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선고 앞둔 이 회장, 사법리스크 지속
몸 낮춘 이 회장, 尹 대통령 국빈방문·순방 동행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푸른 용의 해를 맞아 뉴스포스트는 최근 수년간 실적과 성과를 기반으로 2024년 주목받을 올해의 CEO들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올해 경영행보는 지난해 기조를 이어 도광양회(韬光养晦)·유소작위(有所作为)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수년간 이어진 사법리스크가 올해에도 지속되면서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가조작 등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글로벌 박람회나 행사 참여를 자제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다. 이 회장은 올해 'CES 2024'에도 불참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다른 오너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반대되는 행보다.
대신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오는 26일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개입 혐의로 1심 선고공판을 앞둔 이 회장은 '숨죽이되, 해야 하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 '경영권 불법개입 혐의' 선고 앞두고 글로벌 행보 자제
이재용 회장은 과거 상무 시절인 2013년까지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와 세계 최대 모바일 기기 박람회 MWC 등 글로벌 행사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이 회장이 글로벌 행사에서 모습을 감춘 건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커지면서다.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문재인 정부에서 2021년 1월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그해 8월 가석방됐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인 2022년 8월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려 경영 일선에 복귀해 복권된 바 있다. 이 회장의 국정농단 사법리스크는 모두 해소됐지만, 비슷한 시기 불거진 이 회장의 또 다른 사법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 27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취임사를 발표하지 못했다. 삼성도 취임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날 이 회장이 법원 1심 공판에 출석하면서다. 취임 1주년의 이 회장은 법원에 발이 묶였다. 오전 10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진행된 법원 1심 공판에 이 회장은 피고인 신분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가 조종 등 불법 개입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주장에 대해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합리적 경영 판단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는데, 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6일 열린다.
재계는 이 회장이 글로벌 행사에 참여를 자제하는 배경에 아직 해소되지 않은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사법부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대내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삼성전자의 '2024 정기인사'가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에 방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尹과 함께' 이 회장, 1심 선고공판 이후 사법리스크 장기화 우려
이재용 회장은 CES 등 글로벌 행사에 불참하며 최대한 몸을 낮추신 대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국빈방문과 주요 정부 행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UAE와 미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영국, 네덜란드 등 7개 국가를 국빈방문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한 곳도 빠짐없이 동행했다. 국빈방문 외에도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이 참석한 스위스 다보스포럼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도 참석했고, 같은 해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순방에도 동행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해외 국빈방문과 순방 외에도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내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해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 회장이 부산 국제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먹는 모습은 수많은 밈을 낳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2023년 4월)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2023년 5월) △부산 국제시장 및 부평깡통시장 동행(2023년 12월)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 참석(2024년 1월)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대통령 주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배경에도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6일 선고공판 이후 검찰의 항소로 법정공방이 지속돼 대법원 판결까지 간다면 향후 3~4년간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이어질 우려가 있어서다.
이 회장의 1심 선고공판에 대해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3·5룰'에 따라 최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임과 횡령 등으로 재판에 선 재벌 총수 일가의 형량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던 전례가 많아서다. 통상 징역 3년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한편, 재벌 총수의 '3·5룰'에 따른 판례로는 2014년 2월 김승연 한회 회장(배임, 징역3년·집행유예5년), 2019년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배임, 징역2년6개월·집행유예4년), 2018년 11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배임, 징역3년·집행유예5년) 등이 있다.
- [갑진년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명분실리(名分實利)
- [갑진년 CEO]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경거숙로(輕車熟路)
- [갑진년 CEO] 구동휘 LS MnM 부사장, 출곡천교(出谷遷喬)
- [甲辰年 CEO]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선기후인(先己後人)
- [甲辰年 CEO]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상산사세(常山蛇勢)
- 최태원 직접 챙기는 'HBM' 추격하는 삼성, 내년 SK 넘어서나
- [2024정기인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진자 줄여 ‘안정’ 방점
-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 '피고인 신분' 법원行...뉴삼성 메시지는 없어
- 이재용 회장 복권 1년...선대회장의 꿈 ‘전장·로봇’으로 이루나
- [갑진년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수신제가(修身齊家)
- [갑진년 CEO] 구광모 LG그룹 회장, 추상열일(秋霜烈日)
- [갑진년 CEO] 이한준 LH 사장, 병귀신속(兵貴神速)
- [갑진년 CEO] 강구영 KAI 사장, 교자채신(敎子採薪)
- [갑진년 CEO] 이종국 SR 사장, 운칠기삼(運七技三)
- CAPEX 관리 들어간 SK하이닉스...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추격
- 이재용 회장 '부당합병 의혹' 1심 무죄...사법 리스크 덜었다
- '꺾인 날개' 단 이재용, '뉴 삼성' 기치도 안갯속
- 억울한 서강현, 억울할 장인화...현대제철·포스코 '생존 ESG' 돌입
- 삼성전자 내달 20일 정기주총...이재용, 등기이사 복귀 불투명
-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소각 박철완에 위임" 전운[2024주총]
- 닻 올린 포스코그룹 장인화號, 국민연금·주주행동 변수[2024주총]
- 삼성물산·현대엘리베이터, 행동주의펀드 실력행사[2024주총]
- LG家 맏사위, 국세청과 120억대 세금소송...쟁점은 '주거지'
- 최태원 그린사업 상징 SK온, SK이노베이션 계륵으로
- 현대그룹, '비전포럼' 20년째 개최
- 한컴그룹 오너가 김연수 대표 "AI빅테크 목표"
- 김승연 한화 회장 '화끈한 자식농사' 글로벌 겨눈다
- SK에코플랜트 중대재해 조사, ESG 오너십까지 '흔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