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LG디플 글로벌 전장·모빌리티 중심에 부스 마련
LG, 적자구조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신사업 동향 전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오는 2024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지난 1967년 뉴욕에서 시작한 CES는 1995년부터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연례 행사로 열리고 있다. 내년 CES에는 국내 500여 기업이 참여한다. 뉴스포스트가 기업별 CES 2024 이슈를 미리 짚어본다. - 편집자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프레스콘퍼런스'에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프레스콘퍼런스'에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LG는 CES 2024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 등이 부스를 마련한다. LG는 내년 CES에서 기존 강점인 생활가전 부문 외에 그간의 신사업 성과인 로봇과 디지털 헬스케어, 게이밍 등의 첨단 기술을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LG가 전사적 노력을 쏟고 있는 전장과 모빌리티 부문의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최대 부품 공급사 LG이노텍, 모빌리티·전장 중심으로


CES 부스 위치를 보면 해당 기업의 미래 전략 청사진을 살펴볼 수 있다. CES 2024 부스로 본 LG의 미래 전략 중심에는 ‘전장과 모빌리티’가 있다. 내년 CES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파나소닉 등과 함께 메인 전시장인 LVCC에서 생활가전 등을 올해도 선보인다. 

특기할 점은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다. 양 계열사는 내년 CES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 아마존 오토모티브, 파카(Paccar), HT플라잉카(HT FlyingCar), 모빌아이(Mobileye) 등 글로벌 모빌리티 회사들의 한 가운데에 부스를 마련했다. 

아마존 오토모티브는 자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와 연동한 전장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파카는 미국 상용차 시장의 강자이고, HT플라잉카는 글로벌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업이다. 모빌아이는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 벤처기업으로, 지난 2017년 3월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에 153억 달러에 인수돼 화제가 된 바 있다.

LG전자는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 2024년형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LG전자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는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 2024년형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LG전자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가 위와 같은 쟁쟁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함께 부스를 마련한 데는 LG그룹의 전장과 모빌리티 중심 신사업 전략이 있다. 

카메라 모듈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LG이노텍은 애플의 최대 부품 공급사 자리를 지키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2000만 대 출하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1700만 대에서 17%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차로 바뀌는 모빌리티 시대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LG의 모빌리티 집중 전략 배경에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전장사업 실적에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23.3%)를 차지했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영역도 지난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그룹은 생활가전의 경쟁력을 모빌리티로 옮겨 ‘경험을 확장하고 차별화하는 이동 공간’을 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폰 사업 접은 LG, 북미 투자법인으로 파트너사 기술 선보인다


LG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7월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바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마켓을 포기한 배경에는 지속된 적자가 있었다.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LG는 이후 전사적인 신사업 찾기에 돌입했다. 그 과정 전후로 설립된 법인이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인 LG NOVA다. 

매튜 더긴 LG전자 북미법인 HE 컨텐츠서비스팀 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페스티벌 2023'에서 참가한 기업들에게 LG TV의 웹O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매튜 더긴 LG전자 북미법인 HE 컨텐츠서비스팀 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페스티벌 2023'에서 참가한 기업들에게 LG TV의 웹O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2020년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LG NOVA는 LG전자의 글로벌 투자의 첨단에 서 있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LG NOVA는 공모전을 열고 3000여 곳이 넘는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제안서를 받았다. 이후 검토 과정을 거쳐 △메타버스·게임 7개 △전동화 7개 △디지털 헬스부문 13개 △디스플레이 5개 △스마트홈 10개 등 50여 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해당 스타트업은 6개월 이상 LG NOVA와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추진한다. 또 LG NOVA 프라임 펀드는 물론 LG NOVA의 투자 파트너를 통한 투자 유치 기회도 얻는다. LG NOVA는 미래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8월 전문 벤처 투자기업 클리어브룩과 손을 잡고 기존 2000만 달러 수준의 NOVA 프라임 펀드를 1억 달러 이상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LG NOVA는 CES 2024에서 ‘Eureka Park’에 부스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 LG NOVA는 △디지털 헬스 △메타버스 △스마트홈 및 가전 △에너지 및 전력 등 부문을 전시한다. 

Eureka Park가 ‘출시 1년 미만의 신기술’ 등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전시 자격을 얻는 만큼, LG의 미래 사업 가늠자인 LG NOVA와 관련 스타업들의 첨단 기술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LG전자는 CES 2024 개막을 앞두고 역대 가장 많은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CTA는 지난 16일 LG전자가 최고 혁신상 2개를 포함해 총 33개의 혁신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수상으로, LG전자는 지난해 28개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올레드 TV와 모니터, 세탁기, 빌트인 가전, 로봇, 콘텐츠 등에 이르는 다양한 LG전자의 혁신상 수상 제품과 서비스들도 내년 열리는 CES 2024 현장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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