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살펴보니
2018년 사망자 수 1명이 2020년에는 사라져
2020년 사망자 수 오기재는 확인…각주 달아
금호타이어 측 “실수 인정…충실히 검토할 것”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금호타이어가 ESG경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사망자 수를 줄여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뉴스포스트가 금호타이어의 2018~2023년까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재해율 관리 현황 항목 중 2018년 1명의 사망자 수가 2020년 0명으로 줄었다.
금호타이어 2018년 지속경영가능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1명’으로 기재됐다. 이는 지난 2018년 2월 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끼임사를 말한다.
당시 직원 A씨는 재단공정 전반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휴가 중인 동료를 대신해 현장작업에 나섰다가 기계에 한쪽 팔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의식을 잃고 쓰려져있던 A씨를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그런데 2018년 사망 사고는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확인이 불가능하다. 해당 연도 보고서의 재해율 관리 현황에서 2018년 사망자 수는 ‘0명’으로 표기됐기 때문. 과거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2018년에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2020년과 2022년 보고서 상에 ‘1명’으로 표기된 2020년 사망자 수는 2023년 보고서에서는 ‘0’으로 바뀌었다. 금호타이어 측은 산업재해 지표 하단에 ‘2020년 사망자 수오기재 및 과거 2개년 재해율 산출에 오류 확인되어 정정함’이라고 기재했다. 2020년에 사망 사고가 없었다는 의미다.
다만 2020년과 2022년 두 번의 보고서가 발표되는 동안 사망자 수 오표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은 금호타어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체의 신뢰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0년 보고서 상 2018년도 사망자 수 부분은 기재 오류가 있었다”며 “2020년 보고서에 2018년과 2020년 수치가 잘못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2018년도 사망자 수는 1명이 맞고, 2020년도에 0명이 기재되어야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과 2022년 보고서 내 2020년 사망자 수 ‘1명’도 단순 오표기로 확인된다. ESG팀 운영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표기 오류가 있었다”며 “2019년 이후부터 2022년까지 공식적으로 사망자 수는 0명이다. 이미 2023년 보고서에 2020년 사망자 수가 오기됐다는 각주를 달아놨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발생한 사망 사고…빛바랜 경영 성과
금호타이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손실재해율은 2020년 4.2%에서 2022년 6%까지 상승했다. 근로손실재해율은 100만 근로시간당 재해 발생 건수를 의미하는 지표다. 2018년 5.1%에서 2020년 4%대로 하락하며 작업장 안전에 있어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지만 다시 증가했다.
이는 금호타이어가 ESG 경영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각각 A·A+·B+를 받으며 통합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 발표한 2023년 MSCI 주관 ESG평가에서는 전년과 동일한 AA등급을 유지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산업군 상위 12%를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두 건의 중대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0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수리하던 기계 설비에 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곡성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타이어 성형 기계에 압착돼 숨졌다.
최근 연이어 터진 사고는 1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경영성과를 퇴색시키는 형국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한 1456억 원을 기록하며 2014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도 1조 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안전사고 발생 Zero화’를 목표로 대표이사 직속 부서인 SHE운영위원회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보건 관련 정책 및 주요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하며 분기 1회 사업장 내 위험요소를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발표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글로벌 안전기준이 추가될 예정”이라며 “안전 기준, 재해율 등 수치가 변경되는 부분들에 대해 각주에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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