재임 기간 더욱 증가했다. 한 사장을 낙점한 부산시의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 10월 21일 한문희 사장을 부산교통공사 신임사장에 선임했다. 당시 부산시는 “부산교통공사가 매년 수천억 원이 넘는 만성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안이 산적해 한 후보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한 사장에게 부산교통공사 재정건전화 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한 사장이 전적으로 기관장으로서 경영을 도맡았던 2022년 부산교통공사는 당기순손실 2710억 8317만 원을 기록했다. 부산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전년인 2021년 대비 39.2%로 되레 늘어났다.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22년 1월 26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2호선 탈선 현장. 올해 5월 14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열차도 신평역 인근에서 운행 중 탈선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22년 1월 26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2호선 탈선 현장. 올해 5월 14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열차도 신평역 인근에서 운행 중 탈선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기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사장은 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전 부산시의회에서 “3년 동안 임기 잘 마치고 우리 위원님들의 성원을 받고 떠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열심히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사장은 지난 5월 25일 코레일 사장직에 지원하기 위해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중도 사직했다. 더 큰 문제는 한 사장이 사직하기 불과 11일 전에 부산도시철도 1호선 탈선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사고로 부산교통공사는 노후 전동차 교체 등 안전관리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었다. 앞서 한 사장 재임 기간인 2022년 1월 26일 부산도시철도 2호선도 탈선한 바 있다.

한 사장이 2018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의왕ICD의 철도수송 실적도 해당 기간 급감했다. 2017년 35만 417TEU(도착 15만 962TEU/발송19만 9455TEU)였던 의왕ICD 철도수송량은 2021년 30만 5630TEU(도착 12만 6583TEU/발송 17만 9047TEU)로 12.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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