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해부] ⑤ “정의선 리더십이 엘리엇 쫓아내...우버·현대차는 윈윈”
[현대차 대해부] ⑤ “정의선 리더십이 엘리엇 쫓아내...우버·현대차는 윈윈”
  • 이상진 기자
  • 승인 2020.01.2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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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질 펀드 엘리엇 비집고 들어올 틈 없어지자 지분 매각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과 순환출자구조 해소 타이밍 무르익어
- Hub는 초기엔 관제 형태로...개인용비행체는 시범구역 마련해야
- 現 자동차 제조업 종사자 40% 줄어들 것...업종 전환 노력必
16일 본지와 현대차그룹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부 자동차과 교수. (사진=이상진 기자)
16일 본지와 현대차그룹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부 자동차과 교수. (사진=이상진 기자)

- 지난해 말 엘리엇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엘리엇이 백기를 든 배경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나.
“한마디로 정의선 부회장의 리더십이 엘리엇을 쫓아냈다고 보면 된다. 정의선 체제가 바로 서 엘리엇이 더 이상 빈틈을 노리기 어려워진 것이다.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는 기업의 약점을 노려서 돈을 버는 펀드다. 수년 전 현대차가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옮겨가면서 아직 내부적으로 정리가 안 돼 허점이 있다고 보고 달려든 거다. 지금은 현대차그룹이 부실하지도 않고 정의선 부회장이 체제를 안정시켰다. 현대차 매출이 100조 원을 넘었고 영업이익률도 좋으니까 엘리엇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틈이 없어졌다.”

- 엘리엇 이후에는 또 다른 벌처펀드의 위협은 없다고 봐도 될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현대차만 해도 매출 105조 원에다가 영업이익률도 좋아지고 있고. 사실 건전해지면, 다른 데서 흔들 수 있는 요소가 없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이제 자체적으로 순환출자를 끊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투자자들이 영업이익률이 올라가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이다. 굉장히 좋은 신호고 타이밍도 무르익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전반기에 기반을 더 다지다가, 후반기에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 현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큰 방향으로 볼 때 순환출자구조는 끊는 것이 옳다. 독과점과 가공자본을 없앤다는 면에서 그렇다. 하지만 순환출자에도 나름의 장점은 있다. 외부에서 헤지펀드나 이런 게 들어올 때 안에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자체적으로 갖는다는 거다. 엘리엇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정부가 무리하게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요구하면서,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을 먹잇감으로 보고 달려들었다. 엘리엇이 물러난 지금도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여전히 현대차그룹에 부담이 될 거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4~6조 원 규모의 현금을 돌려야 하니까.”

 

현대차 이사회의 완승 끝난 현대자동차 제51기 정기주주총회.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이사회의 완승으로 끝난 현대자동차 제51기 정기주주총회. (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그룹이 정부의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배구조개편 드라이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까도 말했지만, 현대차 매출이 100조 원을 넘고 영업이익률도 좋아졌다. 거기다가 엘리엇이란 위협도 사라졌다. 지배구조개편의 타이밍이 무르익은 거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주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경우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엘리엇도 지난 51기 현대차 주총에서 그걸 파악하고 배당금을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표 대결을 한 것이고.”

- 현대차그룹의 미래 도심 항공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묻고 싶다. 우버(Uber)의 비전과 상당히 유사해 보이는데.
“우버가 현대차그룹과 손잡은 이유가 있다. 자기들의 비전에서 현대차그룹이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자신들의 비전을 글로벌 제작사인 현대차그룹이 이뤄준다는데 우버가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나? 우버와 현대차그룹은 서로의 꿈을 이뤄주는 구세주다. 우버는 비전을 제공하고, 현대차그룹은 대량생산을 통해 공상으로만 그칠 수 있는 우버의 비전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지금 나오는 개인용비행체 샘플들은 모두 벤처나 스타트기업에서 만든 것이다. 몇 대 만들지도 못하고 공급망도 없다. 반면 현대차는 개인용비행체를 대량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반을 갖췄다.”

