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치·전기차용 등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전략 주효
원자재(천연·합성고무) 값과 해상운임 비용 상승은 변수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한 ‘금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한 ‘금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올해 1분기 10년 만에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호타이어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상반기 금호타이어의 호실적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인치 타이어 판매량 증가 등 포트폴리오 전략과 함께 안정된 글로벌 물류비용이 이끌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과 미국 시장 물량 확대로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만 최근 급등세로 돌아선 고무(천연·합성) 가격과 해상운임 비용은 하반기 금호타이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0년 만에...1분기 최대 실적 기록한 금호타이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445억 원, 영업이익 1456억 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167.0% 늘었다. 이는 10년 내 1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금호타이어의 최대 실적 배경에는 신차용(OE) 타이어 공급 확대와 고수익 타이어를 중심으로 한 교체용(RE)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이 있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4조 5600억 원 규모다. 이를 위해 금호타이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42%로 설정한 것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해당 제품 판매 비중을 41.2%까지 늘렸다. 

또 금호타이어는 전기차로 재편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대비해 전기차용 타이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전기차용 타이어 OE 납품 비중을 16% 이상으로 설정했다. 1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 OE 비중은 12%에 달한다. 신규 차종인 코나 EV와 싼타페 HEV 등이 전기차용 OE 비중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EnnoV)’를 런칭한 바 있다. 최근 ‘이노뷔 프리미엄’을 출시한 금호타이어는 하반기에는 ‘이노뷔 윈터’와 ‘이노뷔 슈퍼마일’ 등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제스티 X’ 등 프리미엄 신제품도 출시가 임박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도 호재...유럽·미국 시장 공략 박차


글로벌 공급망 안정도 금호타이어의 최대 실적 달성을 가시화하는 요소다. 물류비 안정으로 타이어 업계의 필수 원자재인 고무 수급이 원활해졌다. 타이어 업계의 고무 등 원자재 수급 비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정권에 접어든 물류비용도 상반기 금호타이어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 금호타이어의 베트남 공장의 증설이 완료됐다. 글로벌 생산 능력이 확대되며 고부가가치의 고인치, 전기차용 타이어를 많이 팔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된 것. 특히 금호타이어가 최근 적극적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 공급할 안정적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이 기대를 높인다.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금호타이어 북미기술연구소 KATC. (사진=금호타이어)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금호타이어 북미기술연구소 KATC.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최근 5년간 유럽시장에서 연평균 20% 이상의 꾸준한 매출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년 대비 유럽시장 매출이 44% 증가하며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러한 매출 성장에는 유럽 시장 특성을 고려한 금호타이어의 R&D 전략이 주효했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데아체(ADAC), 아우토빌트(AutoBild)에서 실시한 타이어 성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기술력을 증명한 바 있다. 미국시장 공략도 박차를 가한다. 금호타이어는 2026년까지 미국 뉴올리언스 인근에 물류센터를 확보해 미국 내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급등하는 천연고무 가격과 글로벌 해상운임 비용은 금호타이어를 포함한 전체 타이어 업계의 하반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타이어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달 1톤당 22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수준이다. 

합성고무 가격도 1톤당 1900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9%,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기준 3714.32를 기록하며 1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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