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원 97% 1970년대 이후 출생...세대교체 가속
LG이노텍 정철동 사장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 등판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올해 LG그룹은 국내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2024 정기인사를 마무리했다. 연례행사인 LG그룹의 사업보고회는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여간 진행됐다. 재계에 따르면 이를 통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의 인사안 청사진을 정했다고 한다. 

올해 LG그룹 인사는 ‘세대교체’와 LG그룹의 옛 사훈인 ‘인화(人和)’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부회장의 용퇴와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교체 때문이다. 


권영수 부회장 용퇴...故 구본무 부회장단의 퇴장


LG그룹의 2024 정기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올드보이’의 퇴장이다. 44년간 ‘LG맨’이었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임명한 부회장단 인사는 LG에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6년 만이다. LG그룹은 신학철과 권봉석 부회장 2인 체제로 부회장단이 재편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신규 선임된 임원들의 평균나이는 훨씬 젊어졌다. 신규 임원 99명 가운데 96명이 1970년대 이후 출생자로, 약 97%를 차지했다. 1980년대생 신규 임원은 5명이었다. 이번 인사에 대해 LG그룹은 “1위 사업 달성에 필요한 장기적 준비를 위해 성과를 내고 전문 역량을 갖춘 사업 책임자를 보임해 변화 드라이브를 가속화했다”고 전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부품부문 외 주요 계열사의 CEO는 유임됐다. 부품부문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3사는 대표이사의 대거 교체가 있었다.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한 권 부회장을 제외하면 이번 인사로 LG를 완전히 떠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뿐이다. LG이노텍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정철동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수평이동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 교체, 내면엔 LG그룹 인화(人和) 기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의 표면적인 교체 사유는 ‘실적부진’으로 보인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적자는 PC와 스마트폰, TV 등의 글로벌 수요 하락으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야기된 부분이 크다. 

정호영 대표이사는 차량용 OLED와 수주형 사업 확대 등 질적 변환을 주도하며 적자폭을 점차 줄여나가는 상황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1조 984억 원, 2분기 8815억 원, 3분기 6600억 원 등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4분기 실적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된 것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 배경에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정 사장의 교체에 대해 “전례 없이 어려운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 아래서도 OLED와 수주형 사업 확대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퇴임한다”고만 전했다.

LG디스플레이의 새 수장이 된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도 ‘실적’만을 이유로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LG이노텍도 지난해 대비 실적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834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7%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11.6%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리인상과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 이에 따른 IT 수요 감소 등 업황 부진이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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