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자동차 제조로 시작된 로봇산업...모빌리티가 미래 주요한 축
-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韓 로봇생태계...현대차·두산이 큰 추진력 보탤 것
- 민간 로봇산업 활성화 위해선 국가 주도 ‘로봇기술’ 연구 선행해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대기업의 로봇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중소·중견기업 중심이었던 한국 로봇산업 발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최종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단장은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과 두산그룹의 로봇 산업 투자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소·중견기업 중심이었던 국내 로봇산업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다.
최 단장은 “과거 본격적인 로봇산업 발달도 1960년대 자동차 제조업 분야에서 시작됐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인 노력을 쏟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가 단기적으로 로봇산업 발달의 주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스포스트는 최종석 단장을 만나 국내외 로봇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봤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 세계 최초로 로봇기술이 산업에 적용된 게 1962년 GM과 Ford 등 자동차 제조업 현장으로 알고 있는데요. 로봇산업의 시작과 의의를 말씀해주신다면.
“네. 로봇산업은 아무래도 자동차 제조로봇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인간의 반복적인 육체 노동을 대신하면서, 정확도를 필요로 하는 제조업에 로봇의 수요가 컸어요. 이러한 수요에 따라 본격적으로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 로봇산업에 제조업용로봇, 서비스용로봇 등 다양한 용어가 있는데요. 알기 쉽게 설명해주신다면.
“로봇(Robots)과 로봇기술(Robotics)은 다르게 해석이 가능한데요. 로봇은 말씀하신 제조로봇(산업용 로봇), 서비스로봇(전문서비스, 개인서비스), 필드로봇(해양/우주/항공/건설/군용) 등의 시스템 또는 응용 관점에서의 분류입니다. 로봇기술은 로봇용 소재·부품, 인식·판단·행동 등 기초적인 분류가 있고요. 구체적으론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3차원 환경인식, 지도 및 위치추정, 주행, 햅틱 및 조작, 보행, 시스템통합 등 상위레벨로도 분류할 수 있어요. 로봇 시장의 분류는 위의 로봇 분류로 매칭할 수 있습니다.”
- 글로벌 로봇산업에서 우리가 주목하고 기념할 만한 사건을 꼽아주신다면.
“2000년대 중후반 자동차 산업이나 반도체·전자기기산업에서 제조용로봇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확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 등장에 따른 수직관절로봇의 보급화도 로봇산업의 주요한 변곡점입니다. 로봇 햅틱기술이 다빈치로봇 등 의료 로봇시장을 창출한 것도 주요한 사건이고요. 자율주행기술의 기폭제가 된 2004년 ‘DARPA 그랜드챌린지’(미 국방부 산하 연구조직이 주최한 자율주행차 대회:편집자 주)도 큰 사건이죠. 이게 최근 자율주행자동차 로봇산업으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로봇 제어 기술이 물류로봇 산업을 창출하고 있는 것도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 국내 로봇산업은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국내 로봇산업 현주소는 어떤가요?
“국내 로봇산업은 대기업보다는 주로 중소기업 위주의 발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로봇산업 중소기업이 많이 증가했어요. 일부 중소·중견기업은 오랫동안 로봇기술을 축적해 성공적으로 양산하고 뛰어난 품질 관리를 하기도 하는데요. 반면 적지 않은 중소·중견 로봇기업이 시제품 생산의 어려움, 낮은 매출, 인력 유출 등 애로사항으로 품질 관리에 여러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 현대차그룹이 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社 인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두산그룹도 최근 두산로보틱스 등 3개 자회사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로 로봇에 집중할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국내외 로봇산업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시나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매우 획기적인 이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인 노력을 쏟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가 단기적으로 주요한 로봇산업의 한 축이 될 게 분명해 보이는 까닭입니다. 두산그룹 발표도 귀추가 주목되는 사안이에요. 대기업의 로봇 투자 계획발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만,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중소·중견기업 위주였던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큰 추진력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국가 주도의 연구로 이뤄지던 로봇기술과 로봇산업이 최근에는 학계와 민간 기업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이해해도 될지요?
“로봇기술(Robotics)이 국가 주도의 연구 개발로 선행하고, 이후 다양한 로봇(Robots)들이 학계와 민간 기업 중심으로 다변화하고 산업군을 형성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로봇산업을 가속화하고 신규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핵심원천이 되는 로봇기술(Robotics)을 국가 주도의 규모를 갖춘 연구로 지속해 진행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로봇 응용분야 역시 지속적인 국가 주도의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 국내 로봇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로봇 분야는 자동차와 유사한 시스템 산업입니다. 핵심원천기술도 중요하지만, 플랫폼기술에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데요.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에서는 소재·부품 등 요소기술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종석 KIST 지능로봇연구단 단장 약력
2020.7~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로봇연구단 단장
2019~2020.7.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미디어연구소 소장 직무대행
2017~현재. 소셜로봇연구회 회장
2017~현재. 차세대컴퓨팅학회 이사
2017~현재. UST KIST School. NT-IT융합전공 주임교수
※참고자료
Boston Dynamics, Do You Love Me?, Youtube, 2020.
DARPA Grand Challenge 2004, DARPA Grand Challenge 2004 - Road To..., Youtub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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