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3월 21일 정기주총, 회장 및 사내외이사 선임안 결정
포스코 뿌리 강조한 장인화, 사장단 인사도 ‘철강 전문성’에 방점
임기 1년 남긴 박희재 이사회 의장 사임 ‘호화 이사회’ 의혹 부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장인화 포스코 전 사장.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장인화 포스코 전 사장.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내달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포스코그룹 장인화 사단의 진용이 드러났다.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이 유력한 장 전 사장의 주요 계열사 인사가 21일 단행되면서다. 이번 주요 계열사 인사는 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단행했다. 다만 주요 계열사 수장의 면면과 포스코가 현 회장과 차기 회장이 함께 차기 인사를 논의하는 문화가 있는 만큼, 장인화 전 사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 중심 인사, 포스코 뿌리 철강...미래 핵심으로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선임을 이유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미뤘다. 이번에 단행된 주요 계열사 사장 인사의 방점은 전문성과 철강사업 강화다. 취임을 앞둔 장 차기 회장이 철강사업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이번 인사에서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핵심 회사 포스코 사장에 단독 대표로 ‘철강통’ 이시우 사장이 유임되면서다.

왼쪽부터 이시우 포스코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왼쪽부터 이시우 포스코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이시우 사장은 지난 1985년 포스코 입사 후 인도 마하슈트라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제철소 전방에 걸친 전문성을 쌓은 ‘전통 철강맨’이다. 이 사장은 포스코가 당면한 탄소중립 전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 추인 철강 사업을 총괄하는 포스코 수장에는 이시우 사장이 유임됐다. 전통 ‘철강맨’으로 꼽히는 이 사장은 1985년 포스코에 입사해 인도 마하슈트라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지내며 철강부문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향후 이 사장은 포스코가 당면한 탄소중립 전환 과제를 해결할 수소환원제철로의 변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불황 속 수익성 개선 강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포스코 수장 인사는 장인화 차기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 포스코 각자 대표이사였던 김학동 부회장이 용퇴한 데다, 당초 유력한 포스코 차기 사장으로 거론됐던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포스코 사장 대신 장인화 전 회장의 보좌역으로 임명되면서다.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은 지난해 12월 최정우 회장이 유일하게 단행한 사장 인사였다. 사장 승진 두 달 만에 회장 보좌로 물러난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인사도 장 차기 회장의 사업 방향에 방점을 뒀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에 이계인 글로벌사업부문장(부사장)이 승진 보임됐기 때문이다. 철강사업 부문을 강조하는 정 차기 회장이 향후 ‘상사맨’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함께 철강부문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인 이 부사장은 포스코대우 물자화학본부장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철강1본부장, 트레이딩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이계인 부사장이 포스코인터내셔널 트레이딩부문장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하는 동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0% 이상 에너지에 치중했던 영업이익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에너지와 트레이딩, 투자 등 세 부문으로 비등하게 분산한 바 있다.

이외 장 차기 회장과 회장 인선 경쟁을 펼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포스코이앤씨 사장에 선임되며 중용됐다. 포스코퓨처엠 사장에는 포스코홀딩스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이 선임됐다.


진용 갖춘 장인화 사단...박희재 이사회 의장, 임기 1년 남기고 사퇴


지난 21일 장인화 사단이 본격 출범한 다음 날인 22일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및 사외이사가 임기 중 사의를 표했다. 박 의장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을 추천하는 CEO후보추천위(후추위)를 이끈 바 있다.

이날 박 의장은 ‘사임의 변’을 밝히며 “지난해 12월 21일 CEO후보추천위원회 출범 후 올해 2월 8일 장인화 후보를 포스코홀딩스의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했다”며 “2월 21일 이사회를 거쳐 3월 21일 정기 주주총회에 차기 회장 후보 안건을 상정하는 모든 절차를 무사히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후추위 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며 “포스코그룹이 한층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힘찬 도전을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과제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경영진과 이사회에서 책임감 있게 진행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다.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사임한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의장이 최정우 현 회장과 함께 용퇴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인 박 의장은 지난 2019년 3월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로 선임돼 2022년 3월 재선임됐다. 모두 최 회장의 재임 기간 중이다.

지난해 말 박 의장이 후추위 위원장을 맡기 전, 같은 해 8월 최정우 현 회장과 박 의장 등 사외이사들의 ‘캐나다 호화 이사회’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의혹으로 박 의장 등 후추위 구성 사외이사들 전원이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및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안을 최종결정한다. 이날 이사회는 장인화 차기 회장 등 사내외 이사 선임안과 함께 △2023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정관 일부 변경에서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포스코형 신지배구조개선 내용을 반영한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를 전문위원회로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장 차기 회장 등 사내외이사 선임안건과 관련해 국민연금과 주주행동이 변수로 남았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