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日 등 로봇산업 육성정책...中글로벌 로봇시장 점유 27%로 1위
- 1978년 국내 최초 로봇 도입한 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 세계 로봇시장 2025년까지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로봇 발전의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의료와 예술, 제조업, 서비스업 등 전 분야에 걸쳐 로봇이 4차산업혁명을 완수할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다. 이미 지난 20세기 후반, 로봇은 3차산업혁명의 공장 자동화 시대를 이끌며 본격적으로 산업 전선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8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KT의 '스카이십 플랫폼' 원격 시연 현장. 구급약을 탑재한 의료용 로봇이 환자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지난 2018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KT의 '스카이십 플랫폼' 원격 시연 현장. 구급약을 탑재한 의료용 로봇이 환자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사물인터넷 기반의 4차산업혁명에서 로봇의 역할은 단순 반복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생활과 사무공간, 산업현장의 지능화를 요구한다. 까닭에 로봇은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지능형로봇(Intelligent Robot)으로 몇 차례 혁신을 거듭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로봇제조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자동차산업이 로봇을 활용한 혁신의 선두에 섰다. 3차산업혁명 당시와 마찬가지인 모양새다. 대중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제조업의 첨단을 달리는 자동차산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뉴스포스트는 신년특집으로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선 로봇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GM·Ford 등 1962년 산업용 로봇 도입...韓 1978년 현대차 도입이 최초


인류가 만든 최초의 산업용 로봇은 1962년 유니메이션社가 만든 유니메이트다. 같은 해 AMF社가 개발한 산업용 로봇이 미국 GM과 Ford 등의 자동차 제조 금속가공에 도입됐다. 산업용 로봇이 산업현장에 도입된 최초의 사례였다. GM은 뉴저지공장에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를 도입했는데, 이후 실용성이 입증돼 60년대 말부터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제조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KT 5G체험관’에서 3분만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본 가와사키社 로봇기계가 전시됐다. (사진, 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지난해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KT 5G체험관’은 3분만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본 가와사키社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편집=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일본은 1967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유니메이트의 제조 라이센스를 받은 것이 로봇산업의 시초가 됐다. 우리나라는 1978년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에 일본 도요타社의 용접 로봇을 도입한 게 로봇산업의 시작이다. 이후 1980년대 KAIST와 KIST 등에서 로봇 연구에 돌입했고, 삼성전자가 1989년 수평다관절형 로봇 등 개발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로봇산업이 형성됐다.
 


美·日 등 로봇 정책 시행...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모빌리티 혁신 나서


미국은 지난 2011년 6월 <첨단제조업 파트너십> 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난 2012년 7월엔 <선진제조업 경쟁력 강화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로보틱스 로드맵과 국가로봇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社'의 2복 보행 로봇 Atlas.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보스턴 다이내믹스社'의 2복 보행 로봇 Atlas.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구체적으론 글로벌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와 대학이 중심이 돼 △자율주행차 △수술로봇 △청소로봇 △재활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지능형로봇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UC버클리 엑소스스켈레톤(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보스턴 다이내믹스 Atlas와 Cheetah 등이 미국의 정부 주도 로봇 개발이 뿌린 씨앗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일본은 <일본재흥전략 개정 2014>를 발표하고 로봇으로 4차산업혁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명문화했다. 2015년엔 국가 차원의 <로봇新전략>을 밝혔다. 이를 통해 일본은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고, 로봇의 개발과 보급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일본은 △미쓰비시 △파나소닉 △엡손 △다이헨 △가와사키 △화낙 △나치 등 글로벌 로봇 제조사를 기반으로 지난 2016년 기준 글로벌 로봇시장 점유율(보급 기준) 5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지능형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제정해 로봇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해인 2009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제1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2014년 <제2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로봇산업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산업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로봇 분야 R&D 실증 △로봇 핵심 부품 및 소프트웨어 강화 △산업 전반에 로봇 보급과 활용 등의 지원 방안을 밝혔다. 

민간 분야에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차 제조사를 탈피해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환골탈태를 준비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결단이 배경이었다. 지난 1978년 국내 최초로 로봇을 산업현장에 도입한 현대차가, 다시 한번 로봇 혁신을 통해 그룹 성장을 꾀하는 것이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인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세계 로봇 시장, 2025년 1772억 달러로 성장 전망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 298억 달러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가별 로봇 시장규모(소비)로는 2017년 기준 중국이 27%를 점유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미국(15%), 3위는 독일(11%), 4위는 일본(10%), 5위는 한국(7%) 순이었다.

로봇 시장은 연평균 16.5% 성장하고 있다. 이 추세로면 내년엔 55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로봇산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오는 2025년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자료
신용재, 로봇산업이 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인터넷전자상거래연구, 20(5), pp.201-224, 2020.
문상미 외, 로봇산업 현황과 정책과제, 한국통신학회지(정보와통신), 36(1), pp.42-48, 2018.
조규남, 4차 산업혁명과 로봇산업, 전자공학회지, 45(9), pp.18-25, 2018.
서진호, 4차 산업혁명과 로봇기술 신뢰성 확보전략, 한국신뢰성학회 학술대회논문집, pp.3-23, 2018.
Boston Dynamics, More Parkour Atlas, YouTub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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