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KT 2.0’, KT ‘DIGICO’ 등 ‘탈통신’ 선언
LG유플러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OTT로 콘텐츠 수급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탈통신’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 이통3사는 메타버스와 UAM(항공드론), OTT 제휴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SKT, 인적분할 뒤 메타버스·UAM 공략
SK텔레콤은 국내 이통3사 가운데 ‘탈통신’ 흐름의 선두에 섰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지난 11월 1일 존속법인인 SK텔레콤과 신설법인인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된 뒤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1월 신규 선임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기술과 서비스 중심의 ‘AI&Digital Infra 서비스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ICT 기술과 서비스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SKT 2.0시대’ 청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 7월 출시한 ‘이프랜드’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계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즐길 거리를 확대하는 등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성장시킬 계획을 전했다.
실제 이달 6일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를 통해 ‘저스티스 리그’ 메타버스 전시회를 상설 운영하며 이용자들의 니드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프렌드’ 이용자들은 슈퍼맨과 배트맨 등 대표 DC 코믹스 캐릭터 이미지 52점을 메타버스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수도권 UAM 상용화를 위한 운용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SKT는 김포국제공항 외부 상공을 3분 가량 선회한 UAM 조종사와 지상통제소 사이를 상공과 지상 이동통신망으로 안정적으로 연결했다.
SK텔레콤과 협업사들은 김포국제공항에서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공항 실증’을 통해 ‘에어택시’로 불리는 UAM의 서비스·인프라·기체·연구분야 관련 핵심 역량을 종합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DIGICO’ 선언한 KT...‘OTT 제휴’ 강화하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대형 OTT 플랫폼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월 디즈니플러스 단독 제휴 요금제를 출시했다.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로 IPTV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은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을 통해 확보한 혁신적인 IPTV 역량을 바탕으로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와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안정적인 콘텐츠 전송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 찐팬’을 늘려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5일부터 전국 2,100여개 매장에서 디즈니플러스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존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LG유플러스의 모바일 단말기와 IPTV로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체험해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2018년 역시 글로벌 대형 OTT인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IPTV 가입자를 13% 이상 늘린 바 있다.
KT는 지난해 ‘텔코(Telco)’에서 ‘디지코(Digico)’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금융, 핀테크 등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차별화된 AI, Big Data, Cloud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른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뉴딜 사업에서도 KT가 보유한 통신 및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룹사 역시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리스트럭처링을 진행 중이다.
KT는 지난 10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AICC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KT는 ‘모두의 일상이 되는 AI’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KT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로 ‘AI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상공인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고객센터 서비스인 ‘AI 통화비서’를 출시했다. AI 통화비서는 바쁜 소상공인을 대신해 일을 하거나 부재 중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유선번호로 전화를 하면 사전에 지정한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AI가 응대하는 방식이다.
한편, 통신사의 탈통신 흐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KT 새노조는 지난 10월 KT 전국인터넷 마비 사태가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고 꼬집었다.
이날 KT 새노조는 “이 사태가 3년 전 아현화재 사태의 연장선에서 발생했다”면서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도 충실히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장애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KT가 AI로 소상공인을 돕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며 “AI 기업으로 KT를 포장하기 급급해 통신망 운영과 유지보수 기본도 지키지 않다가 생긴 일”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