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복심’ 장동현 SK 부회장 각자 대표 선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한 지붕 두 가족’ 체제

장동현 SK㈜ 부회장(왼쪽)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사진=SK)
장동현 SK㈜ 부회장(왼쪽)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사진=SK)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에코플랜트의 IPO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복심이었던 장동현 SK 부회장이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되면서다. 하지만 장 부회장과 기존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IPO 역할과 관련해 교통정리가 덜 끝나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SK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최태원 회장과 지난 7년간 함께한 ‘가신 부회장단’ 대부분이 2선으로 물러났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은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고문 역할을 맡게 됐다.

다만 가신 부회장단 가운데 장동현 SK 부회장만은 SK에코플랜트 대표로 신규 선임됐다. 최태원 회장의 복심 부회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1선에 남은 것이다. 장 부회장은 기존 SK에코플랜트 박경일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 

SK그룹 정기인사 이후 재계는 장 부회장이 SK에코플랜트의 IPO 추진을 전담할 것으로 봤다. SK그룹이 장 부회장의 각자 대표 선임 배경에 대해 “성공적 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전한 까닭이다. 박경일 사장 체제 아래서 IPO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장 부회장 카드로 돌파한다는 관측이다. 

SK에코플랜트의 IPO가 재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회적 가치 추구’와 ‘ESG경영’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지표로 해석돼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꿔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SK그룹의 ESG경영 첨단에 선 채로 IPO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3월 21일에는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국내외 10개 증권사에 입찰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업계의 IPO가 무산되자 SK에코플랜트의 IPO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IB업계는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SK에코플랜트가 ‘건설업 사업군’이 아닌 ‘친환경 사업군’으로 비교군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IPO를 목표로 SK에코플랜트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 돌입했지만, 아직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내년 본격적인 IPO 추진을 앞두고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13일 뉴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외 경제, 증시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선 “SK에코플랜트도 건설업을 영위하는 만큼 건설경기 불황이 어느 정도 영향은 주겠지만, IPO 비교군이 친환경 기업들로 계획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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