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OLED 중심 사업구조 개편으로 ‘깜짝 흑자전환’
LG전자 핵심부품 안정적 공급 기여...지분법 평가이익도 기대
증권가 “하반기부터 흑자전환 전망, LG전자 실적도 동반 상승”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오랜 기간 LG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LG디스플레이가 실적 개선을 통해 ‘효자’로 거듭날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다, 올해 하반기 실적도 흑자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지분을 37.9% 보유한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이 LG그룹 전체 실적을 판가름할 리트머스지가 될 전망이다.
LG전자에 손 벌렸던 LG디플, ‘OLED’ 포트폴리오 강화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의 체질 전환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OLED 성과가 가시화되며 6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 3959억 원, 영업이익 1317억 원 등을 거두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5% 증가했다.
모바일용 OLED 패널과 계절적 수요 확대에 따른 TV·IT용 중대형 제품군의 출하가 늘어난 게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OLED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OLED 매출 비중은 모바일과 TV용 패널 출하 확대에 따라 57%로 증가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본격적인 자금수혈에 나선 바 있다. 기세를 몰아 OLED 사업경쟁력 강화를 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신한은행 등과 6500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차입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3월 그룹사 형님 LG전자와 1조 원 규모의 차입계약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이었다. 또 올해 3월에는 1조 2924억 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기도 했다.
LG디플, 올해 하반기 3년 만에 흑자전환 전망 ‘OLED 출하 확대’ 영향
LG디스플레이의 OLED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은 적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OLED 기술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과 비용절감 노력으로,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깜짝 흑자전환’을 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조 253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4694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적자폭은 1분기(4694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LG그룹 전체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LG전자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LG전자는 지난해 84조 2000억 원의 매출과 3조 5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것.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은 LG전자의 TV와 모바일 기기 사업부문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OLED 패널은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부품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은 LG전자의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는 매출과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은 LG전자 실적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비용 절감을 통해 안정적인 패널 공급을 하면서, LG전자가 안정적인 원가 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또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지분을 37.9% 보유한 만큼, 지분법 평가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있다.
증권가 “LG디스플레이, 하반기 영업이익 개선 기대”
증권가도 LG디스플레이의 올해 하반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KB증권은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올해 하반기 3년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봤다. 또 오는 2025년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 2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33%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OLED 패널 출하 확대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향후 2년간 3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2025년 영업이익은 기존 1516억 원에서 5271억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모바일 OLED 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나면서 가동률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태블릿 OLED 패널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감가상각 부담이 2분기 약 18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고정비 증가분을 상당 폭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에 따라 LG전자의 영업이익도 대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 1000억 원으로 봤다. 김동원 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LG전자가 지분 37.9%를 보유한 LG디스플레이의 지분법 평가 손실이 연평균 8500억 원이었다”며 “하지만 2025년에는 671억 원으로 축소되고 2026년부터는 지분법 평가이익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