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상위 100대 건설사 2021~2022년 사망사고 6건으로 3위
건설 시공평가능력 ‘빅5’ 꼽히던 대우건설...2020년 이후 6위로 밀려
믿을 건 ‘푸르지오 써밋’...승률 높은 하이엔드 브랜드로 수주 나설듯

최근 서울시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압구정 2~5구역을 1만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신속통합기획안 구상을 밝혔다. 신통기획이 확정되면 2~5구역 조합들은 내년 시공사를 선정한 뒤 2025년 사업시행인가 등을 거쳐 2031년에 입주한다는 목표다. 뉴스포스트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시공사별 수주 유불리를 짚어본다. - 편집자주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대우건설은 대한민국 건설사는 물론 대한민국 재계 지배구조 성립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김우중 대우그룹 초대회장이 주창한 ‘세계경영’의 선봉이었다. 1980~90년대 대우건설은 ‘지구촌 건설’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시장을 넘어 일본과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미국, 카메룬, 싱가포르 등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며 외화벌이로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여러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시공능력평가에서 밀리는 등 대우건설의 건설사로서 명성은 예전만 못한 형편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대우건설’이라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푸르지오’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품에 안긴 대우건설, 매각 과정 돌입 후 시평 밀려...사망사고 ‘빅3’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CI. (자료=중흥그룹, 대우건설 제공)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CI. (자료=중흥그룹, 대우건설 제공)

지난해 중흥그룹 품에 안긴 대우건설의 브랜드 가치는 산업은행의 매각 돌입 전후로 나뉘게 된다.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대우건설을 이관한 2019년까지만 해도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대한민국 대기업 건설사 5위권을 유지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과 함께 대우건설은 대한민국 건설사 순위 1~5위 등락을 오가며 이른바 ‘빅5’로 불렸다.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02-2003년 2위 △2004년 3위 △2005년 2위 △2006-2008년 1위 △2009년 3위 △2010년 4위 등이다. 2011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매각 영향으로 6위권을 기록한 해를 제외하고는 2019년까지 5위권을 유지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2020년 평가부터다. 그해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는 포스코건설에 밀려 ‘빅5’ 밖으로 밀려났다. 2021년 다시 5위로 회복했지만, 이는 대림산업의 사업부문 분할로 인한 일시적인 순위 변동에 불과했다. 2020년 3위였던 대림산업이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DL이앤씨를 신설함에 따라 8위로 물러난 것이다. 그해 GS건설과 포스코, 대우건설이 모두 한 계단씩 순위가 올라 각각 3위와 4위, 5위를 기록했다가, 2022년 평가에서 DL이앤씨가 3위로 다시 순위를 회복하면서 대우건설은 다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시기는 2019년 KDB인베스트먼트로 대우건설이 이관하며 진행된 매각 시기와 일치한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 요소를 종합하는데, 매각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경영상태 등 항목이 포스코건설에 밀린 것이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가 6위로 밀린 2021년~2022년 상위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하도급사 포함)에서 3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시공 현장에서는 △2021년 1분기 1명 △2021년 2분기 2명 △2022년 2분기 명 △2022년 3분기 2명 등 총 6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시공능력평가는 6위로 주저앉고, 사망사고 발생은 3위로 올라선 것이다.

사망사고 발생률은 향후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더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앞으로 시공능력평가액을 산정할 때 중대재해나 불법행위 근절 노력에 대한 항목을 추가한다고 밝히면서다.

국토부는 지난 25일 ‘건설기업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 용역 공청회를 서울 건설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에서는 신인도평가액 산정 시 △임금체불 △하자 △품질 △안전 △환경 △불법행위 근절노력 등을 새롭게 평가항목으로 선정하는 안이 논의됐다. 또 중대재해가 발생해 유죄로 판결받으면 12% 감점을 받는다.

이와 함께 200억 원 이상 공공공사의 안전관리 수준을 평가해 ‘매우 우수’ 등급을 받으면 6% 가점을, ‘미흡’은 6% 감점, ‘매우 미흡’ 등급은 12% 감점을 받는다. 국토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024년 시공능력평가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5월 아파트 브랜드평판 2위 오른 ‘푸르지오’...대우건설 동아줄될까


푸르지오 TV광고 입면디자인. (사진=대우건설)
푸르지오 TV광고 입면디자인.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는 6위로 밀렸지만, 푸르지오 브랜드평판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2023년 5월 기준 국내 24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평판을 분석한 결과 ‘푸르지오 브랜드’가 2위에 올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23년 4월 18일부터 2023년 5월 18일까지의 국내 아파트 브랜드 빅데이터 2692만 745개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 순위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롯데캐슬 △더샵 △e편한세상 △래미안 △아이파크 △위브 △우미린 △한화포레나 순이었다.

1위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참여지수 69만 3310, 미디어지수 62만 3323, 소통지수 129만 1375, 커뮤니티지수 123만 3230 등으로 브랜드평판지수는 384만 1238이었다. 2위 푸르지오 브랜드는 참여지수 43만 8770, 미디어지수 60만 9957, 소통지수 79만 2628, 커뮤니티지수 86만 860 등으로 브랜드평판지수는 270만 2215를 기록했다. 

같은 평가기관이 매월 조사하는 브랜드평판에서 푸르지오 브랜드는 꾸준히 2~3위에 오르며 브랜드가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도 2022년 8월 이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평판’에서 2~3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만큼, 대우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푸르지오 브랜드평판을 앞세운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남2구역 '한남 써밋' 조감도. (자료=대우건설)
한남2구역 '한남 써밋' 조감도. (자료=대우건설)

특히 업계는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앞세워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의 재건축 수주전 승률이 높은 까닭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1년 11월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의 자이를 누르고 시공권을 차지했고, 지난해 11월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롯데건설을 누르고 한남2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당시 대우건설은 ‘한남 써밋’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5월 최초의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적용한 ‘용산 푸르지오 써밋’을 시작으로, ‘서초 푸르지오 써밋’, ‘대치 푸르지오 써밋’ 등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