- 개인용비행체가 이착륙하는 공간인 Hub의 규모가 작지 않다. 건설 공간 확보나 비용에 애로사항이 예상된다.
“Hub 같은 경우는 굉장히 고민이 많을 거다. Hub에 대기하는 10여 대 PBV 전기차 충전도 해야 하고, Hub를 통해 오르내리는 승객의 이동 동선을 어떻게 짜느냐부터. 옥상에서부터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이동한다면 안전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천재지변이 일어난다든지, 폭우나 폭설 등 문제도 극복해야 하고. 야행 운전 시 안전 확보도 관건이다. 비상시 조치 방법도 일반 지상용 차보다 굉장히 까다로울 거다. 법규나 제도적 기반, 인프라 기반, 이런 것들이 마련돼야 하는데, 이건 정말로 산더미같이 많은 일이다. 그래서 초기엔 정부가 나서서 관제 형태로 하는 게 가장 좋다. 비즈니스 모델은 향후에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또 보완될 것이다.”

- 개인용비행체 운용에 따른 토지소유권이나 개인정보침해 문제는 없을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다. 예를 들어서 날면서 소음을 낸다든지, 또 코스 자체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라면 피해야 한다. 혹, 개인용비행체가 추락이라도 하게 된다면 대형사고가 된다. 경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범구역을 지정해 시험적으로 운용해 보고 계속 약점을 보완한 뒤 상용화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본다. 현대차그룹은 최후에는 무인항공기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점이 지상용 자율주행차 대비 장점이다. 지상에는 유인자동차도 있고, 보행자도 있고, 여타 다른 건물들이 무수히 많아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단 공중으로 올라가면 그런 제약들이 없어지니까.”

- 현대차그룹은 최후에는 지상과 공중의 모빌리티 모두 무인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택시 업계나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은 된다. 하지만 시대에 거스를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새로운 업종이 만들어지면 업종 전환 교육을 통해서 능동적으로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 방식을 고수해서는 도태될 뿐이다. 무인으로 운용할 기술이 있는데도 사람을 쓰고 있다는 건 문제가 된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물류에 혁신이 일어난다. 발렛도 없어질 거다. 결국에 사람은 줄어든다. 그 부메랑을 어떻게 막을지 정부와 지자체가 고민해야 한다.”

-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따른 인력 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전동화와 자동화 등으로 향후 20%~40%까지 자동차 제조업 인력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있다.
“당연히 줄어든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충격을 버티지 못할 거다. 지금 만드는 전기차는 쓸데없는 부품도 많고 비용도 비싸서 적자구조다. 올해 말부터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면 쓸데없는 부품 빠지고 라인도 간략화된다. 실제로 생산직 인구가 반으로 줄어도 될 정도로. 내연기관차 생산도 자동화, 전동화로 생산직을 줄일 수밖에 없고.”

- 인력 감소에 따른 노조의 반발은 없을까.
“인력이 감소할 거라는 건 노조도 알고 있다. 대신 현대차가 다행인 점이 뭐냐면, 고령 노동자들이 많아서 전동화와 자동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들어와서 인력을 줄여야 할 때쯤, 이들이 자연스럽게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다는 거다. 올해부터 향후 몇 년 동안 정년퇴직이 계속 진행된다. 그래서 자연감소분만큼 인력을 뽑지 않는다면 강제적으로 감소를 안 해도 된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모빌리티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의 고부가가치가 차로 몰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융합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 융합적인 조직도 없고. 대통령부터 정부의 인식이 아주 취약하다.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 다 문제다. 또 강성 노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정부가 컨버전스 코디네이터, 그러니까 영국의 자동차청처럼 조정자 역할을 하는 상시기구를 만들어서 조율해야 한다. 5년 대통령 단임제 기간에 끝장낼 생각하지 말고, 이제라도 장기적인 실행 기구를 꾸리기를 제언하고 싶다.”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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