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 후 2번의 인사에서 사장·임원 승진 모두 줄여
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 경 사장 SAIT 원장 맡으며 보폭 커져
30·40대 젊은 인재와 여성인재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인사 지속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과 29일 각각 2024 정기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년을 맞아 진행한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기존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사장과 부사장, 상무 등 승진 인사가 지난해 대비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체제 유지, ‘안정 속 변화 준비’
삼성전자의 2024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경질성 인사’는 없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유임하며 2인 대표체제도 유지됐다.
투톱을 맡은 한 부회장과 경 사장 등의 위촉업무에는 변화가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DX부문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등을 겸했던 한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내려놨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소속 용석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업부 부장에 보임되면서다.
반면 경계현 사장은 기존 DS부문장과 함께 새롭게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직을 겸하게 됐다. 삼성전자 내에서 경계현 사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SAIT가 AI시대 핵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연구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내년 정기인사에서 경계현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첫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도 경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기할 점은 삼성전자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과 연관이 없는 부문의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설명이다. 미래사업기획단 단장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임됐다.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에 대해 삼성전자는 “TV사업의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하고,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켜 다극화 시대의 Risk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승진자 줄여...젊은인재와 여성인재 등용 가속
삼성전자의 2024 정기 사장단 승진 인원은 지난해 대비 줄었다. 지난해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는 올해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부사장과 상무 등 정기 임원인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등 승진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의 올해 정기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등에 그쳤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이뤄진 두 번의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모두 승진자가 줄은 것이다. 대규모 조직개편보다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는 기조다.
다만 올해 인사에서도 젊은 인재 등용이 이어졌다. 이재용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삼성전자는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인재를 발탁했다. DX부문의 문성훈 부사장(48)과 배범희 상무(37), DS부문의 이정원 부사장(45)과 이병일 상무(39) 등이다. 올해는 DX부문에서 박태상 부사장(48)과 손왕익 상무(39)가 DS부문에서 박세근 부사장(49)과 황희돈 부사장(49) 등이 승진했다.
혁신적 조직문화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성 인사의 일환으로 여성과 외국인 승진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DX부문에서 정혜순 부사장(48)과 송문경 상무(46), 이영아 상무(40), SAIT의 전신애 부사장(50) 등 여성인재와 DX부문의 Charlie Zhang 상무(50), DS부문의 Balajee Sowrirajan 부사장(54) 등 외국인 인재를 승진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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